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31

#11 돌아보기

오늘은 진지모드. 처음 간호사가 되기 위해 편입을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희망적이었다. 호주로 떠날 마음에 늘 두근두근 했었다. 호주 정보를 찾아보곤 했었다. 우리집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인생은 내가 그린 그림대로 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집 남자님을 만나면서 큰 그림이 바뀌고 나의 희망도 바뀌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미래를 함께 그려간다는 점 앞에서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만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바꿀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주로 가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한 미련이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지금의 우리집 남자와 호주를 선택해야 한다면 다시 하래도 0.0000000001의 망설임도 없이 남자님을 선택하지. 그러나 사실 그렇게 나의 계획..

일상 2014.06.28

#10 아침식사

방학 시작한지 10일 되었나? 실습때 그렇게 그립고 그립던 아기다리 고기다리 방학인데 막상 10일째에 들어서니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 신나는 마음은 어느덧 사라지고 할일이 너무너무 많은데도 당장 해야 할일이 아니어서인지 느슨한 머리는 나를 움직여주지 않는다. 톡까놓고 이야기 하면 그냥 딩굴거리고 있다는 것? 필라테스 가는 거 이외에는 그저 빈둥거리고 있는게 현실. 원래 알기도 했지만 점점 더 알게 되는 나의 특성은 딩굴딩굴 오래 못한다.. 그렇다고 뭔가 하자니 이상하게 자꾸만 허전하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여 낸 결론, 예전, 혼자 무언가를 잘 하던 내가 우리집 남자를 만나면서 이제 무엇이든 함께 하는 생활에 익숙해졌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혼자 무언가를 하자니 빈 것 같은 느낌이 커서 선뜻 하기..

일상 2014.06.24

#9 저녁 시간

저녁 식사를 마치면 보통은 공부방(게임방?)에 들어가 제각각 할일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자기 전까지 시간을 보낸다. 사실, 우리집 남자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요 시간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모른다. 야식을 먹고 (요건 좀 안해야겠지만)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하루종일 나누지 못해 마음속에 고이 아껴뒀던 이야기들이 술술 쏟아져나온다. 아마 아기가 생기고, 이사를 가면 둘이 대화를 나누던, 때론 조용한, 때론 웃음에 시끌벅적했던 시간이 그리울 것 같다. 나란히 앉아있는 지금, 이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지.

일상 2014.06.17

#8 필라테스 2일째

방학이 시작되고, 필라테스도 시작되었다. 우리집 남자님의 응원을 받아 과감히 시작한 필라테스, 고대 앞쪽에 100일간의 필라테스에 등록하였다. 사실, 첫날은 첫날이니까 그러려니 싶었고 첫날 다녀와서 근육통이 다 사라지지 않은 채로 오늘 2일째. 머 뻔하지만 이런 광경이 펼쳐졌다. 후... 창피도 창피지만 정말 하고 나면 관절 마디가 다 빠지는 것 같은 필라테스, 3개월은 할 수 있다며 일시불로 3개월을 확 긁어버렸으니 이거 중간에 그만 둘 수도 없고. ㅠㅠㅠㅠㅠㅠㅠㅠ 단전호흡 6개월 끊어놓고 3일가고 안갔던 아빠의 뒤를 밟고 싶지 않다. 지금은 혼자 헐렁~한 체육복 입고 다니는데 필라테스 옷부터 사러 가야겠다. ㅋㅋ 방학때 열심히 체력 단련!!!!!!!

일상 2014.06.16

#7 그 여자의 실습 끝난 다음 날

오늘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실습이 끝난 첫날 실습의 마지막날인 어제 2시간 취침해가며 불태운 다음 어제 우울한 그넘의 ssssssssa트 시험이 떨어졌다는 "불합격" 딱 찍혀있는거 확인하고 ㅋㅋㅋㅋㅋㅋ 영 ㅁ;닝랴ㅓㅣ;ㅑㅈㄷ리냥ㅁ러ㅣ;ㅑㅓㅇㄹ 한 마음으로 밤에 자면서는 모기랑 전쟁을 치루고 ㅋㅋㅋㅋㅋ 아침 일찍 저절로 눈이 떠졌다. 우리집 남자를 홀딱 보낸 다음 실습 끝나고 처음으로 한 일, 바로 "먹기" 밀린 신의퀴즈4를 보면서 냉장고에 아껴뒀던 이것저것 다 꺼내고 먹고 또 먹고 먹고 또 먹고. ^--------------------^ 4학년 1학기가 이렇게 다 가버렸다. 삼성 떨어졌으니 이제 다른 곳에 러쉬를 해보는 수 밖에. 나를 떨어뜨린 것을 후회할거시야 중얼중얼중얼중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상 2014.06.12

#6 싸트와 빵

삼성의료원 한번 깔짝거려 보겠다고 싸트를 봤는데 자존심 하락 및 바보되기 시험을 치루고 나서 밀가루 금식이 끊겼다. 이날 와방 스트레스 받고 입맛 없다며 설레설레 거리다가 백화점에서 빵 시식!!!!! 을 욕먹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집어먹고 (폭풍 밀가루 흡입) 바로 빵을 또 어마어마하게 사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싸트도 싸트지만 취업이네 시험이네 해서 대상포진에 걸려서 더 울적했던 싸트 시험 본 날. 결론은 .... 싸트를 망치고 그 빵을 사 들고 함빡웃음으로 들어가도 역시 한마디 구박 않고 빵을 함께 먹어준 우리집 남자, 멋지다.

