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그외 리뷰

[영화] 아기천사리키(2009) - 가족을 치유하는 아기천사

lifewithJ.S 2015. 10. 12. 12:38



이 영화를 선택할 때, 참 많이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왠지 모르는 이 예술영화 냄새가 풍기는 프랑스 영화는 선호하지 않는 편인지라 - 나도 워낙 자극적인 헐리우드 영화에 물들여져서인지 - 봐야해 말아야해 하닥다 마침! 차일드 케어 센터에 일하던 당시, 아가가 나오는 영화라고 하여 결국 보고야 말았다. 또한 예술영화를 보면 은근 잘 자는 나였기에 이 영화가 재미없으면 자장가로 쓰면 되겠거니 하며 선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보다보니 빠져든다. 자기는 커녕 점점 더 눈이 커진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였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점점 더 빠져들게 만드는 영화. 아기천사 리키. 



   내용 소개  


첫 장면부터 위태위태해보이는 여성이 등장. 다짜고짜 아가를 맡기겠다고 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아가를 키우기 어렵다며 등장한 이 여성이 바로 주인공 리키의 엄마다. 



여기에서부터 다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리키가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간다. 

남편 없이 딸과 둘이서만 사는 리키엄마 케이티는 공장에 다닌다. 딸을 늘 스쿠터로 태워다 주고 자신은 출근하는 워킹맘이다. 


그러다가 공장에서 만나게 된 괜찮은 남자 '파코'. 파코는 케이티에게 다정하며 그녀의 딸 리자와 잘 지내보려고 애를 쓰고 노력한다. 그 노력덕분인지 파코는 곧 그들의 가족이 되지만 가족의 화합은 쉽지가 않다. 



특히 파코는 리자와의 갈등을 없애보고자 나름 노력을 기울여보지만 양딸 리자와의 거리를 좁힐 수가 없다. 리자는 오랫동안 비어있던 아빠의 자리를 파코가 채우는 것에 편안해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엄마 케이티가 임신을 하게 되고 어여쁜 아가가 태어난다. 리자는 아가에게 '리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들 부부는 아가를 그대로 부르게 된다. 그렇게 하여 리키덕분에 그들 셋은 진짜 가족이 된 듯 보였다. 



어느날 케이티는 리키의 등에 멍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곤 소스라치게 놀란다. 지금 엄마가 되어 생각해보면 아가 몸에 멍자국이라니, 케이티가 얼마나 놀랐을까 싶다. 또 이 커다란 멍자국은 파코와 리키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나서 생겼으므로 케이티는 파코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 한군데였던 멍자국은 두군데로 늘어났고 결국 이를 문제삼아 케이티가 파코를 의심하면서 파코와 큰 말다툼이 일어나고, 파코는 집을 나가게 된다. 



그런데 이게 왠일. 파코가 집을 나간 후에도 리키의 등에 있는 멍자국은 점점 커져만 갔다. 어느날은 리키가 그 높고 높은 장농 꼭대기에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아가 리키가 그 위에 가서 앉아있을 수가 없잖아! 



리키를 끌어 내려 아가의 등을 봤는데... 작은 어떤 것이 등 뒤에 톡 튀어 나와있었다. 게다가 움직이기까지 하고? 잘보니 날개, 닭날개 같은 것이 등뒤에 나와있어 리키가 여기저기로 날아다닐 수 있었던 것! 



도대체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도 못한 채, 병원에도 데려갈까 말까 결국 데려가지도 못한 채 이런 리키를 키우게 된 엄마와 누나. 그들은 그런 상황속에서도 이를 숨긴채 아가를 열심히 키운다. 



그러나 평생 아가를 집안에서만 키우며 비밀로 쉬쉬할 수는 없는 법. 어느날 수퍼마켓에 들른 엄마, 리키를 데려갔다가 여기서 일이 터진다. 이 뒷 내용 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넘어가기로...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매력은 ... 


이 영화의 묘미는 등 뒤에 커다란 날개가 나기 시작했음에도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리키의 가족들과 리키의 날개에 놀라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무서워하는 다른 사람들의 태도를 보는 데에 있다. 아가가 다른 아가들과 다름에도 엄마와 누나는 아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듯 그려내고 있고 오히려 리키의 성장과 발달에 기뻐하고 행복해 한다. 엄마가 된 지금, 다른 아이들과 조금만 달라도 난리법썩에 걱정하는 나와 비교하여 돌아보니 담담하게 아가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태도에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워지는지. 


그러나 세상은 리키를 가만 두질 않는다. 세상 사람들에게 리키는 한 가정의 아가가 아니라 신기한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아가를 '기괴하게' 보는 시선은 영화 뒷쪽으로 갈 수록 심해지고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어두워지게까지 한다. 해피엔딩인 마지막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마음을 졸이게 하는 영화다. 


또 한가지, 물론 우리는 영화를 보며 이 아가가 배우 아가라는 것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왠지 화면에 한명의 '진짜' 천사가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을 것이다. 



결국 리키 덕분에 파코는 다시 돌아오게 되고 소원했던 엄마와 딸의 관계도 회복되고. 가족을 다시 뭉치게 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리키를 보면 정말 천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좋아하지도 않던 프랑스 영화였고 매우 졸렸음에도 불구하고 식상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를 너무나도 기발하고 재미나게 그려낸 감독의 상상력에 감탄을 했었다. 후기를 다시 적다보니 다시 보고 싶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치유해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