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가을이는 자라고 있어요  2018.01.15 14:49



우리 가을이가 태어나고, 단독으로는 글을 써준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이게 태어나고 단독으로는 첫 글....? 그만큼 첫째는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 하며 많은 것을 누렸지만 둘째는 알아서 눈치껏 사랑받아야 하는 운명이다. 

가을이는 사실 여태껏 엄마가 신경을 많이 안써줘도 너무나 알아서(?) 잘 자라주고 있어서 고맙고 짠한 대상이다. 친정엄마는 늘 가을이만 보면 "어이고, 니가 엄마를 살리는구나" 라며 칭찬하신다. 그만큼 은근 예민한 첫째를 케어하다보니 힘들지만 순딩순딩 둘째가 나를 많이 도와주어 나도 숨쉬게 되는 것 같다. 


밤잠은 눕혀서 재운다. 늘 안아 재웠던 주원이를 생각하면 밤에는 그냥 누워서 자는 가을이가 신기하기만 하다. 어른들이 버릇들이기 나름이다, 손탄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 정말 그 말이 맞구나 새삼 느낀다. 가을이는 아마도 오빠도 엄마아빠도 다 자는 시간엔 누워서 자니 자기도 그렇게 자야 하나보다 생각하는 듯. 


이유식은 하루에 두번. 아침 저녁. 엄마가 시판 이유식 먹이는 것도 게을러서 (사실 게으를 틈도 없긴 하지만) 두번 먹인다. 아주 잘먹는다. 브로콜리, 당근 가리는게 없다. 첫째가 입맛이 까다로워 밥먹이기 어려웠던 것을 생각하면, 이건 정말 껌이다. 그러나 이백일이 한참 넘은 지금까지도 새벽수유를 가끔 해야 한다는게 단점이다. 잘 먹고 잘 찾다보니 새벽 네시에 엄마 잠을 깨워 (가끔 아빠잠도) 힘들게 하기도 한다. 


이가 하나가 올라왔다. 

이가 나왔다는 인증을 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하나 인증!


이 한개... 이가 나기 시작해서인지 뭐든 물어뜯는다. 

침도 많이 흘리고 뜯기도 엄청 뜯는다. 엄마도 신경이 쓰이지만 주변 장난감을 다 뜯어먹는 덕분에 오빠도 엄청 신경쓰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오빠 공룡꼬리 뜯어먹기와 곤충다리 뜯어먹기... 오빠에게 꾸사리를 먹으면서도 열심히 먹는다. (한 뚝심 한다...) 


요샌 왠지 첫째가 여자애고 둘째가 남자애였으면 더 좋았겠다 싶어진다. 첫째때는 오만정성을 다 쏟아 곱게 곱게 키웠는데 확실히 둘째는 조금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 + 둘을 봐야 한다는 엄마의 신체적 정신적 압박으로 과감하게(?) 키우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오빠가 있는 여동생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성격이 시원시원하던데 - 그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너무나 분명한 것은 둘째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물론 요새 들어 느끼는 점이지만...  정말 가만히 있어도 귀엽다. 울어도 귀엽다. 똥을 싸도 예쁘고 잠을 자고 있으면 세상 천사가 따로 없다. 



오빠꺼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너무나 빨리 커버리는 것 같아 오히려 아쉬운 가을아, 

엄마도 가을이를 엄청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 우리 같이 힘내자!! 





[952/167] 나도 쫌!! - 상호작용이 늘어간다  2017.11.17 15:22





가을이가 커감에 따라 아이들끼리의 상호작용이 늘어간다.

처음에는 그냥 인형보듯 가을이를 보던 주원이는 이제 약간의 위협감을 느끼는 것 같고 ㅎㅎ 가을이는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음주면 다시 한번 이사, 아이들은 너무나 예쁘게 자라고 있는데, 마음은 싱숭생숭하다. 이사를 모두 마치고 나서야 뭔가 정리가 될 것 같다. 






[942/157] 첫번째 이사 이후 -  2017.11.07 14:23

시월 말, 우리는 첫번째 이사를 했다. 

첫번째 이사라고 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는 두번의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 날짜가 잘 맞지 않아 이렇게 이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사날짜가 잘 안맞는 경우 시댁에서 지내거나 친정에서 지내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이라면 호텔을 잡거나 한다는데 우리는 운이 좋게도 비어있는 집에 머무를 수 있었다. 


