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사와 인테리어

#4 계약서를 쓰고 마감재를 골랐다.

lifewithJ.S 2021. 7. 29. 15:34

실장님과의 세번째 만남, 

주원이 아빠가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중랑구로 출발했다. 

중랑구가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닌데, 퇴근시간에는 꽤 막히는 길인지라 늘 도착하면 40분 이상이 걸린다. 지난번에도 8시 넘어 도착하는 바람에 거의 10시까지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이번에도 도착하니 8시 반이 다되어가더라. 느긋하게 갈만도 한데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서인지 차 막히는게 늘 갑갑하고 마음이 서둘러졌다. 좋은 업체를 고른다고 고른거지만 이래서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서 업체를 고르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이번 만남의 가장 큰 일은 계약서를 쓰는 것이었다. 

이 업체는 계약금 10% / 선금 40% / 중도금 40% / 잔금 10% 가 상당히 많은 인테리어 턴키 업체들 역시 이런식의 지불 방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마감을 엉망진창으로 하고 도망가는 업체가 꽤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열심히 가서 체크를 해야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책임감 있게 끝까지 자기집처럼 완성해주는 좋은 업체를 골라야 하는게 맞는 것 같다. 계약서를 모두 쓰고 났더니 정말 공사를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해서 이야기 하는 나의 이야기들이 지루하게 들리실만도 한데

실장님은 또 새로운 이야기처럼 열심히 들어주셨다. 계속 계속 이야기해야

내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실장님이 구현해낼수 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자꾸만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 

 

내 컨셉은 쉼이 있는 집. 요새 유행하는 미니멀리즘 이런거는 사실 할 자신 없다. 

모델하우스 같은 미니멀 이런데서 살다가는 내가 미쳐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깔끔하고 편안하고 아, 집이어서 좋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곳. 

좀 널부러져도 되는 곳. 좀 흐트러져도 되는 곳. 그런 곳이었음 좋겠다. 

 

그런 생각을 전달하면서 가구의 위치나 중문, 가벽들을 

생각해보면서 미리 스케치를 해서 갔는데 실장님이랑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떤 것은 되고 또 어떤 것은 안되는 것들도 있었다. 

머리를 열심히 짜서 계획해뒀는데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약간은 

서운한 기분도 들었지만, 또 그걸 최대한 보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봐야했다. 

 

시간은 이미 9시 반이 지났는데, 

실장님은 마감재를 골라보자고 했다. 대강이라도 컨셉을 잡아놔야 하니 

골라놓자고, 저야 괜찮은데 너무 늦은시간이라 괜찮으신지요 ^^;; 

쿨하게 괜찮다고 하셔서 마감재를 늦은시간이어서 오히려 

감성이 충만할 때에 느낌가는 대로 골라봤다. 

가장 큰 그림인 바닥을 골라야 했는데 나는 샘플을 보고는 마치 첫눈에

반하듯 혹은 첫눈에 홀리듯 그렇게 구정마루 스테디 오크를 골랐다. 

스테디오크는 밀키하면서도 부드러운 바닥 느낌이었다. 

거기에 맞춰서 벽지를 고르고 타일을 고르고 - 

여러가지를 매치해가며 고르는 경험은 딱! 이거야! 하는 순간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할수 있었다. 마감재 고르는 것은 아마도 

인테리어를 구상하면서 가장 즐거운 경험일 것이다. 

 

마감재의 정확한 정보는 일단 나중에 다 적기로 하고 

오늘은 요정도에서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