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3.모유수유의 짐을 내려놓다

lifewithJ.S 2015. 6. 29. 20:33



사회전반적으로 점점 모유수유가 아가에게 얼마나 좋은지 강조되면서 병원이든 조리원이든 모유수유를 엄청 시켜댄다. 내가 출산한 아산병원도 모유수유 권장 병원이다. 나도 역시 열심히 땀뻘뻘 흘려가며 모유수유를 배우고 해본답시고 밤잠 설치고 했다. 조리원에 와서도 한 시간은 기본 아주 사투 아닌 사투를 벌였으나 결과는 쪼꼬미의 황달너무 작게 나와 우는 힘도 없는 아가인데 젖을 빨수가 있겠느냐고!!! 근데 초보 엄마는 얘가 빠는지 안빠는지도 모르고 계속 신나게 모유수유를 시도했고 결국 ㅠㅠㅠ 황달치료를 받게 되었다. 거기에 플러스 모유 분유 혼합수유에 젖병수유. 모유는 유축하여 주기로 결정. 


그런데........................ 

모유를 제대로 주지 못하는 엄마는 왠지 스스로가 죄인같다. 내 잘못도 아닌데 아가한테 미안하다. 모두들 모유수유한다고 끙끙매는수유실에서 젖병을 아가 입에 꽂고 있기 민망스럽다. 결국 도망치듯 방으로 데리고 올라가 눈물을 뚝뚝 흘려가며 젖병 수유를 했다. 모유수유의 짐은 조리원에 있는 한주동안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왜 너는 모유를 주려고 노력하지 않느냐" 와 같은 눈빛을 받는 것 같은 느낌에 같지도 않은 자격지심으로 괴로워했다. 


마음의 짐을 어느정도 내려놓는 데에는 일주일 가량이 걸렸다. 엄마와 아가에게는 다 똑같은 잣대로 들이댈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엄마 모유가 안나올 수도 있고 아가가 못 빨 수도 있고. 그럼에도 아가에게 최고의 것을 주지 못해, 모유수유를 하지 않아 죄인처럼 무거운 마음을 갖고 지내야 했던 조리원에서의 일주일이 너무나 힘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