이사하던 날, 가을 찬바람을 맞으며 친정부모님과 아이들이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서인지 아이들은 다음날 보란듯이 콧물이 났다. 두녀석 모두. 이사오자마자 동네 소아과에 눈도장을 찍었다. 


순둥이 우리 둘째 가을이는 너무나 순하게 잘 있고 별 문제가 없어 생각없이 콧물만 이야기하러 소아과에 갔더니 중이염이란다. 아... ㅠㅠ 생각지도 못했다. 어딘가가 아프면 겉으로 티가 많이 났던 첫째에 비해 소리없이 앓는 둘째, 이런 아이들을 더 유심히 주의깊게 봐야하는구나 싶었다. 무심한 엄마때문에 얼마나 아팠을까, 미안해 가을아. 

그래도 이사와서 낯선 집에 낯선 동네지만 제법 잘들 적응하고 있는 듯한 우리 아이들, 전에 살던 집보다 구석지고 산에 있지만 더 밖으로 나가기 쉽고 놀이터가 가까이 있어 주원이에게는 좋은 환경임에 틀림 없다. 가을 낙엽과 모래에서 뒹굴고 그간 타보지도 못하고 창고에 박아두었던 씽씽이도 꺼내서 익숙해지기에 도전했다. 무서워만 하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좋아하더라는! 






엊그제는 묵은 숙제인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관람을 완료했다. 이거, 언제부터 가자고 이야기했던 거지? 9월 전부터 공룡을 사랑하는 주원이를 위해 한번 가자가자 하다가 9월 한달동안 박물관이 리모델링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한달을 기다렸다가... 11월인 이제서야 들르게 되었다. 집에서도 30분거리, 가까운데 이렇게 한번 찾기가 어려웠다니. 늘 가자, 가자, 말만 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31개월 주원이는 꽤 오랫동안 공룡에 빠져있다. 

공룡 노래, 장난감, 다큐멘터리, 만화 - 공룡의 모든 것을 섭렴하는 중이다. 주원이의 공룡사랑은 각별하다. 말은 잘 못하지만 공룡 이름은 다 외우고 있다. 모양을 보고 '벨로키랍토르'를 알아내는 주원이는 공룡으로 한글을 배운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그런 주원이에게 자연사 박물관 관람은 큰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방문했다. 


물론! 박물관은 참 재미있게 잘 꾸며져있었고 주원이도 엄청 흥분하여 굉장히 좋아했지만, 지금보다는 조금 더 크면 더더욱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그때까지 부디 공룡과 화석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길 바래본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영국의 자연사 박물관에도 들를 수 있기를 역시 기대해본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쑥쑥 자란다. 둘째가 자라는 것에 비해 속도가 약간 더딘 주원이를 위해 언어놀이치료를 해보려고 한다. 부디 효과가 있었으면 - 





[맛집] 하면돼지? 그래, 하면 된다! - 양산 맛집  2017.10.20 13:18





호주에 있을 당시 가장 친하게 지냈던 나의 룸메이트, 미정이. 그리고 미정이와 당시 함께 워킹홀리데이를 왔었던 미정이의 남동생 수봉이, 당시에도 수봉이는 어디서든 고깃집을 하고 싶어했더랬다. 고깃집 사장이 된 수봉이의 모습은 당시에는 전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냥 미정이의 귀여운 남동생이었을 뿐. 


호주에서 한국에 돌아온지 7년이 지나, 수봉이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정말 고깃집 사장이 되어 있었다! 와, 정말 꿈은 이루어지는구나.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과 성실이 다 담겨져 있었겠지만, 호주 생활을 함께 나눈 대견한 동생이 고깃집 사장님이 되었다는 소식은 너무나도 기쁜 소식이었다. :) 


그렇게 하여 들렀던 양산의 수봉이의 고깃집, 하면돼지! 그래, 하면 되는구나 수봉아. 






메뉴는 아주 단순하게, 정말 단순하게 삼겹살, 목살, 그리고 스페셜 메뉴인 한우등심. 고기들을 숙성하는 냉장고가 따로 있다. 신기함 ㅎㅎ 숙성고기는 티비에서만 봤는데.





