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107

123. 물장난, 흙장난... [+535]

전보다 떼쓰는 일이 많아졌지만 전보다 좋아하는 것도 많아졌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물장난, 흙장난. 햇볕이 아주 좋았던 지난 주말, 내 오랜 친구 수네 가족을 우리가 자주가는 김포현대아울렛에서 만났다. 이제 막 23개월이 된 수네 아가 민채는 돌때 봤을 때보다 훨씬 예쁜 아가씨가 되어 있었다. ㅎㅎ 우리는 이곳에 가면 당연히 주원이가 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임을 알고 미리 갈아입을 옷과 수건을 잔뜩 준비해갔다. 아니나다를까,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지나간다고 주원이는 분수대 놀이에 푹빠졌다. 엄마가 타이밍을 잘못 맞추어 얼굴에 정통으로 분수를 맞았음에도 엄청 즐거워했다. 물놀이를 무서워하던 부산여행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걷는 연습을 맹렬하게 하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다른 아이들이 걷는 것을 유..

122. 엄마, 제발 알아주세요! [+530]

주원이는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이렇다하게 떼를 부려본적이 없다. 요새는.... 일단 떼로 시작해서 떼로 끝난다. 예전 차일드케어센터에서 일할무렵, 정말 심하게 떼부리는 애들이 있었다. 바닥에 누워 울고불고 숨을 참고 별짓을 다하더라. 아무리 달래도 소용없다.영어로는 "throwing a tantrum"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탄트룸을 부릴때에는 그냥 냅두는게 상책이라며 어떤 방법으로도 안말려진다고 스탭들이 이야기했다. 당시만해도 '아, 저런 애들이 있구나' 했는데 이제 그 저런애가 우리애다. 하고 싶은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고 갖고 싶은건 꼭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주원이, 대단하다. 친정 부모님은 얘가 해도 뭘 대단한걸 해낼거란다. 정말 한고집한다. 자아가 생기면서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생기지만 말..

121. 주원이의 친구만나기 작전 개시 [+519]

그렇다. 아직 못걷는다. 내일이면 17개월이다. ... 육아지원센터에 나오신 소아과 선생님께서는 요녀석이 너무 엄마와 둘이서만 집에 있어서 그럴 수 있다고 밖에 많이 나가 또래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하란다. (정말 그래서 일까.....?) 그래야 자극이 되어 걸으려는 의지가 생긴다고. 뭇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에이, 다 언젠간 걷는다. 너무 조바심내지마라' '원래 그러다가도 어느순간 걷고 있더라, 그냥 지 하고 싶을때 하게 냅둬라' 엄마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3개월 늦게 나온 친구네 아가가 우리집을 휘젓고 걸어다니고 그 아래 밟힐듯 안밟히며 열심히 기어다니는 쪼꼬미를 보면 마음이 영 그렇다. 그래, 정말 이게 엄마가 네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주지 못해 생긴 문제라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겠지. 밑져야 본전..

119. 아빠의 100전 100승 [+504]

폭풍같은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금요일이고 얼추 마무리가 되었으니 지나갔다고 해야 맞는 걸까? 시할머니의 장례는 조용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가족들과 예배로 손님이 끊지 않았다. 가장 바쁜 사람은 우리집남자1이었다. 우리집남자1은 상주의 역할을 아주 잘 해냈다. 우리집 쪼꼬미가 있어 나는 이번 상을 치루면서 마음의 갈등을 많이 느껴야만 했다. 시할머니께서는 시집온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는 친할머니보다 더 큰 위로였으며 아낌없는 사랑을 주셨기에 가시는 길을 제대로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은 나의 죄의식 뿐만 아니라 식구들에게도 폐가 될까 마음이 어려웠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론 쪼꼬미의 안위를 생각하면 장례식장에 오래 있을 수도 없었다. 장지도 너무 멀어 따라 나설수도 없었다. 내 선에서 '최선'을..

118. 엄마의 도전, 아들의 도전 [+498]

엄마와 아들은 점심시간마다 요새 전쟁을 한다. 뭐, 사실 아들은 신나는 시간이고 엄마만 전쟁시간이지. 엄마가 얌전히 떠먹여주는 밥을 먹으면 되겠지만 그러면 숟가락질이 늦어지고 늦게까지 떠먹여 줘야한다는 친구 블로거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래도 점심한끼는 자기가 먹도록 내버려 둬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프로젝트가 상당히 피곤하다. -_- 보통 이 시간이 거의 40분 정도가 걸리는데 숟가락으로 시작해서 늘 손으로 끝난다. 그리고 엄마의 뒷정리가 20분이 넘게 또 걸리는게 함정...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 주원이는 숟가락질 연습을 상당히 좋아한다. 엄마가 하던걸 자기가 해서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즐겨주는 모습은 어쨋튼 기특하고 대견하다. 그와 함께 엄마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로 했다. 매일 도전하..

