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아이들과 토닥토닥 18

[2041/1257] 곧 5살 7살을 앞두고..

생각보다 빨리 2020년이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도 길었고 그 덕에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거의 없긴 했지만 어찌어찌하여 4살 6살을 잘 넘기고 있다. 건강하게 지내기만 하면 감사한 요즘. 내년에는 또 어떤 5살 7살이 될지 머릿속에 생각이 많다. 우리 첫찌 남자는 유치원생으로 보내는 마지막해가 될 것 같은데 그 한해를 어떻게 하면 알뜰하게 챙겨줘야 할지 엄마 머릿속엔 생각이 많다. 한글도 아직 못뗀 우리 꼬맹이 남자를 위해 어떤 것들을 해야할까? 한글도 같이 공부해야 하고 여행도 더 많이 가고 싶다. 학교를 준비해야하니 이사도 가야하고, 스포츠 센터에서 인라인 타는 법도 배우게 되겠지. 우리 곧 다섯살이 되는 딸래미는 욕심이 많다. 발레도 하고 싶어하고 ..

# 어디에 있을지 모른다.

바짝 긴장한 채로 살기를 몇달 째, 아이들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지내다가 불현듯 아이들의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느날부터인가, 이 아이들은 집에서 이렇게 시간일 보내고 있다는 생각에 최대한 계획적으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함께 한글공부, 수학공부, 피아노 어떻게든 아이들의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어주기 위해 사방팔방 뛰다보니 나는 방전이 되고 말았다. 때마침, 강의가 잡혀 혼자 준비를 해야하는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고 나는 아마도 스스로 합리화를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을 기관에 하루라도 보내야겠다고. 일주일에 2번을 보낼 생각을 하고 그 시간에 강의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나치게 오랜만에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들은 들떠서 비글마냥 좋..

[1860/1076] 아이들속에서 살기, 다시 시작 -

그놈의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나 싶더니만... 아이들은 다시 집에 갇혔다. 그야말로 갇힌거다. 일주일 가량 어린이집, 유치원을 가면서 신났던 아이들은 다시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삼시세끼를 먹으면서 - 사실 활동량이 적어선지 입맛도 없어선지 많이 먹지도 않고 - 집콕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누구를 탓하랴.. 이러다가 9월 학기제 - 실현이 될것 같다. 주원이가 매일 아침마다 찾아봐주고 공을 들인 나팔꽃이 꽃을 피웠다. 한가지에 그렇게 오랜 집중을 하는 아이가 아닌지라, 이렇게 오랫동안 어떤 것에 공을 들인다는 것에 나도 본인도 놀라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공 끝에는 예쁜 꽃이 있었으니, 정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 식물을 죽이는 손을 가진 나도 설마설마 하다가 꽃이 핀 것을 보니 너무나 기뻤다. 아이들..

# 조금은 느려도 괜찮아

식목일을 기념하여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일을 만들겸 다이소에서 작은 씨앗들과 모종삽, 배양토와 화분을 샀다. 아이들은 책에서나 보아오던 씨앗이 싹이 나고 꽃이 피는 그 장면을 기대하며 함께 씨앗을 심었다. 가을이는 토마토, 주원이는 나팔꽃. 볕이 좋은 곳에 놓아준다고 들고가다가 두녀석 모두 화분을 엎었다. 흙이 쏟아지는 바람에 혹시나 씨가 다 엎어졌을까봐 위에 해바라기 씨를 또 심었다. 아이들은 하룻밤만에 씨앗에서 새싹이 날거라 생각했겠지만 첫날 싹이 나오지않는 것을 보고는 금새 화분에 대해 관심이 떨어진 듯 했다. 해가 잘 들지 않는 동향의 집에 사는 나는 씨앗을 위해 매일같이 이 자리 저 자리로 화분을 옮기고 물을 주고 하루이틀을 지켜봤다. 아이들에게 싹이 튼 화분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틀 뒤, 회..

[1797/1013] 멈춰져있는 일상속에서도 자란다.

모든게 멈춘 것 같다.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학원도 안가고 - 나는 직장에도 안가고 시간이 멈춘듯 이렇게 집에 있다. 이렇게 보낸지 어느덧 3주, 4주가 다 되어가고 있는데 .. 나에게는 시간이 멈춘 것 같지만 아이들은 이 순간에도 자라고 있나보다. 딸래미는 덥수룩하던 머리가 어느덧 제법 여자아이처럼 길어졌다. 하나로 묶이기도 한다. 신기할 따름... 안묶이는 머리로 매일 두개로 묶었었는데 하나로 묶어주니 조금더 큰 아이 같아 보인다. 아들은 어느새 색칠공부 솜씨가 많이 늘었다. 하루에 하나씩 하고 있는 색칠놀이와 그림놀이는 매일의 루틴이 되어 안하면 서운해졌다. 그러면서 운필력이 좋아진건지 확실히 테두리 안쪽을 꼼꼼하게 칠하는 실력이 늘었다. 나는 마치 멈춘 시간 속에 있는 듯 한데 아이들은 그 안에서도..

