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1 일하는 엄마, 멈춰있는 사람

lifewithJ.S 2018. 5. 11. 11:56

나의 호칭에 "엄마" 라는 말이 하나 더 추가되기 시작한 날부터 고민했던 문제, 일하는 엄마가 될 것인가 였다.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작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벌써 맡겼다고 이야기하면 주변 많은 사람들이 "쯧쯧, 아이가 그렇게 어린데 왜 벌써..." 라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제가 일을 해야해서요" 였다. 사실, 그 말에는 모순이 있다. "해야해서" 는 아니다. 지금 우리집남자1이 우리 네식구 함께 사는데에 큰 모자람이나 불편함 없이 벌어오고 있는데, 내가 꼭! 이 순간에 일을 "해야" 하느냐, 사실 그건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멈춰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세상은 변해가고, 내가 키우는 아이들은 커가고, 모든것이 움직이고 있는데 왠지 집에서 있는 나는 매일매일이 똑같이 멈춰있는 사람이 된 느낌. 요 일년간 그런 감정과 싸우느냐 많이 상해서인지 더 "일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그 강한 마음만 남아버렸다. 


8년만에 전에 일하던 곳을 다시 찾았다. 

파트타이머를 구한다는 말에 금방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았다. 그렇게라도 해야 왠지 나도 세상에 나가 굴러간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에게 기름칠을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는 막상 나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을 보니 .. 멈춰있던 나 덕분에 아이들이 밝고 맑게 컸구나 싶어 또 마음이 짠해오기도 했다. 참 내마음 하나조차 갈피를 잡기 어려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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