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동경대부(2003,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 연말에 볼만한 영화

lifewithJ.S 2015. 11. 21. 21:18



우연히 보게 된 영화에 더 심취하게 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아마도 기대를 만빵하고 다운 받은 영화는 기대치가 큰 만큼 실망도 큰데에 비하여 우연하게 내용도 모르고 정보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보게 된 영화는 그만큼 기대했던 바도 없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것일까? 어찌되었건, 이 영화도 정말 우연하게 보게 된 영화중 하나다. 미드를 다운 받으려고 하다가 누군가의 요청에 의해 크리스마스 영화가 올라온 것을 보았고 에이, 크리스마슨데 이런거 하나 봐줄까? 하는 마음으로 다운 받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시간 때우기로 밥먹을 때 봐야지 했었는데 잠깐 틀어둔 사이에 영화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또 웃고 말았다. 



   영화의 시작



정말 시작은 산만하다. 노숙자 세명이 나와서 어쩌구 저쩌구 싸우기도 하고 시끄럽게 군다. 배경은 제목처럼 도쿄, 어느 교회 크리스마스 날이다. 시끌 벅적한 노숙자들이 공짜 밥을 먹기 위해서 교회에 모였고 그중에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하나짱, 전혀 여성스럽지 않게 생긴 게이다. 이들이 어찌나 산만한지 그만 영화를 꺼버릴뻔 했다, 바로 요 장면이 나오기 직전까지 비호감이었던 이미지를 갑작스레 바꾼 것은 바로 요 것! 시끄러운 세사람을 잠재우고 시청자를 확 끌어들이는 것이 바로 이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요것! 



이마 가운데에 작은 점이 특징인 귀여운 아가였다! 쓰레기 더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아기! 이 아기는 매일 투닥거리며 쓰레기 더미에서 사는 요 세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게 된다. 이 아기를 어찌해야하나 고민고민하던 세사람은 하나짱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아기의 부모를 찾아주기로 한다. 그리고 그들은 아가의 부모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키요코가 가져다준 마법




아저씨 긴짱에 아기를 자기 마음대로 키요코라고 부르기 시작하자 그것은 마치 아이의 원래 이름인양 이미지와 꼭 어울려 나머지 둘도 아기를 키요코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참 신기한 것은 어려운 일이 닥칠때마다 키요코의 이름을 부르면 희한하게도 도움의 손길이 생겨난다. 특히 미유키에게 키요코는 아버지가 갖다 버렸다고 생각하는 엔젤을 대체할 수 있는 천사와 같은 존재. 그만큼 그들에게 키요코는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간다. 



키요코 덕분에 벌어지는 정말 우연인지 필연인지 싶은 장면들은 재미있는 사람들의 인연, 질긴 운명에 놀라면서도 신기한 눈빛으로 이 영화를 보게 한다. 

늘 불행한 일들 속에서 살아온 노숙자들이지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그들이 구해낸 아기 키요코 덕분에 신비롭고 따뜻한 주변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만나게 된다. 


   세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 


함께 시간을 지내며 살고 있어도 서로에 대해서 잘 몰랐던 세사람은 키요코를 집에 데려다주기 위한 여행을 펼쳐가는 중에 서로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감추어진 이야기를 하나 둘씩 알게 된다.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고는 있지만 그래서 더 슬픈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 류의 이야기들을 하나 둘씩 꺼내낸다. 

경찰 아버지와의 불화로 인해 노숙자가 된 미유키, 부모님도 모르고 게이바에서 지내다가 불미스런 일로 인해 노숙자가 된 하나짱, 빚에 찌들어 거리로 스스로 자신을 내 몬, 그러나 한번도 딸을 잊어본 적 없는 고집불통 긴짱까지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이웃이야기이기에 더욱 슬프고 머리와 가슴 둘 모두에 다가온다. 




   기대하지 않았던 스토리 전개


필사적으로 키요코의 엄마를 찾아주려고 노력했던 이들에게 드디어 엄마라는 사람이 나타나지만 여기서 약간의 반전이 있다. 



요건 스포일러이기에 많이 쓰지는 않겠지만.. ! 

부디 약간의 반전을 뻔하다고 하지 말고 귀여운 시선으로 즐겁게 즐기시기를. 나에겐 그랬으니까. :) 




  결말


결국엔 키요코의 진짜 부모님을 찾고 세 사람 주인공 역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펼쳐지듯 가족들을 찾는다는 것이 결말이지만. 그것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목숨까지도 내놓으면서 아기를 살리려는 그들의 노력 끝에 찾아온 행복이었다.



아주 재미있거나 아주 신나거나 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마음속 한구석을 훈훈하게 해주는 요런 영화, 연말에 보는 것은 어떨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