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호주브리즈번일기

[2011.02] 잡헌팅 끝에 다시 차일드케어센터로 -

lifewithJ.S 2016. 9. 12. 07:37





맹장 수술한 것도 이제 다 나은 것 같고, 일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다시 잡헌팅 전선에 뛰어들었다. 사실 잡헌팅이라고 해봤자 여기저기 이메일 보내고 이력서 뿌리고 다니는 것 밖엔 없지만. ㅎ_ㅎ 

일단~은!!! 썬브리즈번 (www.sunbrisbane.com) 에서 한국인 잡을 알아보기로 했다. 
사실 차일드 케어 센터로 다시 돌아갈까 했는데 다른 것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어떻게 보면 나의 로망이었던? 앞치마를 두르고 스시샵에서 그 특유의 한국인 톤으로 "Hello, How are you"를 외쳐보고 싶어서 스시샵에 지원을 했다. 그리고 이력서를 돌리다가 한 음료수 가게에도 이력서를 넣고 이메일로도 여기저기 넣어봤다. 희한한게 호주 처음 와서는 정말 단 한!!!!! 곳!!!!!! 에서도 연락이 안오더마... 
이제는 넣으면 넣는대로! 다 연락이 오는 것이 아닌가.. 

이게 경험의 힘인가, 호주 브리즈번에 그래도 짬밥이 있다고 해서 뽑아주는 건가.. 
아무튼 그리그리하여 결국 트레이닝을 시작한 곳은 시티의 한 스시샵. 나는 캐셔였다. 
주문받고, 돈받고, 주방에 주문 넣고 음식 대령이오! 하는 캐셔다.
그러나 하루하고 -_- 그만 둠. 하루 트레이닝을 해봤는데... 

일단은 내가 셈이 느리다는 것이 가장 부담스러운 이유중 하나였으니, 
언어능력에는 그런대로 자신이 있어도 수리능력에는 너무나도 딸리는 계산 능력을 보여주는 나의 머리가 그 바쁘고 바빠서 정신이 한개도 없는 점심시간에 손님을 받아 돈을 계산하는 그 일을! 머릿속으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큰 하나의 이유요, (아마 첫날 트레이닝 할 때에도 잘못 계산한 것이 한두개 있었을 지도 모른다. 죄송합니다.....) 또 그 짠 시급을 받으면서 할만한 일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 것이 두번째 이유였다. 한국인 사장님들 너무해요! 그렇게 힘든 일을 그 정말 말도 안되는 시급을 주어가며 시키다니.... =_= 워홀러들은 영어를 잘 못해도 오지잡에 도전하는 게 .... 좋지 않을까 늘 생각함 -_- 
세번째 이유는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인들끼리는 희한하게 텃세? 같은 것이 있다. 친구들도 세차장에서 일할 때 그놈의 텃세 때문에 고생좀 많이 했는데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인데 그 일을 잘 가르쳐주기 보다는 마치 먼저 들어와서 알고 있다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큰 힘인양 눈을 흘기며 가르쳐주는 것은 ... 그 돈 받으면서 절대 하기 싫은 일 중 하나였기 때문 =_=
 
그만두고 다음으로 선택한 곳은 한 음료수 집이었는데.. 음... 거기는 더 짠 시급. 고민 끝에 패수... 

결국! =_= 
내가 돌아갈 곳은 차일드케어 센터밖에 없구나 라며 나리에게 연락오자 그냥 승락해버렸다. 
그래서 다시 패딩턴으로 돌아갔다. 사실 다 아는 일이고 예전에 하던 일인지라 트레이닝 이런 거 필요없고 자신감도 있었지만 '다른 일을 해볼 수 없다'는 실망감을 약간 갖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일단 들어섰더니 1층에 의외로 새로온 스탭들이 많이 있더군. 
그 중 "Nai"라는 인도계 스탭이 Nursery에서 아기에게 마침 모닝티를 먹이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Nai가 대뜸





"Can you feed him for me?" 하길래 알았다며 약간은 멋쩍게 Nursery 룸에 들어섰다.






아기의 이름은 루이, 루이스를 줄여 부르는 이름. 
Nai 는 친절하게 루이가 세쌍둥이 중 한명이라며 저~쪽에 있는 
다른 아기를 가리키며 저 아이도 요녀석이랑 쌍둥이라고 했다. 
루이는 모닝티를 먹다 말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나도 약간은 어색해져서 
아주 잠시, 1초? 2초? 가량 한손에 Nai에게서 받아든 모닝티 그릇을 

들고 서 있었는데 요녀석이 정말 .. !!!






너무나도 환하게 빵긋! 웃는게 아닌가! 

남들이 들으면 아기가 웃는게 머 대수냐고 했겠지만 나에게는 "아, 집에 왔다" 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포근하고 천사같은 웃음이었다. 장난꾸러기, 성격이 유순하고 잘 웃는 루이에게 모닝티를 먹이면서 마음속으로는 "ㅠ_ㅠ 아~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구나" 몇번이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