[998/1782] 남매를 키운지 1000일 ..

우리 둘찌 가을이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와 신랑의 당황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기쁜마음도 분명 있었겠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에서 밀려오던 착잡한 느낌을 아무에게도 이야기 못하고 혼자 삭히던 때도 있었다. 어린 주원이가 더 어린 시은이에게 사랑을 나눠받게 될 것 같아 전전긍긍한 마음도 있었다. 새로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쁨보다 첫찌가 치일까 머리를 싸매던 때가 있었다. 시은이가 나중에 알면 엄청 섭해할 일이겠지만 사실은 그랬다. 둘째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우리 둘찌는 이틀뒤 1000일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천일을 앞둔 우리 딸 가을이는 첫째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아빠의 일등 귀욤둥이고 나를 가장 걱정해주는 우리가족의 보물이다. 눈 앞에 닥친 일만 걱정하던 나는 이..

[1430/643]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얼마나 오랜만에 왔는지 휴면계정이란다. 정말 오랜만에 왔구나, 아이들에 대한 기록도 간단한 인스타에만 올렸었는데 오랜만에 들어와 자세하게 적어본다. 두아이 모두 새학기 들어 다른 어린이집, 다른 유치원으로 옮겼다. 주원이는 어쩔수 없이 졸업과 함께 행보를 결정해야하는 상황에 왔고 생각없이 넣은 병설유치원이 덜컥 붙는 바람에 엄마가 매일 아침 차로 태워다주는 유치원에 가게 되었고 가을이는 대기를 걸어뒀던 숲 어린이집에 차례가 되어 들어가게 되었다. 두군데 모두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와, 잘됐다! 하는 곳이지만 자그마한 가정어린이집에 적응한 두녀석을 큰 시설로 한번에 옮겨야 했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유치원은 어린이집과 확실히 달랐다. 자상하게 봐주고 매일매일 무엇을 했는지 사진을 올려주었던 어린이..

[[1270/486] 나 니 오빠야~

월요일은 엄마가 가장 바쁜날이다. 아이들을 서둘러 준비시키면서 나도 준비해야 하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럴 때는 정말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텔레비전의 힘을 빌린다. 핑크퐁을 틀어주고 나는 씻고 화장하고 준비하느냐 정신이 없을 무렵 거실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주원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내가 니 오빠야~" "왜그래~~~" 그리곤 가을이가 낑낑거리다가 우는 소리를 내며 "엄마~~~~" 간절하게 부른다. 슬쩍 머리만 내밀어 쳐다보니 주원이가 가을이를 들었다 놨다 뒤에서 안았다 놨다 한다. 무슨 일인가 싶어 주원이를 불렀다. 주원이는 엄청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최시가~ 최시가~ 내가 안아줬는데~ 울어" 자초지정을 들어 내가 판단해보니 가을이가 기분이 안좋아 보여서 (주원이 주관적인 판단) 주원이..

[1225/441] 두 아이가 함께 자란다.

아이들과 굉장히 힘든 여름을 보냈다. 2018년은 병원을 뗄수 없었던 미세먼지 가득한 겨울과 봄으로 시작하여 폭염으로 힘든 여름을 보냈다. 언제 그랬냐는듯 갑작스럽게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 특유의 가을 날씨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식혀주었을 것 같다. 특히 이번 여름 한국을 떠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들들들 볶아 뜨거워져있던 나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약간은 쿨다운 해짐을 오늘 느꼈다. 스스로에게 들볶였던 마음은 약간은 가볍게, 또 약간은 식혀가면서 회복되는 듯 하다. 엄마의 마음이 엄청엄청 어려웠음에도 아이들은 참 잘 자란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이제는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즐거워하는 (여전히 폭풍같은 싸움은 어쩔수 없지만) 단계에 약간씩 들어서기 시작한 것 같다. 첫찌는 첫찌대로 둘찌를 받아들이..

[1121/336] 이렇게 저렇게

이렇게 저렇게 시간이 많이 흘러갔다. 가을이가 입원을 하는 바람에, 4월은 그냥 통째로 날아간듯한 느낌. 그래도 가을이는 무사히 퇴원을 잘 했고, 퇴원후에는 오빠에게 감기가 옮아 누런 코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려 ㅠㅠ 약을 오랫동안 먹고 있다. 이제야 감기도 겨우 잡혀가고 있다. 너는 얼마나 오랫동안 약을 먹고 있는거니. ㅠㅠ 주원이가 처음 감기를 앓기 시작하여 시은이에게 옮기고 두녀석다 감기로 골골 하다가 결국 엄마도 옮았다. 이쯤되니 엄마가 감염관리를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ㅠㅠ 4월은 아이들 약먹이다가 끝난 한달, 5월의 시작은 내가 약먹기 시작한 달. 한달을 아이들의 울음과 짜증과 나의 날카로운 신경으로 마의 4월을 보내고, (눈치보며 아이들을 함께 돌보았던 신랑과 친정 부모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