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6월의 삼청각 돌잔치

두 아이의 엄마/아이들과 토닥토닥

2018. 9. 28. 13:41

전업맘인 나에게는 우리 둘찌의 돌잔치 프로젝트가 지난 상반기 큰 일이었다. 

6월에 있었던 우리 가족의 소규모 돌잔치를 마치고 9월 말이 되어서 올리는 이 글은 누구의 요청도 아닌 나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느낀 바를 쓰는 글이다. 9월이 되어 사진을 받고 보니 유난히 더웠던 6월의 그날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어느새 9월, 사진을 받을 때까지 3개월의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늦은 후기를 올리는 것은 오히려 찬찬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어 잘된 일인 것 같다. 



모든 돌잔치의 시작은 아는 이들을 모두 초대할 것인가 / 소규모로 가족들과 조촐하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첫찌때는 어쩔수 없는 이유로 소규모를 선택하여 몇몇 친지분들이 서운해 할수도 있었지만, 또 막상 그렇게 하고 보니 아이에게도 스트레스가 덜하고 조용하고 아늑하게 돌잔치를 했던 기억이 있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이번에도 신랑과 나는 둘찌의 돌잔치를 조용하게 하자고 결정했다. 한복은 평소에 자주 입을 수 있는 의복이 아니므로 특별히 돌잔치때만큼은 첫째때처럼 하자고 하여 큰 그림으로는 먼저 소규모, 전통식 돌잔치를 그려놨다. 



돌잔치는 세세한 업체 선정 및 여러가지 신경 쓸 것이 많다. 둘찌 돌잔치는 내 생에 마지막 돌잔치 일 것이므로... ^^ 잘 하고 싶었고 의미있게 하고 싶었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기고 싶었다. - 정말 에너지 소비가 엄청났다 -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 생각하는 사람들 있었지만 그게 내 즐거움이었으니 뭐. 




■ 장소 : 삼청각


운이 좋게도 집 근처 10여분 거리에 예쁜 한옥이 배경이 될 수 있는 곳이 두 곳이 있었으니 삼청각과 한국가구박물관이었다. 가구박물관이 살짝 더 끌려 일단 예약하고자 전화를 드려봤는데 (1월무렵) 3개월전부터 스케쥴 체크가 가능하다고 하여 달력에 표시해두고 전화할 날만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일단 원하는 날짜에는 가능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하여 둘러보고 이야기하자고 했다. 가구박물관, 정말 잠시 들렀던 곳이지만 돌잔치를 안하더라도 언젠가 꼭 날잡아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었다. 아늑하고 아름다운 한옥과 내부. 그러나 예산이 맞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두번째 초이스는 근처의 삼청각이었는데, 소규모가 가능한 동백헌은 이미 예약이 되어 있어 취한당에서 가능하였기에 예약을 진행했다. 주변 말이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미리 예약해야 한다고 하여 3개월 전에 예약을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돌잔치 1달전쯤 취한당보다 아주 약간 인기가 더 좋은 동백헌이 취소되어 자리가 있다며 안내 전화를 받고 동백헌으로 장소를 변경하였다. 


음식의 맛도, 친절도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는 이야기에 혹했던 것 같다. 음식의 맛이 가격에 비해 떨어진다는 후기가 간간이 있었지만, 간이 좀 약하고 건강한 맛이 났고,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우리 식구들은 모두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7시가 다 되어서야 시작했으니 스탭들이 대기를 한시간 가량 하셨음에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셨기에 부모님이 무척이나 감사해하셨다. 





삼청각은 부지가 넓고 돌아다니면서 사진 촬영이 가능했기에 멋진 사진들이 많이 나왔다. 많이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엄마는 편한 신발이 필수고 아이 컨디션도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은... 낮잠을 재우고 갔음에도 약한 체력 때문에 사진 촬영 도중에 짜증도 엄청 부리고 심지어 둘찌는 잠도 잤다. ㅠㅠ 


돌상이 제일 마음에 걸렸던 부분인데, 돌상은 외부에서 하면 반입비가 들고 지정업체에서만 해야했다. 지정업체들 모두 예쁘긴 했는데 모두 출장 돌상이라... 비쌌다... ㅠㅠ 돌상, 보통 하는 만큼 하는지 모르지만 돌상에서만큼은 조금 아끼고 싶었다. 결국에는 돌상과 포토테이블 모두 셀프로 진행하게 되었다. 




