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우여곡절끝에 마친 돌잔치, 이제 한살이에요.

두 아이의 엄마/가을가을

2018. 6. 4. 12:18

돌잔치가 바로 다음날로 다가왔는데 주원이가 열이 펄펄난다. 제발 밤새 낫고 돌잔치때는 무사히 잘 보낼수 있기를 기도하며 밤을 새우다시피 간호를 하였건만 아침까지도 열이 39도가 넘는다. 당일이라 취소도 미룰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아침부터 병원엘 갔더니 주사 한대 맞자고 하신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을이가 안쓰럽기도 해서 (주원이 생일엔 가을이가 입원하더니.. 너네 남매는 정말 ㅎㅎ) 컨디션 회복되기를 기도했는데 주원이가 4시간을 내리 자면서 땀을 엄청나게 흘렸다. 그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열은 훅, 떨어져버렸다. 


어색한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고 - 늘 하기전에는 정말 받고 싶다가 받고 나서 어색한 나의 모습을 보면 내가 그냥 할걸 그랬나 싶더라 - 네식구는 돌잔치 장소로 이동했다. 생일파티를 한다고 하자 멋모르고 엄청 좋아하던 주원이, 결국 이날의 고됨은 카봇시계로 댓가를 치뤄야 했지만. 이동하여 보니 우리가 돌잔치를 하기로 한 이십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동백헌은 정말 구석탱이에... 돌계단을 내려가야 하는... 왜 돌상 및 포토테이블을 다 셀프로 한다고 한건지, 신랑에게 너무나도 죄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6월초 답지 않게 무더운 날에 우리집남자1은 끙끙거리며 무거운 짐들을 다 동백헌으로 날라주었다. 미안해요 ㅠㅠ (여기서 후회 10번) 


후딱 먼저 포토테이블을 바깥에 차리고 나니 약간 기분이 좋아졌다. 완벽한 테이블은 아니지만, 내가 혼자 한 것 치고 이정도면 근사해! 대두스탠딩도 아주 마음에 들어! 


나에겐 사진 찍는 여유라곤 눈꼽만큼도 없어서 부랴부랴 동생이 찍어준 사진을 겨우 건졌다..


아이들과 우리가 옷 갈아입는데 30분.. 주원이, 가을이는 안입겠다고 난리, 잠을 제대로 못잔 우리도 너무나 피곤. 사진 찍기도 전에 지쳤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기다려주신 작가님들께 또 죄송죄송 (여기서 후회 20번) 


그래도 막상 사진을 찍기 시작하니 너무나 즐거워지는 것. 땀은 뻘뻘났지만 그래도 열심히 사진을 찍는데 주인공님이 낮잠을 제대로 못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ㅠㅠㅠㅠㅠ 결국 가을이는 그냥 재우기로 하고 주인공 없는 가족끼리 그냥 사진 찍고, 주원이도 피곤했는지 엄청난 떼를 부리고. 돌상은 손도 못대고.... 차리지도 못하고 있었더니 동생네 식구가 와서 다 차려주고 - 제부 정말 감사해요 ㅠㅠ - (여기서 후회 10번) 



가족들이 모두 모이니 왠지 화기애애해진다. 

동백헌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모일 수 있어서 좋다. 고즈넉하고 조용하다. 왜 여기로 했지 싶었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 어두워지니 더 운치가 있다. 시어머니댁 윗층 아랫층으로 사는 우리 동생네기에 서로 더 가깝게 느껴진다. 자주 봐서 그런가... 유일하게 초대된 친구 August도 잘 찾아왔다. 외국인 친구라 어색해할 줄 알았는데 다들 즐거워 하고 본인도 좋아한다. 모두다 웃고 있으니 우리도 좋다. 


자던 가을이가 일어나서 사진 좀더 찍고 아빠의 사회속에 돌잡이를 진행했다. 오히려 아마추어같이 진행한 우리집남자1의 사회는 더 의미가 있었다. 붓! 가을아, 그림을 잘 그리려고 하는건지.. 붓을 휘두르며 좋아했다. 식사도 괜찮았다. 깔끔하고 정갈한 한정식 코스였는데 아이들 둘 챙기고 손님들 떡챙겨드리느냐 눈? 코? 입? 어디로 들어갔는지 기억이 안난다. 



몇달을 애를 태우고 고민을 하고 결정을 하고 진행을 한 나의 돌잔치 프로젝트가 끝났다. 가족끼리의 작고 즐겁고 예쁜 파티가 되길 바랬는데 막산 진행하고 보니 "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프로젝트였고, 실제로 즐겁고 예쁜 파티였다. 결과는 아주 만족! 그러나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할 것이다. 우리집남자1과 우스갯소리로 셋째는 절대 없다고 ^^^^^^^



큰 웃음을 주고 식구들을 모이게 해주고 행복을 준 우리 가을아, 

세상에 태어나 첫번째 생일을 잘 치루었구나. 더욱 건강하고 멋진 가을이로 자라렴!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