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81

[952/167] 나도 쫌!! - 상호작용이 늘어간다

가을이가 커감에 따라 아이들끼리의 상호작용이 늘어간다. 처음에는 그냥 인형보듯 가을이를 보던 주원이는 이제 약간의 위협감을 느끼는 것 같고 ㅎㅎ 가을이는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음주면 다시 한번 이사, 아이들은 너무나 예쁘게 자라고 있는데, 마음은 싱숭생숭하다. 이사를 모두 마치고 나서야 뭔가 정리가 될 것 같다.

[942/157] 첫번째 이사 이후 -

시월 말, 우리는 첫번째 이사를 했다. 첫번째 이사라고 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는 두번의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 날짜가 잘 맞지 않아 이렇게 이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사날짜가 잘 안맞는 경우 시댁에서 지내거나 친정에서 지내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이라면 호텔을 잡거나 한다는데 우리는 운이 좋게도 비어있는 집에 머무를 수 있었다. 이사하던 날, 가을 찬바람을 맞으며 친정부모님과 아이들이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서인지 아이들은 다음날 보란듯이 콧물이 났다. 두녀석 모두. 이사오자마자 동네 소아과에 눈도장을 찍었다. 순둥이 우리 둘째 가을이는 너무나 순하게 잘 있고 별 문제가 없어 생각없이 콧물만 이야기하러 소아과에 갔더니 중이염이란다. 아... ㅠㅠ 생각지도 못했다. 어딘가가 아프면 겉으로..

[924/139] 미운 세살, 예쁜 세살

육아서나 육아지침등을 참고하다 보면 육아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그리고 그런 지침들은 왠지 '내가 잘 하고 있는게 맞나'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나쁜 엄마인가' 하는 자괴감에 들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나라는 엄마는 본인이 자괴감에 빠지지 않기 위해 - 본인이 살기위해 - 언제부턴가 남의 말을 참고하기 보다는 자기 고집대로 육아를 하기 시작했다. 둘째를 낳으면서는 더더욱. 첫째때는 벌벌 떨던 것들도 '에이, 이정도는 괜찮아' 라며 지나치는 경우가 참 많아졌다. 어휴... 나라는 엄마, 정말 간이 많이 커졌다. 요즘 내가 가장 힘든 부분은 세살 아이의 훈육이다. 주원이는 늘 또래아이들보다 느린 편이다. 특히 언어에 있어서, 알아듣는 언어보다 발화는 많이 늦은 편이다. 아..

[914/129] 콩알이와 가을이 -

한동안 블로그를 할 시간, 정신, 체력 모든 것이 따라주질 않아 블로그를 손 놓고 있었다. 두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는 무조건 자야 체력이 보충이 되었고 정신적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사람들이 '백일의 기적' 이라고 하는 말을 첫 아이때는 느끼지 못했다. 첫째때는 아이의 아이가 울면 뛰어가고 재우기 위해 하루종일 안고 있었어서 였는지 백일에 왜 기적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 아마 한가지, 통잠에 있어서는 기적을 느꼈었는지도. 가을이를 키우면서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백일이 지나고 나니 정말 기적처럼 그런 마음이 많이 사그라들었다. 물론 신체적으로는 여전히 힘들다. 먹성 좋은 우리 둘째 아가씨는 아직도 밤에 밥을 찾으신다. 7킬로가 어느새 넘어 안아주는 빈도도 많이 줄어들었다. 안아주면 팔이 너..

147. 엄마도 사람인지라... [+810]

오전 11시, 주원이 얼굴에 졸음이 한가득이다. 가을이가 10시에 분유를 먹었으니 한 두어시간은 자겠구나 싶어 얼른 주원이를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가 낮잠 재우기를 시도한다. 요즘들어 특히 에너지가 많아진 주원이는 보통 낮잠 자기를 거부하지만, 이 시간쯤 되면 그나마 엄마를 따라 침대방으로 간다. 한창 재우고 있을 때, 우리 2호기 가을이의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설마... 설마... 조금만 더 자주라, 가을아. 오빠 먼저 재우고 후딱 엄마가 가볼께.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더라, 주원이 눈이 슬금슬금 감기고 있을 때 마루에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 '으아아아아아앙' ... 이제는 그냥 누워만 있을 수 없어 조용히 가만가만 일어나 마루로 2호기를 돌보러 나오면 ... 어김없이 내 뒤에서 들리는..

