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찌 가을이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와 신랑의 당황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기쁜마음도 분명 있었겠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에서 밀려오던 착잡한 느낌을 아무에게도 이야기 못하고 혼자 삭히던 때도 있었다. 어린 주원이가 더 어린 시은이에게 사랑을 나눠받게 될 것 같아 전전긍긍한 마음도 있었다. 새로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쁨보다 첫찌가 치일까 머리를 싸매던 때가 있었다. 시은이가 나중에 알면 엄청 섭해할 일이겠지만 사실은 그랬다. 둘째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우리 둘찌는 이틀뒤 1000일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천일을 앞둔 우리 딸 가을이는 첫째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아빠의 일등 귀욤둥이고 나를 가장 걱정해주는 우리가족의 보물이다. 눈 앞에 닥친 일만 걱정하던 나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