직접 불판의 온도를 맞추는 사장님, 그리고 여기 있는 야채들은 모두 미정이네 어머님이 직접 텃밭에서 길러 갖고 오시는 야채라고 했다. 그러니 유기농! 싱글일 때 미정이네서 하루 묵은 적이 있었는데 어머님 아버님이 너무나 반겨주셨던 기억이 나서 왠지 짠했다.





고기 굽는게 일인데 ㅠㅠ 아이들이 있으면 고기집에 갈 수가 없다. 고기를 구울 수가 없어... 그런데 여기는 고기를 다 구워주니까 하하, 편하다. 언젠가부터 직접 고기 구워먹는게 힘들어졌다.





고기는 한약재를 먹인 암돼지라고 소개를 해준 수봉이, 정말 세월 빠르구나. 아이들이 있으면 가장 걱정 되는 것이 아이들이 가만히 못 앉아 있을 것이라는 건데 앞에 인조잔디가 깔려있고 벤치도 있어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참 잘 논다. 


양산은 늘 미정이 때문에 들르게 되는데 이제는 수봉이네 가게 덕분에 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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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4/139] 미운 세살, 예쁜 세살  2017.10.20 06:57

육아서나 육아지침등을 참고하다 보면 육아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그리고 그런 지침들은 왠지 '내가 잘 하고 있는게 맞나'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나쁜 엄마인가' 하는 자괴감에 들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나라는 엄마는 본인이 자괴감에 빠지지 않기 위해 - 본인이 살기위해 - 언제부턴가 남의 말을 참고하기 보다는 자기 고집대로 육아를 하기 시작했다. 둘째를 낳으면서는 더더욱. 첫째때는 벌벌 떨던 것들도 '에이, 이정도는 괜찮아' 라며 지나치는 경우가 참 많아졌다. 어휴... 나라는 엄마, 정말 간이 많이 커졌다. 



요즘 내가 가장 힘든 부분은 세살 아이의 훈육이다. 

주원이는 늘 또래아이들보다 느린 편이다. 특히 언어에 있어서, 알아듣는 언어보다 발화는 많이 늦은 편이다. 아들이라 좀더 기다려주기로 했고, 또 늘 그간 또래아이들보다 늦었기에 또 기다려주기로 했지만 본인 스스로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주원이의 발화능력은 아직 단어 수준이다. 단어도 앞글자만 말하는 단어수준. 

기린은 '기' 바다는 '바' 식이다보니 가끔 엄마조차도 '바다'의 바인지 '발바닥'의 바인지 모를 때가 많다. 맥락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그나마 엄마가 제일 잘 알아듣기에 주원이는 늘 말하기 전에 엄마를 찾는다. '엄마, 바바' '엄마 꼬꼬' 최근들어 '시 자' (시은이 자요) 식으로 약간씩 붙여 말하려는 경향을 보이지만 여전히 주원이는 앞글자만 따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강하게 거부하거나 싫다는 표현을 할 때에는 말이 안되니 일단 울고 소리지르고 본다. 후... 우리 아들 어쩌나. 집에서만 그러면 좋을 텐데, 어디서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리를 지르는 아들 덕에 참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면 당황스럽다. 외출도 조심스러워진다. 이제는 많으면 하루에 세네번, 적으면 하루 한번 정도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엄마에게 혼나고 울고... 엄마도 마음아프고를 반복하며 지낸다. 


어제는 조리원동기 지율이네가 집에 왔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거의 삼년을 함께 첫째 육아에 대한 사항을 나눠왔기에 서로서로 이야기하며 미운 세살의 어려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율이가 주원이의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주원이가 또 소리를 질러대는 상황이 벌어졌다. 

내가 부득부득 이를 갈며 이눔의 자식~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중재를 하고자 후다닥 다가가는데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주원이를 지율이가 꼭!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토닥 해주지 않던가. 지율이는 '괜찮아 괜찮아' 라며 주원이등을 토닥토닥 해주었고 주원이는 소리지르는 것을 바로 멈추었다. 뭐지...? 소리지르는 주원이를 늘 다그치기만 했던 엄마는 머쓱해졌다. 육아지침서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던 지율이의 몸소 보여준 행동은 내 훈육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아, 그래. 인정한다. 지율이한테 한수 배웠다. 





그래서 친구가 좋은가보다. 속상한 마음을 더 잘 알아주고 달래주는게 친군가보다. 둘이 마구마구 웃어가며 노는 모습을 보니 주원이도 이제 엄마생활에서 벗어나 사회생활을 더 많이 해야 할 때가 온듯하다. 둘째 육아 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려운 엄마는 주원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 뿐이다.