144. 겁많은 우리 아들, 으힝~ 무서워~ [+766]

우리 아들, 주원이는 남자아이치고 감성적이다. (내 생각에) 주변 아들 엄마들은 아들이 거칠고 몸으로 노는 걸 좋아하고 꽃은 밟길 좋아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거칠게 대한다고들 걱정하지만, 나는 그런 걱정은 사실 거의 없다. 오히려 주원이는 꽃을 좋아하고 나비를 따라다니며 노는 것을 좋아하고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 보다 앉아서 엄마랑 공룡놀이 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아빠와 꼬꼬책(공룡책) 읽는 것을 더 좋아한다. 다른 사람이 울면 따라 울고 웃으면 따라 웃는다. 아이들마다 성향이 있으니 남자아이가 거칠지 않다고 하여 걱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요런 장점을 어떻게 살려줄까 싶다. 그러나 딱 한가지 걱정되는 부분을 구지 이야기 한다면.... 겁이 상당히 많다는 것? 동물 울음 소리 흉내만 내도 무섭다는 표시를..

143. 잘 웃는 아이 [+759]

오랜만에 주원이 이모네 집에 들러 많이 큰 봄이를 보고 왔다. 이제 8,9개월 된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 조카지만 - 낯을 가리는 것도 있겠지만 - 일관된 무표정으로 맞아주는 봄이, 사실 그것 마저도 너무 귀엽긴 했다. :)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주원이는 고맘때부터 표정이 풍푸했다. 잘 웃고 잘 울고, 좋고 싫음에 대해 명확했다. '음? 얘가 좋아하는 걸까 싫어하는 걸까?' 라는 고민을 많이 안하게 해준 고마운 아가였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주원이를 임신했을 때, 다른 어떤 것보다 나는 아이가 태어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즐거워 하고 함께 슬퍼할줄 알았으면 했다. 그런 공감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길 기도했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아님 정말 아이들은 타고난 기질이 있는 것..

142. 두번째 생일을 축하해! [+732]

태어나 두번째로 생일을 맞는 주원이, 첫 생일 때 머가 먼지 몰랐던 그때와는 정말 엄청 다르다. 이미 생일 아침부터 자기 생일인걸 아는지 (전날부터 엄마가 내일이 니 생일이야를 천번은 이야기해준 듯)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에너자이저처럼 논다. 평소에는 일어나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생일날만큼은 다르다. 아침부터 엄청 업되어 있더라. 정말 생일인 걸 아는 걸까? 너무 업되어서 놀다가 ... 두번 뒤로 넘어가 머리를 찧고 대성통곡을 했다. 그래도 금새 좋아지는 기분, 이모가 보내준 선물 덕에 더 업됐다. 요새 빠져있는 꼬꼬 - 공룡 - 선물. 아들, 이거 이모가 보내준거야, 라고 몇번 얘기했는데 알아들었을까? 택배 아저씨가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주원이. ㅎㅎ 주원이 생일에 엄마 병원 일정이 있어 우연히, 주..

141. 이것이 재접근기? 헷갈리는 엄마 [+717]

주원이는 최근 엄마를 너무 혼란스럽게 한다. 물론 커가는 도중에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처음 엄마 노릇을 하는 나는 미숙한 대처로 일관하고만 있다. (어휴) 원래도 엄마아빠에게 늘상 앵겨붙는 스타일이 아닌 우리 아들은 늘 독립적이었다. 혼자 거실에서도 알아서 놀이감을 찾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끔 와 돌봐주실 때 엄마가 없어도 아주 잘 놀았다. 최근, 주원이는 점점 어린이가 되어가려는 건지 무엇이든 혼자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 물건은 자기가 들고 가는 것이 좋고 본인의 밥은 본인이 골라 먹고 싶어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스스로 걸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어한다. 한번은 빨래를 하다가 '주원아, 이 빨래 갖다 널어줄래?' 라고 했더니 아주 자신만만하게 (낑낑거리며) ..

140. 함께 태어난 친구들... [+700]

일주일, 이주일 차이로 태어난 아이들이 어느덧 2년 가까이가 지나 어느새 두돌 아가들이 되어간다. 우리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준 아가들, 2년을 열심히 자라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해맑은 주원이, 동기들이 한명 빼고 다 여자아이들인 덕분에 꽃밭에서 박수치고 있다. :) 세번째 생일도, 네번째 생일도 함께 축하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