■ 사진 : 더데이어게인(김제은작가님)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나는 사진작가님을 고를 때 가장 신중했다. 첫째때 사진작가님도 너무나 만족스러웠기에 살짝 고민을 했다. 삼청각을 잘 아시는 분에게 찍고 싶었고 이번에는 둘째는 딸이니까, 여성스러운 감성을 캐치해주시는 분께 찍고 싶었다. 많은 후기들을 살피다가 찾게된 더데이어게인 스냅, 1인작가님이시고 엄마이신 여성작가님이셔서 아이들과의 교감을 하며 부드럽게 촬영하신다는 후기를 문득 읽었다. 홈페이지(http://www.thedayagain.com) 에서 사진을 확인하고 이 분에게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색감이 마음에 들고 예뻤다. 특히 갈색빛이 돌거나 회색빛이 도는 사진을 좋아하지 않기에 환하고 부드러운 빛을 담은 작가님의 사진들이 마음에 들었다. 촬영 전부터 여러가지 이야기를 전화와 문자메세지로 주고 받으며 상의를 드렸는데 - 한창 장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 마음 편할 수 있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셨다. 






돌잔치 당일, 신랑과 나는 정말 너무나 분주했다. 아이 둘의 의상을 챙기고 셀프로 진행하는 돌상과 포토테이블을 챙기고 짐을 옮기고.. 정말 죄송하게도 대기 시간도 길었고 아이들 컨디션도 좋지 않았음에도 인내심을 갖고 촬영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촬영에는 두분이 오셨었는데 김제은작가님이 메인이시고 다른 한 분은 도와주시는 분 같았다. (추측) 


보정작업을 혼자 하시기 때문에 받을 때까지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점이 기다리는 동안 나를 애닳게 했지만 기다림은 의미가 있었다. 3개월만에 받은 멋진 사진에 감사할 수 밖에 없었다. 사진은 예상대로 부드럽고 정적이며 색감이 아름다웠지만 생각지도 못한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인 느낌도 있어 오히려 좋았다. 아빠에겐 쬐끔 서운할지 모르겠지만, 작가님이 엄마셔서 그런지 엄마와 아가의 교감을 많이 캐치해주셨다. 사진을 받아보니 그 즐거웠던 오후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 의상 : 늘솜한복


한복이 예뻐야 사진이 잘나오므로 한복에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했던 첫째때 스냅사진작가님 말씀이 생각났다. 첫째때 입었던 연*한복은 한복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직접 피팅이 가능하지 않기에 직접 치수를 집에서 우리끼리 재어가며 약간은 애먹은 기억이 나서 직접 피팅이 가능한 한복집을 고르기로 했다. 몇몇의 후보들을 보고 있던 와중에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늘솜한복을 보게 되었다. 특별히 딸에게는 파스텔톤보다는 전통적인, 쨍한 노란 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입히는게 꿈이었기에 세련되고도 전통적인 한복을 선보인 늘솜한복에 마음이 끌렸다. 마곡에 있는 한복집에서 피팅도 가능했다. 피팅을 하면서 우리 가족 네명이 입어야 하는 잘 어울리는 색들을 추천 받았다. (피팅기 : http://pandamiwoo.tistory.com/320) 사실 내가 입었던 한복색은 내가 평소에는 잘 안고르는 색상이었는데 추천을 받고 피팅을 해보니 정말 잘 어울렸다. 서로서로 잘 어울리는 색의 한복을 혼자 찾으려면 고군분투힘들었을텐데 실장님 추천 덕분에 가족 모두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색의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특별히 엄마의 반지, 귀걸이, 비녀도 두개, 꽃신, 아가들 꽃신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장신구를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돌잔치 전에 택배로 한복을 받아보고 무척이나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한복은 대여한 만큼 모든 가족들이 예쁘게 잘 입고 깨끗하게 잘 돌려보내는 것까지가 끝이었다. 예쁜 한복 대여 업체 덕분에 다음에 또 한복입을 기회가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 돌상 : 안나앤파티 / 포토테이블 : 화조 / 대두스탠딩 : 디자인하는맘(달님맘)


