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3 위로

lifewithJ.S 2014. 7. 7. 13:31



줄줄이 비엔나로 지원한 병원들 떨어지고. 


1차로, 남편이 나의 큰 위로. 나쁜 결과 확인 후 기운이 턱 빠지고 눈물이 찔끔 나기 시작하면 남편 얼굴이 저절로 떠오른다. 우리집 남자의 목소리는 마력이 있다. 듣기만 하면 눈물은 쏙들어가고 기운이 난다. 




아산 서류 탈락 확인 후 바로 우리 남자와 통화를 했더랬다. 속상해서 울렁증까지 생겼었는데 남편 덕분이 가라앉았다.




의외로 고대가 서류에서 떨어졌을 때에는 수술실 실습 중이었었다. 수술실 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아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소리내어 통화도 못하고 소리 죽여 카톡을 했더랬다. 남편의 "괜찮아" 는 늘 내가 일어서게 해주는 힘이 있다. 




2차로, 공동체의 위로.

고대 떨어진 날, 우리 가교의 현이를 만났었다. 무기력하게 어디서 또 찔찔 짜고 있었어야 맞는데 현이와의 만남은 원래 내 패턴을 깨줬다. 둘이 만나 실컷 힘들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빙수 먹고. 50살이 되어 우리 이날의 힘들었던 일들을 허심탄회하게 웃으며 얘기하자며 힘든 마음을 웃어 넘겼다. 



오랜만에 가교를 마치고 우리 일행이 집에 걸어오다가 마침 가교 동생 동이 나한테 넘겨준 책! 책 선전을 듣고 내 생각이 났다며 넘겨준 의외의 선물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독서감상문 반드시 써서 올릴께 동, 고마워! 


참 신기하다. 

예전엔 혼자 다 감당하려고 애썼다. 

요새는 쓰러질 듯 하면 받쳐주는 사람들이 늘 있다. 

우리집 남자부터, 시작해서 나누면 가벼워진다는 말을 실감하게 해주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길을 믿으며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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