일상 2014.05.29

#5 아아아.. 마이클 제이폭스여 -

내가 이러고도 간호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니, 참 그런 묘한 기분을 느낀 오늘이었다. 가장 최근 수업시간에는 파킨슨 병에 관련된 이야기를 교수님께서 설명하시다가 파킨슨 foundation 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Michael J fox" 라는 배우가 세운 재단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응 그런가보다 그냥 넘어감. 다음 수업시간, 정식으로 파킨슨 병에 대하여 배우기 시작하면서 교수님께서 Michael J fox를 다시 언급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머 그런가보다. 그런데? 어어어?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배우인데 교수님이 보여준 사진이 낯익다? 내가 아는 배우인가? 갑자기 급 관심 상승. 어디서 봤지? 어디서 봤더라? 분명 아는 사람인데..... 라며 안돌아가는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생각 생각 ..

일상 2014.05.21

#4 바퀴벌레 전쟁

어제 저녁은 남편이 야근을 했다. 남편은 간만에 고기가 땡겼나보다. 하긴, 반찬으로 맨날 야채만 올려주니 소증이 날만도 하다. 우리집 남자가 돌아올 때 마중을 나가서 고기와 함께 먹을 야들야들 상추 및 야채를 사오기 위해 룰루 랄라 나갔다가 함께 손을 꼭 붙잡고 집에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아, 밤 아홉시에 삼겹살 파뤼! 유후!!!!! 나는 야채를 씻고 남편은 삼겹살을 굽고. 삼겹살이 지글지글 구워지는 동안 밥먹을 준비 완료!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 둘이 함께 식탁에 앉은 순간! 남편의 외마디 비명 "헉!" 눈이 나쁜 나는 오빠가 왜 그러는지도 전혀 몰랐는데 @_@ ㅋㅋㅋㅋㅋㅋㅋ 저쪽 티비 창문가에 ㅁㄴ얼;ㅣㅁㄴ어리;ㅁㄴ아ㅓㄹ;ㅣㅁ나어리;만어리;ㅏ먼이라ㅓㅁㄴ;ㅣ아ㅓ림;나얼 바퀴벌레............

일상 2014.05.21

#3 아직은 주부놀이

결혼 4개월차에 접어들고 있는 나는 아직은 주부라기 보다는 주부놀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주부니까 요건 해봐야지, 주부니까 조건 해봐야지 이런 것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주부라는 사람들이 하는 것들은 다 따라하고 싶어한다. 무슨 네다섯살 애들이 엄마 아빠 하는거 다 따라하고 싶어하는 것과 같이. 이번엔 무슨 일을 벌였는가 하면 목자님 댁에 갈때마다 맛있게 먹은 레몬티, 집에서 직접 담근거란다. 레몬청만 담그면 된다 하여 당장 레몬 여섯개를 사와 도전했다. 꿈과 희망에 부풀어 안되는 칼질로 레몬 썰고 이거 담근다고 깨먹은 병도 한개. 새로 사온 유리병에 잘 담았다. 나름 인터넷에서 검증된(혼자검증) 신뢰할만한 블로그를 골라서 ㅋㅋㅋㅋ 똑같이 따라했다. 그러면서 이야, 이제 내가 좋아하는 레몬..

일상 2014.05.09

#2 결혼후 첫 생일

결혼 후 처음으로 맞는 생일 하루, 어떻게 보냈을까? 나름 기록을 남기고 싶어 사진을 하루종일 내내 찍었다. 총총 계단을 내려왔는데 우리 시할머니께서 빨래를 널고 계시다가 기다리라고~ 기다리라고 하시면서 후딱 집에 들어가셨다 나오시면서 손에 쥐어주신 용돈! 오늘 케이크 오빠랑 사먹으라며 주힌 귀한 용돈. 할머니, 감사합니다. 오늘은 조별 발표 수업 준비가 있는 날이라 오랜만에 책을 두둑히 가져왔다. 주부라 내야하는 전기요금고지서도 함께... 전기요금 오늘까진데 늦으면 안되는 거지. 늘 걷는 길이지만 오늘은 좀 색다르게 보인다. 기분도 좋고 컨디션도 좋다. 날씨도 맑다. 제대로 생일기분! 생일이니 친정 엄마랑 전화 한통 나눴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빠한테도 한통 할걸. 학교에 다다랐는데 오늘따라 학교가 무..

일상 2014.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