미운 세살보다는 예쁜 세살의 면모를 사실 더 많이 갖추고 있는 우리 주원이는 엄마의 최고 도우미다. 가을이가 침을 많이 흘리면 '침!침!' 이라며 수건을 가져와 닦아주고 기저귀도 가져다 주곤 한다. 빨래도 한가득 일 때에는 얼른 달려와 빨래를 너는 곳까지 함께 가져가기도 한다. 


엊그제는 가을이 분유를 먹이다가 가을이가 먹는게 더뎌지자 옆에 잠시 빼두고 할일이 생겨 집안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을이가 꿀꺽꿀꺽 분유를 넘기는 소리가 들리고 있어서 뭐지? 하는 마음으로 쳐다보니... 







우리 큰아들이 가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었다. 하하하. 그리고는 '엄마, 이것좀 보세요, 이렇게 다 먹여야죠' 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가 하는 행동은 열심히 다 따라하고 하루하루 - 더디지만 - 열심히 크고 있는 우리 아들 - 미운 세살이라기 보단 예쁜 세살이라고 불러주고 싶다. 



하아... 새벽녘에 혼자 앉아 블로그를 하는 시간도 끝났구나, 

이제 육아 출근! 오늘도 힘내봐야겠다. 이세상 모든 육아 엄마 아빠 화이팅! 






[914/129] 콩알이와 가을이 -  2017.10.10 13:23

한동안 블로그를 할 시간, 정신, 체력 모든 것이 따라주질 않아 블로그를 손 놓고 있었다. 두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는 무조건 자야 체력이 보충이 되었고 정신적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사람들이 '백일의 기적' 이라고 하는 말을 첫 아이때는 느끼지 못했다. 첫째때는 아이의 아이가 울면 뛰어가고 재우기 위해 하루종일 안고 있었어서 였는지 백일에 왜 기적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 아마 한가지, 통잠에 있어서는 기적을 느꼈었는지도. 


가을이를 키우면서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백일이 지나고 나니 정말 기적처럼 그런 마음이 많이 사그라들었다. 물론 신체적으로는 여전히 힘들다. 먹성 좋은 우리 둘째 아가씨는 아직도 밤에 밥을 찾으신다. 7킬로가 어느새 넘어 안아주는 빈도도 많이 줄어들었다. 안아주면 팔이 너무나 아프다.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기적인 것 같다. :) 그 기적은 그냥 생긴 건 아니다. 해맑게 웃는 우리 천사 둘째 덕분에 생긴 것이다. 





Brother J                                                                                                 


늘 엄마의 사랑스러운 아들이었던 첫째 녀석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고 있다. 자기 표현이 늘고 있는데 마음속에는 할 이야기가 가득한데 말이 안나와 짜증이 엄청 늘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늘 조금은 느렸던 주원이는 말도 조금 느리다. 30개월이 다 되었지만 - 알아듣기는 다 잘 알아듣지만 - 정확히 할 수 있는 단어는 엄마, 아빠, 꼬꼬, 사자 정도다. 모든 단어는 앞 글자만 따서 말한다. 사슴 - 사, 나비 - 나 등등. 가끔 놀라운 언어 기억력에 내가 놀라기도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한글자만 말할지 걱정이 조금씩 되기 사작한다. 30개월이 되어 언어 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언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던데.. 늘 기다림을 주었지만 잘 해냈던 주원이인지라 조금은 기다려주려고 한다.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만지고 보고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주원이는 그래도 열심히 자라고 있다. 물론 아직도 잘 안먹어 엄마 속을 썩이기는 하지만... 조만간 이사하여 어여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과 뛰어놀았으면 한다. 요새는 엄마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서... 흥. 




Sister S                                                                                                   


스스로 등대고 자는 법을 태어나서부터 익힌 우리 순둥이는 120일이 지났다. 눈만 마주치면 누구에게나 해맑게 웃어주는 순둥이는 엄마가 힘들어하는 기간동안 참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 알아서 자고 일어나면 울지 않고 - 오로지 울 때는 배가 고플 때였으니. 


