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107

142. 두번째 생일을 축하해! [+732]

태어나 두번째로 생일을 맞는 주원이, 첫 생일 때 머가 먼지 몰랐던 그때와는 정말 엄청 다르다. 이미 생일 아침부터 자기 생일인걸 아는지 (전날부터 엄마가 내일이 니 생일이야를 천번은 이야기해준 듯)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에너자이저처럼 논다. 평소에는 일어나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생일날만큼은 다르다. 아침부터 엄청 업되어 있더라. 정말 생일인 걸 아는 걸까? 너무 업되어서 놀다가 ... 두번 뒤로 넘어가 머리를 찧고 대성통곡을 했다. 그래도 금새 좋아지는 기분, 이모가 보내준 선물 덕에 더 업됐다. 요새 빠져있는 꼬꼬 - 공룡 - 선물. 아들, 이거 이모가 보내준거야, 라고 몇번 얘기했는데 알아들었을까? 택배 아저씨가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주원이. ㅎㅎ 주원이 생일에 엄마 병원 일정이 있어 우연히, 주..

141. 이것이 재접근기? 헷갈리는 엄마 [+717]

주원이는 최근 엄마를 너무 혼란스럽게 한다. 물론 커가는 도중에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처음 엄마 노릇을 하는 나는 미숙한 대처로 일관하고만 있다. (어휴) 원래도 엄마아빠에게 늘상 앵겨붙는 스타일이 아닌 우리 아들은 늘 독립적이었다. 혼자 거실에서도 알아서 놀이감을 찾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끔 와 돌봐주실 때 엄마가 없어도 아주 잘 놀았다. 최근, 주원이는 점점 어린이가 되어가려는 건지 무엇이든 혼자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 물건은 자기가 들고 가는 것이 좋고 본인의 밥은 본인이 골라 먹고 싶어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스스로 걸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어한다. 한번은 빨래를 하다가 '주원아, 이 빨래 갖다 널어줄래?' 라고 했더니 아주 자신만만하게 (낑낑거리며) ..

140. 함께 태어난 친구들... [+700]

일주일, 이주일 차이로 태어난 아이들이 어느덧 2년 가까이가 지나 어느새 두돌 아가들이 되어간다. 우리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준 아가들, 2년을 열심히 자라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해맑은 주원이, 동기들이 한명 빼고 다 여자아이들인 덕분에 꽃밭에서 박수치고 있다. :) 세번째 생일도, 네번째 생일도 함께 축하할 수 있기를.

#26 임신 33주차, 아산병원 산부인과 입원 3일간 - (2015년 3월 일기)

결국 관찰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안정하면 혈압은 떨어지겠거니 했지만 혈압은 계속 떨어지지 않고 150/100대 유지 중. 거기에다 주기적으로 오는 자궁수축으로 자궁수축 방지제를 맞아야 했다. 요게 바로 마그네슘인데... 마그네슘을 맞는 게 나에게는 최고의 고역이었다. 계속하여 헛구역질이 나오고 엄청나게 열감이 있고 어질어질. 독감 증상마냥 엄청난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다. 게다가 70만원대에 육박하는 특실 입원은 -_- 없던 병도 생길만큼 부담스러워 결국 간호사 선생님 붙들고 엉엉 울면서 "@#$&*%@(*#*@#($*&@(#$*&@#(*$&@(*#&$*)!(*@*#&@(*%으헝헝헝" → 해석 : 저 특실에 계속 있을 수 없어요 ㅠㅠㅠㅠㅠ 너무 비싸단 말예요 ㅠㅠㅠㅠㅠ 다행히도 다음날 오후 2인실로 옮길 ..

139. 봄이 왔어요 - 파주첼시아울렛 다녀왔어요

내꺼는 내가 시키겠어요 한주를 꼬박 고민해서 결국 봄나들이를 간 곳은 파주첼시아울렛. 여러군데 후보지가 있었지만 결국 익숙한 파주로 출동한다. 간김에 봄옷도 장만하자 싶어 일단 가기로 했다. 보통 나들이를 나가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는게 우리 부부의 습관인지라 아침은 주원이만 챙겨주고 굶주린 배로 도착. 오랜만에 와보는 첼시아울렛, 밥부터 먹기로 했다. 아이 위주의 식사를 하기 시작한게 어느덧 일년인지라 식당 후보는 밥이 있는 곳으로 몇군데 되지 않았다. 그중 하코야를 선택했다. 언제나 그렇듯 자리에 앉기 무섭게 메뉴판부터 뒤적거리는 주원이, 오늘따라 하나에 꽂혀 계속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뭔가 봤더니 뽀로로 음료수가 떡하니 박혀있는 키즈메뉴. 보나마나 뭐 많이 먹을것도 없어보이는데... 자기거는 이제 ..

