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편입일기

* 편입의 추억 - 서른 넘어 편입한 노땅 편입생으로서...

lifewithJ.S 2015. 10. 30. 11:54

 

 

른두살에 대학편입으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노땅 편입생으로서... 

 

 

이 글을 써두고자 함은 물론 지금 편입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는 많은 서른이 넘은 노땅들 뿐만 아니라 나자신을 위로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한학기를 지내고 지금 두번째 학기를 지내고 있는 서른 두살 편입생 나는, 진정한 슬럼프에 빠져들었고 몇번을 후회하기도 하고 몇번을 지금이라도 그만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누구나 다 자신만의 사정과 이야기들로 늦은 나이에 편입을 결심하게 되었겠지만 사실 결심 뒤가 더 힘들다. 결심을 지켜나간다는 것이 몇배는 더 힘들다. 아마도 지금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은 '결정' 이 가장 힘들 것이며 '편입시험' 이 가장 걱정되는 것이겠지만 내가 겪어보니 아니다. 내가 처음 가졌던 마음을 지켜나간다는 것, 그리고 그 결심대로 살아 간다는 것이 시험때보다도, 결정자체보다도 더 힘들다는 것을 요즘 새삼 느끼고 있다. 과감한 결심을 내릴 때에는 많은 질문들을 주위에서 받게 된다. '잘 생각해 본거냐',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느냐', '돈은 어떻게 할거냐' 등등등. 나도 안받았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난 그러한 의심어린 눈빛보다는 등을 떠밀어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들어가서 어려움 정도는 내가 극복하는 데에 무리가 없겠거니 싶었었다. 그러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평탄하지가 않다. 첫학기에 장학금도 타고 나름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두번째 학기인 지금, 나는 그 어떤 때 보다도 학교에 들어온 것을 후회했던 순간을 맞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같은 위기에 봉착하게 될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경제력이라는 녀석은 그 어떤 것보다도 나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느끼게 만든다. 까짓껏, 최대한 벌어서 생활하지 뭐, 라고 마음먹고 들어왔지만 학교 공부 따라가기도 어려운 판에 그나마 정말 내 사정을 많이 봐주시는 과외 어머니 덕분에 과외 하나 지탱해 가고 있을 뿐,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 그놈의 경제력이라는 놈때문에 나는 큰 기회를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잃은 나로서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하고 발달과업에 맞지 않게 지금, 이 나이에, 이제와서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 내가 얼마나 싫었는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괜찮은 직위와 직장을 그만두고 학업에 들어서서 학생의 신분으로 살아간다는 것, 누가 들으면 참 팔자좋다 하겠지만 이렇게 무력함을 느낄 때면 언제든 그만하자며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쉽지가 않다. 들어와서는 더 쉽지 않다. 유혹이 더욱 많고 흔들림이 더욱 많다.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각오하라는 이야기다. 당신에게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 하는 이야기다. 큰 결심이었던 만큼, 주변의 반대가 있었던 만큼, 잘해내겠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어깨를 으쓱했던 만큼, 나에게 주어진 기회인 만큼.... 학교를 무사히 마쳐 누구보다도 빛나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나에게, 그리고 모든 나이 많은 편입한 이들에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