여러 부분에서 이미 예산을 초과하고 있었기에 돌상은 간소하면서도 예쁘게 꾸며줄수는 없을까, 생각해보다가 결국 엄마가 차리면 반입비가 없다는 말에 직접 차려야겠다며 덜컥 돌상을 대여를 했다. 상담해주시는 분이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았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상보색 등을 다 척척 바꿔주셨다. 아... 그런데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왔다. 바로 화병, 유기그릇 등 무거운 물건이 많다는 것이었다. 큰 박스가 두개였나... 그런데 더 문제는 돌상만 챙겨가면 되는게 아니었다. 대여한 한복도 한짐이고 대여한 포토테이블은 박스 하나에 또 큰 테이블까지 있었다. ㅠㅠ 이런 점을 간과하여 결국 그 더운 날 신랑을 엄청 엄청 고생시키게 되었고 나중엔 제부와 친정아빠까지 나서서 짐을 들고 나르고... ㅠㅠ (주차를 하면 동백헌까지 돌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ㅠㅠ)  다들 땀을 뻘뻘흘리며 돌상을 날랐던 기억이... (죄송해요) 그리고 사진촬영을 하다보니 절대 절대 절대 혼자서 돌상을 차릴 시간이 나질 않았다. 동생부부가 없었다면 아마 없는 시간에 쫓겨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냐며 바닥에 앉아 울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우여곡절끝에 동생 부부의 도움으로 돌상을 차릴 수 있었고, 차려놓은 돌상은 아주 예뻤다. 그리고 이 날 대여상품으로 고생한 이야기는 두고두고 재미난 이야기거리가 되었다는... ^^;; 




포토테이블은 따로 테이블을 삼청각에서 제공하질 않아 테이블까지 대여를 했다. 포토테이블을 선택할 때에 관건은 "야외에 잘 어울리는 포토테이블과 소품"을 찾는 것이었다. 화조의 셀프포토테이블은 검색끝에 찾은 가장 내 취향저격 테이블세트였다. 웨딩포토테이블로 이용되는 물품의 느낌이 강했기에 대여소품 외에도 대두스탠딩을 함께 세웠더니 아기자기하고 아기용 포토테이블같은 느낌이 났다. 대두스탠딩, 그 때 만들어 지금까지도 우리집 선반 한켠에서 이쁨을 많이 받고 있다. 막판에 생각난 대두 스탠딩이었기에 아주 촉박하게 부탁을 드렸는데 빠른 작업으로 예쁜 대두스탠딩을 받아보아 감사했다. 예상했던대로 포토테이블은 동백헌에 잘 어우러졌고 대두스탠딩은 포토테이블에 원래 있는 것처럼 잘 어울렸다. 




대여용품이 많기 때문에 대여용품을 사용하면서 조심스러웠고 걱정스러웠다. 블로그를 오가며 얻은 팁은 받자마자 사진을 찍고 물건을 모두 확인하는 것이다. 받은 물건에 하자가 있다면 - 그러면 안되겠지만 혹시라도 - 나중에 어떠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기에 - 생기면 안되겠지만 - 조금 수고스럽지만 받자마자 확인해두고 사진을 찍어두면 좋다. 대여상품은 아직까지도 비포에프터 사진이 남아있다. 



분주하고 힘들고 쉽지 않은 돌잔치,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 대여한 소품들을 다음날 모두 정리해서 반납해야 하므로 엄마의 일은 돌잔치가 끝났다고 끝난게 아니다 - 하나부터 열까지 공을 들였기에 더 즐거웠고 행복했고 기억하고 싶은 추억으로 남았다. 이젠 정말정말 정!!!!말!!! 돌끝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