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아기 3

136. 엄마의 구정 트라우마 [+649]

구정 몇일 전 구정 몇일 전만 해도 엄마는 추석때 어마어마하게 컸던 한복을 주섬주섬 꺼내 입혀보고 들떴다. 우리는 시골에도 안내려가고 친정도 시댁도 음식도 거의 안하고 (어머님이 거의 다 해주신다 ^^;;; 늘 감사한;;) 대부분의 시간을 그저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내기 때문에 이번에도 갈비찜만 양쪽집에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구정 당일 전날, 주원이는 신나게 누나 형들이랑 놀고 왔는데 음...? 저녁때부터 몸이 약간 따끈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자정 무렵엔 열이 39도를 찍으면서 해열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전부터 감기기운으로 코를 훌쩍이긴 했었는데 열감기로 심해진 것. 순간 작년 겨울, 구정무렵이 생각나면서 우리집남자1과 나는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열에 몸을 벌벌 떨다가 응급실에 갔었던 작년..

135. 눈이 왔어요 + 사내들끼리 통하는 그런게 있다 [+654]

오랜만에 눈이 왔다 겨울을 겨울답지 않게 지내고 있었다. 춥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눈이 없는 겨울은 뭔가 어색하고 허전하다. 여전히 눈을 강아지마냥 좋아하는 나는 오랜만에 큰 눈이 오자마자 주원이와 함께 눈을 맞으러 후딱 나갔다. 주원이에게는 인생 두번째 맞는 겨울, 눈을 보는 주원이는 너무나 해맑았다. 하얀 세상에 반한듯 어마무지하게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밟고 만져보고 던져보고 이 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보였다. 물론 엄마는 너무 추웠다... ㅠㅠ 비탈진 우리집에 눈이 내려 미끄러울까봐 오래 밖에서 놀지는 못했지만 잠시나마 주원이는 눈의 환상적임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콧물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슬픈 비밀.... 남자들끼리 통하는 그런게 있다 추운 날씨를 뚫고 맛있는 ..

134. 엄마의 거울, 아기 [+645]

아이들은 엄마의 거울이 맞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종종 하지만 특별히 나랑 똑같은 행동을 하면 놀랍기까지 하다. 어느날은 우유를 먹으라고 줬더니 약간 엎질렀다. 엎지른 우유를 옷을 빼서 슬 닦는 주원이를 보니 아... 내가 아주 가끔 무의식중에 옷으로 엎지른 음식물을 닦았던가 싶더라.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 생각했다. 주원이 아빠나 나나 스타워즈의 굉장한 팬인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로그원을 보고 와서는 그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 스타워즈를 1편부터 7편까지 다시 정주행했다. 가끔가끔 주원이가 우리가 볼때 함께 보곤 했는데 그 이후로 부터는 내가 수건을 정리할때면 제다이마냥 뒤집어 쓴다. 날이 춥고 엄마도 코를 훌쩍거리고하여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는 요즘, 주원이는 스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