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아이들과 토닥토닥

[942/157] 첫번째 이사 이후 -

lifewithJ.S 2017. 11. 7. 14:23

시월 말, 우리는 첫번째 이사를 했다. 

첫번째 이사라고 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는 두번의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 날짜가 잘 맞지 않아 이렇게 이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사날짜가 잘 안맞는 경우 시댁에서 지내거나 친정에서 지내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이라면 호텔을 잡거나 한다는데 우리는 운이 좋게도 비어있는 집에 머무를 수 있었다. 


이사하던 날, 가을 찬바람을 맞으며 친정부모님과 아이들이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서인지 아이들은 다음날 보란듯이 콧물이 났다. 두녀석 모두. 이사오자마자 동네 소아과에 눈도장을 찍었다. 


순둥이 우리 둘째 가을이는 너무나 순하게 잘 있고 별 문제가 없어 생각없이 콧물만 이야기하러 소아과에 갔더니 중이염이란다. 아... ㅠㅠ 생각지도 못했다. 어딘가가 아프면 겉으로 티가 많이 났던 첫째에 비해 소리없이 앓는 둘째, 이런 아이들을 더 유심히 주의깊게 봐야하는구나 싶었다. 무심한 엄마때문에 얼마나 아팠을까, 미안해 가을아. 

그래도 이사와서 낯선 집에 낯선 동네지만 제법 잘들 적응하고 있는 듯한 우리 아이들, 전에 살던 집보다 구석지고 산에 있지만 더 밖으로 나가기 쉽고 놀이터가 가까이 있어 주원이에게는 좋은 환경임에 틀림 없다. 가을 낙엽과 모래에서 뒹굴고 그간 타보지도 못하고 창고에 박아두었던 씽씽이도 꺼내서 익숙해지기에 도전했다. 무서워만 하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좋아하더라는! 






엊그제는 묵은 숙제인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관람을 완료했다. 이거, 언제부터 가자고 이야기했던 거지? 9월 전부터 공룡을 사랑하는 주원이를 위해 한번 가자가자 하다가 9월 한달동안 박물관이 리모델링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한달을 기다렸다가... 11월인 이제서야 들르게 되었다. 집에서도 30분거리, 가까운데 이렇게 한번 찾기가 어려웠다니. 늘 가자, 가자, 말만 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31개월 주원이는 꽤 오랫동안 공룡에 빠져있다. 

공룡 노래, 장난감, 다큐멘터리, 만화 - 공룡의 모든 것을 섭렴하는 중이다. 주원이의 공룡사랑은 각별하다. 말은 잘 못하지만 공룡 이름은 다 외우고 있다. 모양을 보고 '벨로키랍토르'를 알아내는 주원이는 공룡으로 한글을 배운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그런 주원이에게 자연사 박물관 관람은 큰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방문했다. 


물론! 박물관은 참 재미있게 잘 꾸며져있었고 주원이도 엄청 흥분하여 굉장히 좋아했지만, 지금보다는 조금 더 크면 더더욱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그때까지 부디 공룡과 화석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길 바래본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영국의 자연사 박물관에도 들를 수 있기를 역시 기대해본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쑥쑥 자란다. 둘째가 자라는 것에 비해 속도가 약간 더딘 주원이를 위해 언어놀이치료를 해보려고 한다. 부디 효과가 있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