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135. 눈이 왔어요 + 사내들끼리 통하는 그런게 있다 [+654]

lifewithJ.S 2017. 1. 24. 08:18





     오랜만에 눈이 왔다 



겨울을 겨울답지 않게 지내고 있었다. 춥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눈이 없는 겨울은 뭔가 어색하고 허전하다. 여전히 눈을 강아지마냥 좋아하는 나는 오랜만에 큰 눈이 오자마자 주원이와 함께 눈을 맞으러 후딱 나갔다. 주원이에게는 인생 두번째 맞는 겨울, 눈을 보는 주원이는 너무나 해맑았다. 





하얀 세상에 반한듯 어마무지하게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밟고 만져보고 던져보고 이 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보였다. 물론 엄마는 너무 추웠다... ㅠㅠ 비탈진 우리집에 눈이 내려 미끄러울까봐 오래 밖에서 놀지는 못했지만 잠시나마 주원이는 눈의 환상적임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콧물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슬픈 비밀.... 





     남자들끼리 통하는 그런게 있다 



추운 날씨를 뚫고 맛있는 걸 많이 해놨다는 둥이언니네로 향했다. 맛있는 걸 준다 그러면 누구든 따라갈 것 같은 엄마 때문에 주원이가 추운 날씨에 고생했다. ㅠㅠ 언니네 가면 늘 드는 생각이지만 둥이를 키우면 얼마나 힘들까, 저 두녀석이 여기저기를 다 다니며 어질러 놓으니 정신이 늘 없겠다 싶었었다. 곧 나의 미래가 될거라는 언니의 말에 헛웃음을 짓고만 말았다. ㅠㅠ 


세녀석을 집에 풀어놓으니 셋이 이방 저방 몰려다니며 아주 신이 났다. 

그중에서도 여자아기인 진이보다 남자아기인 석이와 주원이는 더 잘 놀았다. 아니, 거의 진이와는 소통이 없었지만 석이와는 장난감으로 때리고 머라머라 이야기하고 둘이 기싸움이라도 하듯 장난감도 서로가 가진 것만 탐내고. ㅎㅎ 역시 남자애들이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진이가 갖고 있는 장난감은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석이가 가진 것은 다 빼앗고 싶어했던 무법자 주원이, 그러나 석이도 그다지 싫은 기색 없이 잘 갖고 놀아 둘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보였다. (최소한 엄마 눈엔)





남자들끼리 통하는 무언가 있는거니? 엄마가 곁에 있건 없건 상관없이 셋이 엄청 신나게 놀더라. (엄밀히 말하면 둘이) 가을이가 여자아이라는데, 물론 친구와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같은 성별이 아니라서 같이 신나게 놀 수 없을까봐 살짝 걱정이 들기도 했다. 둥이들, 집이 가까워 더 자주 보면 좋겠지만 ㅠㅠ 가까운 동네에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친구가 없는게 살짝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