요즘 7킬로가 어느새 넘어 포동포동한 가을이는 '둘째는 그냥 예쁘다'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게 해준다. 이제 뒤집기를 시작해서 폭풍 뒤집기 연습을 해대고 혼자 옹알옹알 떠들어 대는데 엄마가 단둘이서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할 따름이다. 




두 토깽이들이 있는 우리 부부는 예전보다 10배는 더 정신없고 피곤하다. 게다가 10월, 11월은 이사가 두차례나 있어 정신없이 보내게 되겠지만! 그래도 두녀석의 이야기는 계속 기록하고 싶다. 아이들에 대한 기록은 나에게는 일상과도 같으니 - 블로그를 통해 다시 나의 '일상'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래본다. 




147. 엄마도 사람인지라... [+810]  2017.06.28 12:12

오전 11시, 주원이 얼굴에 졸음이 한가득이다. 가을이가 10시에 분유를 먹었으니 한 두어시간은 자겠구나 싶어 얼른 주원이를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가 낮잠 재우기를 시도한다. 요즘들어 특히 에너지가 많아진 주원이는 보통 낮잠 자기를 거부하지만, 이 시간쯤 되면 그나마 엄마를 따라 침대방으로 간다. 


한창 재우고 있을 때, 우리 2호기 가을이의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설마... 설마... 조금만 더 자주라, 가을아. 오빠 먼저 재우고 후딱 엄마가 가볼께.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더라, 주원이 눈이 슬금슬금 감기고 있을 때 마루에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 '으아아아아아앙' ... 이제는 그냥 누워만 있을 수 없어 조용히 가만가만 일어나 마루로 2호기를 돌보러 나오면 ... 어김없이 내 뒤에서 들리는 부시럭부시럭 자박자박 발걸음 소리. 거의 다 잠들었던 주원이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엄마가 동생을 돌보는 현장을 감독하러 나와주신다. 


우리 먹보 가을이 2호기를 먹이고 재우고 침대에 눕히자 어느새 30여분이 후딱 지나갔다. 그 사이에 '주원아, 침대로 올라와서 눕자' 를 한 백번은 한 듯하다. 엄마 말을 제대로 껌씹듯이 씹어먹은 주원이는 정말 엄마말이 안들리는 양 신이 났다. 파리채를 휘두르고 침대에서 뛰고. 열심히 참고 참았지만 끝끝내 큰소리를 냈다. 


'엄마가 침대에 가서 누우랬지!!!!!' 


얼어붙은 주원이가 엄마의 큰소리에 울기 시작한다. 대성통곡. 


'엄마는 주원이가 울면서 소리지르면 안들려, 뚝 그치고 얘기하세요' 


멈추지 않는 대성통곡. 


나도 눈물이 나서 울고 있는 주원이를 등지고 돌아누워버렸다. 한참 울다가 울음을 그친 주원이가 등을 톡톡친다. 나도 기다렸다는 듯이 금새 1호기 쪽으로 돌아누웠다. 


'주원아, 이제 뚝 그친거야?'


'응,응'


'주원이가 막 소리지르고 울면서 얘기하면 엄마가 알아들을수가 없어요. 앞으로는 뚝 그치고 얘기하자' 


'응,응' 


'그리고 엄마가 이야기하면 들어주면 좋겠어, 침대에 누우라고 엄마가 얘기했잖아.'


'.....' 


'앞으로는 엄마말 들어줄거지?' 


'응응' 


그렇게 한바탕 낮잠시간이 지나갔다. 1호기, 2호기 다 잠이 들고 나와서 젖병을 닦고 물을 끓이면서 우리 주원이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자꾸만 울컥했다. 2호기가 집에 오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텐데 의연하게 잘 받아들이고 엄마를 늘 기다리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자꾸 생겨났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하루하루는 정말 값진, 다시는 오지 않는 하루하루인데 매일 한번은 착한 아들을 대성통곡을 하게 만드는 엄마인 것 같아서 속이 상했다. 잘해야지, 새벽수유를 하며 늘 내일은 더 잘해야지 생각하지만 엄마도 사람인지라... 쉽지가 않다, 아들. 언젠가는 이 날을 생각하며, 이야기하며 웃을 날이 오겠지, 오늘도 이렇게 위로하며 버텨본다. 




146. 800일이 된 이 남자는 ...  2017.06.18 17:43

주원이는 이제 800일을 산 남자다. 오늘을 넘기면 주원이의 이 뜻깊은 날을 그냥 넘겨버릴 것 같은 마음에 열심히 기록을 남겨본다. 짬짬이 ..