117. 봄아, 반가워! [+486]

봄이 왔어요. 갑자기 쌩뚱맞게 한여름에 봄이 왔... 조카가 바로 봄이다. :) 주원이가 나름 오빠가 되는 순간. 우리 쪼꼬미는 어딜가든 늘 막내였기에 이런 날이 올거라고는 많이 생각치 못했는데 슬슬 동생들이 많이 늘어난다. 지난 주말 봄이를 보러 병원에 다녀왔다. 처음보는 완전 갓난 아가에 최주원은 정말 한가득 쫄아서 울었.... ^^;;; 처음 보는 낯선 생명체에 놀란 것 같았다. 새나 강아지는 이제 좋아하는데 아가는 처음이지? 오랜만에 안아보는 신생아, 가볍다. ㅠ 우리 쪼꼬미도 가벼운 편인데 요건 뭐 1/4 수준이니 당연히 가볍겠지! 어느정도 긴장이 풀린 주원이, 아가와의 접촉 시도. 그러나 여전히 눈은 안마주치고 안녕해주라고 했더니 손은 열심히 흔들었다. 작고 귀엽고 예쁜 봄이가 얼른 커서 주원..

116. 층간소음, 어찌합니까! / 동생아 어여나와~ [+483]

주원이는 장난감을 한가지 방법으로 갖고 놀지 않는다. 물론 다른 모든 아가들이 그럴것 같다. 바퀴달린 장난감들은 주로 밀고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그것도 정말 '주로' 이지 갖고 노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요새는 많은 장난감들을 1. 집어 던지고 2. 바닥에 쿵쿵 찍고 3. 장난감끼리 소리를 내며 부딪혀가며 논다. 여기서 2번이 문제. 장난감들을 바닥에 찍으니 그 소리가 보통이 아니다. ㅠㅠ 내가 듣기에도 너무 시끄러운데 ... 걱정은 아랫집이다. 마루 사방팔방에 매트를 많이 깔아놨지만 소리가 쾅쾅 나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지 꼭 마룻바닥에 일부러 나가서 쳐댄다. 엄마가 처음엔 '아랫집에 시끄러우니까 우리 매트 위에서 하자~' 라고 해보았지만 얘가 아랫집이라는 존재를 알까? 싶어 '거기다가 때리면 버스가..

115. 밥이 왜 안줄지? ... [+480]

우리집남자1을 처음 만났을 때였다. 소개팅으로 만났었는데.. 당시에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고 준비를 안해 나온 우리집남자1은 나와 함께 어디서 밥을 먹어야 하나 고민을 하며 꽤 오랫동안을 한없이 걸어다녔다. 날씨가 좋아서였는지 걸어다니는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ㅎㅎ 한참을 걸어 들어갔던 식당은 퓨전 일식집이었다. 나는 돈부리를, 우리집남자1은 카레돈까스를 시켰다. 국물이 자작했던 돈부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이상하게도 밥이 계속 불어나는 느낌이었다. 먹긴 먹는데 사라지진 않고 점점 더 늘어나는 느낌;; 나는 우리집남자1에게 애처로운 눈빛으로 '이상해요, 정말 맛있고 열심히 먹고 있는데... 아무리 먹어도 사라지지않는 마법의 밥인가봐요' 라고 했었다. 오늘 아침, 우리 쪼꼬미가 내가 당시 우리집남자..

114. 엄마가 느끼는 감정, 그리고 생활습관 - [+474]

생활습관이 잡혀간다 - 몇가지 생활습관이 주원이에게도 잡혀가는 것이 느껴진다. 맨날 하는 루틴이라 그런지 스스로도 이 시간이 되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아는 느낌이다. 작은 생활 습관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그런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루틴이 안정감을 주고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잘 이루어져가고 있음에 스스로 잠시 뿌듯해했다. 여전히 안되고 있는 몇가지는 있으나.... 밥시간과 수면시간은 아주 잘 잡혀있다. 보통 6시~6시 반에 일어나 7시 반쯤 아침밥 / 1시쯤 점심밥 / 3시쯤 간식 / 7시반쯤 저녁밥. 낮잠은 두번, 40분~1시간 정도. 또 한가지, 아침에 일어나면 어김없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예쁜 응아를.... ^^^^^^^^^^ 목욕도 그렇다. 저녁 6시면 목욕시간. 보통 목욕은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