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밖 여행

[강원도 2020. 7] 양양쏠비치, 알로하웨이브, 영광정 메밀국수

lifewithJ.S 2020. 8. 31. 13:54

강릉에서 하루, 양양으로 올라왔다. 

씨마크에서의 감흥이 채 사라지기 전에 쏠비치로 옮겨야 해서 아쉬웠지만, 쏠비치에 도착하고 보니 그런 마음도 싹 사라졌다. 씨마크는 새로지은 건물에 깔끔함이 눈에 띄였다면 쏠비치는 리조트의 장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었다. 마치 하나의 마을과도 같은 쏠비치, 부세나 테라스와 비슷한 색채때문인지 오키나와의 기억이 떠올라 더 기분이 좋았다.

누구나 다 찍어야 한다는 포토스팟에서, 새벽에 나와 사진도 찍어보고   

 

 

아이들은 쏠비치를 둘러보다가 바다에 제대로 매혹된 것 같다. 씨마크보다 조금더 바다가 가까운 느낌. 더 내려가기도 편하고 더 놀기 좋게 되어있다. 강릉 씨마크 바다는 가파른 길을 내려가 좁은 해안가가 펼쳐져 있어 한참을 이동하여 모래놀이를 했는데 양양 쏠비치에서는 내려가자마자 아이들은 아무데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양양 쏠비치는 파라솔과 비치체어를 대여하고 있었는데 무려 7만원;;; 물론 하루종일 7만원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아이들이 하루종일 바닷가에서 놀까 싶어서 첫날에는 (오후에 도착하기도 했고) 파라솔을 대여하지 않았다. 파라솔을 대여하지 않고 우리가 갖고 있는 돗자리를 깔겠다고 하니 쏠비치 직원들이 쩌~~~~기 저쪽에 선 넘어 퍼블릭 존에다가 돗자리를 펴라고 했다. 음....? 거기까지 언제 걸어가? 한참을 걸어 퍼블릭 존으로 가서 돗자리를 폈다. 

 

자연은 우리 모두에게, 부자던 가난하던, 어리던 나이들었던 공평하지만 그 자연에 쏠비치가 불공평함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 조금 불편했다. 그래도 규칙이 그렇다니 지켜야지 싶어 퍼블릭 존에서 놀고, 다음날 어디 두고보자 하루종일 바다에서 논다 생각하며 파라솔을 빌렸다. 한두시간으로 파라솔 대여비를 날릴까봐 걱정했는데 의외로 우리 아이들은 하루 왠종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점심은 간식으로 때우고 바닷가에서 놀았다 - 덕분에 지금은 얼굴이 시커매졌다. 

 

 

대부분의 시간을 양양 쏠비치 해변가에서 보낸 까닭에 다른 곳을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 그나마 해변을 돌아다니면서 그네를 한번 씩 타보거나 가까운 낙산사에 다녀온 것이 전부였다. 아이들은 그네를 타도 낙산사에 가도 참으로 즐거워했다. 

 

 

식사중에 인상적이었던 식당, 영광정 메밀막국수다. 

근처의 실로암 메밀막국수 가게도 지난번에 갔었지만 실로암보다 영광정이 더 마음에 들었다. 아마도 아기들용 공기밥이 있다는 것과 - 실로암에서는 아이들이 보쌈고기만 먹어야 했다 ㅠㅠ - 감자전이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깔끔한 외관의 실로암 메밀막국수와는 달리 영광정은 정겨운 외관이다. 안쪽은 그래도 깔끔했다.

일단 감자전, 겉바속촉 정말 맛있었고 보쌈도 맛있었다. 입짧기로 유명한 우리집 남자2호 주원이도 사로잡은 보쌈이었다. 가을이는 감자전을 엄청 좋아했다. 반이상은 가을이가 먹었던 듯. 메밀막국수는 사실, 내 입에 그렇게 잘 맞는 메뉴는 아닌 것 같다. 실로암에서도 그냥 이런 맛이구나 했었지만 영광정에서도 사실... 그래도, 나중에 양양에 가면 이집은 꼭 다시 갈 것이다. 

 

 

맛보다는 분위기, 양양 근처에 있는 알로하 웨이브에도 다녀왔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갔음에도 사람이 정말 미어터지게 많았다. 여기는 맛보다는 분위기 맛집이다. 마치 하와이에 와있는 듯한 분위기의 가게이고 바다를 바라보게 되어 있는 야외자리도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끊임없이 나오던 힙합 음악은 우리 가을이가 가장 맘에 들어했다. 

 

여행 계획을 세워두고 2주 전부터 일기예보에 비비비가 떠 있어 상당히 슬펐었는데 막상 여행 당일이 오자 날이 언제 그랬냐는 듯 개어 우리가 있는 3일 동안 단 한번도 비가 오지 않았다. 신기했던 것은 우리가 집으로 돌아온 다음, 그 주말 부터 장마가 보란듯이 시작되어 오랜 비가 계속되었었다는 것. 날씨도 도운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인가보다. 

 

코로나 기간 동안의 여행인지라 - 물론 7월에는 거의 확진자 수가 늘고 있지 않았지만 - 조심스럽고 길다면 길, 짧다면 짧을 여행이었지만 아이들은 1분 1초를 즐겼다. 언제 또 이렇게 갈 수 있을까, 지금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바닷가를 다시 방문할 기회를 기다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