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임신 24주차, 얻는 것과 잃는 것의 균형

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2015. 1. 19. 14:12



콩알이를 만난 것은 내 인생에 있어 남편을 만나 결혼한 이후, 가장 행복한 일 중 하나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결혼 이후 7개월? 거의 7개월 만에 생긴 우리 아가였기 때문에 정말정말 간절하게 기다리다 생긴 아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걸려 찾아온 아가 소식에 우리집 남자나 나나 정말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병원 신생아 실 및 NICU에서 실습을 하며 아가를 기다렸던 나의 마음이 하나님께 닿았는지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여름 선택실습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아가를 데려다 주셨다. 



우리 예쁜 콩알이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24주가 지나고 있다. 시시 때때로 콩알이에게 말을 거는 엄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콩알이는 어느덧 뱃속에서 꿈틀꿈틀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엄마가 잠을 못잘 정도로 뱃속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 


 그리고 훌쩍훌쩍 커가는 우리 콩알이 덕분에 엄마 몸은 점점 S 자 몸매에서 (정말 S자였어?) 이제는 누가봐도 임신했구나 싶을 정도로 D 자 몸매가 되어가고 있다. 친구중 맑음이가 그러더라, 임신한 여성의 D자형 몸매가 가장 아름답다고. 그러나 점점 붓기가 올라오고 살도 찌고 배는 나오고, 임신한 여성은 그야말로 진짜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한가지, 점점 더 내 속에서 여러가지 마음들이 계속 싸움을 하는 이유는 커리어를 포기한다는 속상함보다 더 큰 '여성성의 상실' 인 것 같다.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뭇남성들을 울리고 우리집 남자의 사랑을 받는 한명의 여성이었다면, 지금은 아가를 위해, 우리 콩알이를 위해 커리어포기는 물론 피부보습 포기, 몸매포기, 화장포기, 예쁜 머리포기한 편한 레깅스에 운동화, 커다란 속옷만 입는 예비엄마가 되었다는 것이다.백화점에 가거나 옷을 입어볼만한 곳에 가도 퉁퉁한 모습의 나와 예쁜 옷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에이, 남편옷 사야지' 라는 말 뒤로 숨게 된다. 하지도 않던 걱정, '저 옷이 맞을까?' 만이 머릿속에 가득. 


엄마가 되기 위하여 당연히 거쳐야 하며 인내해야하는 과정이라지만, 임신한 여성도 엄연히 '여자' 인데 .. 스스로 아름답지 못하다는 생각과 매력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하다는 엄마인데 말이지. 


임신 9개월 동안, 이 과정에서 사랑하는 아가를 얻은 기쁨과 그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잃은 것에 대한 상실감이 균형을 잡지 못한다면 오만가지 울적한 생각에 빠져드는 외로운 싸움일 수도 있고, 균형이 잘 이루어진다면 아가를 만날 준비를 하고 지지를 받는 행복한 과정일 수도 있다. 호르몬으로 mood swing이 많은 심한 임신한 여성은 더더욱 주변 사람들에게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받아야 이 시간에 행복한 에너지만을 아가에게 전달하며 지낼 수 있다. 여러가지로 상실감이 많을 수밖에 없는 그 빈 마음을 채워줄 다른 노력과 다른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 


나는 과연 우리 콩알이에게 좋은 에너지만 주고 있을까?

문득문득 상실감에만 파묻혀 있는 아주 짧은 시간들에 콩알이에게 전달되었을 엄마의 슬픔이 너무나 미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