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1 돌아보기

lifewithJ.S 2014. 6. 28. 20:32



오늘은 진지모드. 


처음 간호사가 되기 위해 편입을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희망적이었다. 호주로 떠날 마음에 늘 두근두근 했었다. 호주 정보를 찾아보곤 했었다. 

우리집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인생은 내가 그린 그림대로 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집 남자님을 만나면서 큰 그림이 바뀌고 나의 희망도 바뀌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미래를 함께 그려간다는 점 앞에서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만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바꿀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주로 가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한 미련이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지금의 우리집 남자와 호주를 선택해야 한다면 다시 하래도 0.0000000001의 망설임도 없이 남자님을 선택하지. 

그러나 사실 그렇게 나의 계획이 바뀌어도 참 긍정적이었고 희망적이었다. 

성적은 늘 우수한 편이었고 영어성적도 꽤 내세울만 했다. 한국에 있는 괜찮은 병원 쉽게 갈 수 있겠거니 했다. 

외벌이로 밥벌레인 나, 먹여살리는 우리 남자 짐도 덜어주고 싶었고 

몇년간을 이 나이되서도 학생인 내 뒷바라지 하시느냐 새벽 네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주시고 운전수 노릇해준 부모님께도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 스스로 자랑스러워지고 싶었다. 


지원한 병원 세군데가 줄줄이 떨어지면서 펑펑 울면서 자신감과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내가 그렸던 그림이 다시 얼그러지는 기분을 느낀다. 세상 일은 역시 내가 생각하는 대로 되는 법은 없나보다. 

그러다가 요 그림을 발견했다. 



가끔은 내 마음대로 이길수도 있지만 가끔은 지거나 잃는 것이 아니라 그걸 통해 뭔가 얻는다네? 

나는 그간 교만했었나보다. 내가 이정도 하니 다 될거라고 생각했었나보다.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길래 이렇게 하시는지, 

나한테 세상 일은 다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시려고 그러시는지. 


쉽지가 않다. 

한국 사회는 아직 나이 많은 만학도를 나이를 보지 않고 채용하는 사회는 아닌듯 하다. 


그래,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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