138. 순딩이 기린처럼 커간다. [+690]

걷는게 즐거워 주원이가 못걸어서 어떻게 하나 걱정하던게 어제같은데, 아니 어쩌면 그 마음이 아직까지도 조금 남아있을 수도 있는데 그걸 말끔히 없애주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최근 걸음마 연습이 한창이다. 늦은 시기에 시작하는 걸음마 인지라 한걸음 한걸음 뗄때마다 엄마마음이 찌릿찌릿 감동이 전해져 온다. 이제는 기어다니는 것보다 걸어다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아직 떼뚝떼뚝 휘청거리며 걸어다니긴 하지만 걸어다니는 것을 무척이나 즐거워 하는 것 같은 모습에 마음이 놓인다. 그 긴시간 동안 내가 맘 고생을 얼마나 했는데... ㅠㅠ 주변 사람들도 주원이가 걷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자기일처럼 기뻐해주더라, 감사하게도.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는 늘 두려워하고 겁을 많이 내는 주원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내가, 또 주..

137. 아기 단순포진... 엄마랑 뽀뽀도 금지 ㅠㅠ [+669]

한창 컨디션이 좋다며 주원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던 중, 내 입술이 갑자기 부풀어 올랐다. 여태껏 살면서 밤을 새고 뭐를 하든 입술이 부풀어 본적이 없어 당황. 설마 이게 다른 사람들이 피곤하면, 면역이 떨어지면 올라온다는 '단순포진, 헤르페스 바이러스' 인가? 입술이 흑인 입술만큼 부풀어 올랐지만 약을 바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가라앉기만 기다렸다. 그러던 몇일째, 주원이 뺨에 갑자기 뾰루지가 올라왔다. 응, 그냥 간단한 뾰루지처럼 작게 올라와서 그러려지 하고 있었는데 뾰루지가 가라앉지 않고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응...? 뭐지? 그때까지만 해도 설마 옮았겠어 하는 마음으로 듀오덤을 붙이는 처치에서 끝내고자 했지만... 열감기를 앓으면서 점점 더 커졌고... 코 아랫쪽이 헐기 시작했는데 이것..

136. 엄마의 구정 트라우마 [+649]

구정 몇일 전 구정 몇일 전만 해도 엄마는 추석때 어마어마하게 컸던 한복을 주섬주섬 꺼내 입혀보고 들떴다. 우리는 시골에도 안내려가고 친정도 시댁도 음식도 거의 안하고 (어머님이 거의 다 해주신다 ^^;;; 늘 감사한;;) 대부분의 시간을 그저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내기 때문에 이번에도 갈비찜만 양쪽집에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구정 당일 전날, 주원이는 신나게 누나 형들이랑 놀고 왔는데 음...? 저녁때부터 몸이 약간 따끈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자정 무렵엔 열이 39도를 찍으면서 해열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전부터 감기기운으로 코를 훌쩍이긴 했었는데 열감기로 심해진 것. 순간 작년 겨울, 구정무렵이 생각나면서 우리집남자1과 나는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열에 몸을 벌벌 떨다가 응급실에 갔었던 작년..

135. 눈이 왔어요 + 사내들끼리 통하는 그런게 있다 [+654]

오랜만에 눈이 왔다 겨울을 겨울답지 않게 지내고 있었다. 춥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눈이 없는 겨울은 뭔가 어색하고 허전하다. 여전히 눈을 강아지마냥 좋아하는 나는 오랜만에 큰 눈이 오자마자 주원이와 함께 눈을 맞으러 후딱 나갔다. 주원이에게는 인생 두번째 맞는 겨울, 눈을 보는 주원이는 너무나 해맑았다. 하얀 세상에 반한듯 어마무지하게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밟고 만져보고 던져보고 이 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보였다. 물론 엄마는 너무 추웠다... ㅠㅠ 비탈진 우리집에 눈이 내려 미끄러울까봐 오래 밖에서 놀지는 못했지만 잠시나마 주원이는 눈의 환상적임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콧물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슬픈 비밀.... 남자들끼리 통하는 그런게 있다 추운 날씨를 뚫고 맛있는 ..

134. 엄마의 거울, 아기 [+645]

아이들은 엄마의 거울이 맞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종종 하지만 특별히 나랑 똑같은 행동을 하면 놀랍기까지 하다. 어느날은 우유를 먹으라고 줬더니 약간 엎질렀다. 엎지른 우유를 옷을 빼서 슬 닦는 주원이를 보니 아... 내가 아주 가끔 무의식중에 옷으로 엎지른 음식물을 닦았던가 싶더라.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 생각했다. 주원이 아빠나 나나 스타워즈의 굉장한 팬인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로그원을 보고 와서는 그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 스타워즈를 1편부터 7편까지 다시 정주행했다. 가끔가끔 주원이가 우리가 볼때 함께 보곤 했는데 그 이후로 부터는 내가 수건을 정리할때면 제다이마냥 뒤집어 쓴다. 날이 춥고 엄마도 코를 훌쩍거리고하여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는 요즘, 주원이는 스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