"여동생을 극진히 사랑하는 주원이"


집에 돌아와서도 주원이의 여동생 사랑은 계속 된다. 생각 날때마다 침대가로 가서 얼굴을 만져주고 엄마가 잠시라도 아기를 밖으로 데리고 나오면 자기 볼을 가져다 대고 안아주고 놀라울 정도로 아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공룡사랑"


공룡과 사랑에 빠졌다. 공룡에 관련된 것은 어떤 것이든 다 좋다고 한다. 책, 스티커, 장난감, 하다못해 티셔츠까지 공룡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여 가끔 엄마 아빠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두꺼운, 열댓살이나 되야 볼 공룡책을 계속 읽어 달라고 하여 엄마가 먼저 지칠때도 자주 있다. 공룡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열심히 뭐든 해봐라!

"씻기를 싫어한다
"

음.. 전보다 점점 씻는 것을 거부한다. 머리감기, 목욕하기, 손씻기마저! 싫다고 하니 ㅠㅠ 점점 꼬질한 시간이 늘어난다. 열심히 씻기려는 자와 열심히 거부하는 자의 사투가 집에서 늘 벌어진다.

​"엄마~ 엄마~ 아빠~ 아빠~"

엄마, 아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진듯 하다. 애교도 늘어나고 엄마 아빠 앞에선 예쁜 행동도 점점더 많이 한다. 가끔은 엄마 아빠가 뭐든 함께 해줬으면 하는 주원이의 마음에 만족할만큼 못해줘서 미안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아들, 아들이 엄마 아빠 사랑하는 만큼 아니 그보다 백배는 더 엄마 아빠가 아들을 사랑한단다!


둘째가 태어나 여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을 줄 알았던 우리집 1호기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남자로 잘 커가고 있다 :) 800일 축하해!


145. 오빠의 지극한 여동생 사랑 [+792]  2017.06.10 04:31

많은 글을 작성하기엔 핸드폰은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이 순간 만큼은 잊고 싶지 않은 마음에 기록을 해두려고 한다. 우리가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은 주원이가 가을이를 어떻게 가족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조리원에 들어와서 우리는 주원이에게 가을이는 "주원이 동생" 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누구의 동생도 아닌 "주원이" 동생이라며. 주원이의 가을이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신기했다.



엄마아빠가 새로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어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기 보다는 옆에 앉아 가을이의 볼때기가 닳아 없어질 정도로 이쁘다를 살살 해주며 토닥거리는가 하면 장난감을 갖가주고 옆에 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가을이가 모자동실 시간이 끝나 신생아실로 올라가기라도 하면 뒤따라 나가면서 운다. 이 오빠의 지극한 여동생 사랑! 음.. 그러나 엄마의 직감으로는 주원이가 아직 가을이를 움직이는 재미난 장난감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듯 하지만 진짜 장난감마냥 함부로 다루지 않고 소중히 만져주는 것을 보면 엄마 아빠는 웃음이 절로 난다. 오빠가 된 주원이도 축하해! 앞으로도 계속 가을이 많이 이뻐해줘야해! :)

가을이를 만나다. -37주 5일  2017.06.04 03:38

유도로 결국 가을이를 만났다. 37주 5일, 2,37킬로.

주원이 때 그렇게 잘 들었던 무통빨이 ..
하나도 듣지 않아 결국 생진통으로
노래진 하늘 보며 레지던트 선생님들을 때려가며
정말 괴물로 변해가며 만났다.

이쁜 모습으로 만나고 싶었는데 미안해 가을아!
둘째는 누가 숭풍이라고 하던가,
둘째를 무려 열시간 가까이 진통을 하며 낳은 나로선
담번 출산은 절대, 절대 없다는 걸 다짐한다 ㅎㅎ
이 새벽에 안자고 혼자 다짐중 ..

병원에 입원한 짧은 시간동안
우리 첫째 주원이가 보고 싶어 혼났다.
엄마도 안찾고 요녀석, 할머니 할아버지와
잘 놀고 잘 먹고 있다 하니 정말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주원이 보고 싶다며 혼자 찔찔 거리고 있던
내가 생각나서 약간 배신감이 ..

이제 정말 자야겠다.
오랜만에 혼자서 자보는 꿀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