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 3

#22 폐차

어떤 물건이든, 어떤 동물이든, 어떤 사람이든 나이가 들고 많이 사용하면 언젠가는 쉬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 우리집 차는 올해로 19년을 탄 차였다. 엄마 아빠가 그 차를 처음 사셨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 전까지 타던 차가 고장이 많고 말썽이 많아 새로산 차는 참으로 반가움 그 자체였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차를 사야 하긴 하는데, 하던차에 초보운전인 우리 신랑을 위하여 아빠는 자연스럽게 그 차를 우리에게 넘겨주셨다. 그렇게 주원이를 아산병원에서 데려오던 날, 그리고 몇차례 신랑이 차를 긁어먹기도 하고, 가정교회 식구들을 태우고 여기저기 다니고, 배기량이 많아 안전성평가 시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그리고 또 가을이를 아산병원에서 데려오던 날 까지, 4,5년새의 수많은 일..

일상 2018.05.14

#21 일하는 엄마, 멈춰있는 사람

나의 호칭에 "엄마" 라는 말이 하나 더 추가되기 시작한 날부터 고민했던 문제, 일하는 엄마가 될 것인가 였다.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작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벌써 맡겼다고 이야기하면 주변 많은 사람들이 "쯧쯧, 아이가 그렇게 어린데 왜 벌써..." 라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제가 일을 해야해서요" 였다. 사실, 그 말에는 모순이 있다. "해야해서" 는 아니다. 지금 우리집남자1이 우리 네식구 함께 사는데에 큰 모자람이나 불편함 없이 벌어오고 있는데, 내가 꼭! 이 순간에 일을 "해야" 하느냐, 사실 그건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멈춰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세상은 변해가고, 내가 키우는 아이들은 커가고, 모든것이 움직이고 있는데 왠지 집..

일상 2018.05.11

[1121/336] 이렇게 저렇게

이렇게 저렇게 시간이 많이 흘러갔다. 가을이가 입원을 하는 바람에, 4월은 그냥 통째로 날아간듯한 느낌. 그래도 가을이는 무사히 퇴원을 잘 했고, 퇴원후에는 오빠에게 감기가 옮아 누런 코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려 ㅠㅠ 약을 오랫동안 먹고 있다. 이제야 감기도 겨우 잡혀가고 있다. 너는 얼마나 오랫동안 약을 먹고 있는거니. ㅠㅠ 주원이가 처음 감기를 앓기 시작하여 시은이에게 옮기고 두녀석다 감기로 골골 하다가 결국 엄마도 옮았다. 이쯤되니 엄마가 감염관리를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ㅠㅠ 4월은 아이들 약먹이다가 끝난 한달, 5월의 시작은 내가 약먹기 시작한 달. 한달을 아이들의 울음과 짜증과 나의 날카로운 신경으로 마의 4월을 보내고, (눈치보며 아이들을 함께 돌보았던 신랑과 친정 부모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