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아이들과 토닥토닥 18

[1100/315] 생일, 그리고 입원

주원이의 세번째 생일이 돌아왔다. 기분좋게 일어난 주원이에게 무엇이 먹고 싶냐고 물으니 고기와 달걀후라이가 먹고 싶다고 했다. 집에 있는 삼겹살을 에어후라이어에 넣어 구워주고 달걀을 부쳐줬다. 가을이는 간밤에 열이 많이나서 애를 많이 태웠다. 해열제를 두시간에 한번씩 교차투여해도 떨어지지 않고 밤새 물수건으로 닦고 할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열이 떨어지지 않고 39도 40도를 왔다갔다 했다. 둘째 엄마라고, 예전 주원이 때는 이럴 때 들쳐메고 응급실로 뛰곤 했는데, 가을이는 어제 병원가서 열감기 진단을 받았으니 일단은 잘 노는 이상 해열제를 먹이며 조금 지켜보기로 했다. 생일날 아침상을 든든하게 먹은 주원이는 어린이집으로 뛰어들어갔다. 가을이는 집에서 데리고 있기로. 한두시쯤 되었나, 그때까지도 열이 안..

[1067/282] 어린이집 적응기 - 2주차

[어린이집 6일차] 아침에 일어났는데 큰 아들이 어린이집에 호의적이다. 안가고 싶단 말도 안하고, 그 여세를 몰아 후딱 옷을 입히고 나이킹(큰아들 발음) 운동화를 신켜 집앞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니 큰아들은 역시나 후다닥 들어간다. 엄마를 돌아본적도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둘째 딸은 주말새 어린이집을 까먹은 모양이다. 낯설어서 계속 엄마한테 붙어있었다. 30분 자리를 비우기 시도를 했는데 안녕하고 가는 순간부터 벌써 입꼬리가 실룩 거리면서 울듯 말듯. 30분뒤에 가보니 이미 대성통곡 중이셨다. 얼른 받아 안고 집으로 데려왔다. 12시가 되어 가을이를 데리고 아들 데리러 어린이집을 갔더니 어린이집이 조용하다. 큰 아이들이 아침산책을 나갔단다. 순순히 옷을 입고 따라나설 아들녀석이 아닌데 잘 갔다고 하니 일..

[1063/278] 어린이집 적응기 - 1주차

[어린이집 1일차] 아들은 아마 키즈카페에 온 줄 아는 것 같다. 친구들을 목말라 했기에 그런지 엄마가 잘 안보여도 잘 놀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것 같다. (멀리서만 봐서 그렇게 보인다.) 딸램은 여기가 어디냐며 엉엉 울었다. 엄마가 뒷모습만 보여도 울었다. 여기는 갈길이 멀 것 같다. [어린이집 2일차] 어린이집 가자고 하니 졸린 눈을 부비고 얼른 일어나는 첫찌. 친구들이 기다린다며 가방도 스스로 메고 얼른 집을 나선다. 왠지 느낌이 좋다. 어린이집에 가니 아들은 어김없이 자기 반으로 후딱 들어간다 - 아들하나 적응시키려고 왔으면 뭔가 서운했을 것 같다 - 서운할 틈 없이 둘찌 가을이가 또 선생님을 보고 울어준다. 엄마 살만 떨어지면 울어대니 엄마가 오빠를 보러갈 틈이 나질 않는다. 언뜻 보니 잘하..

[1060/275] 어린이집 적응기 1

드디어 나도 학.부.형 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다. 고작 어린이집이긴 하지만.. 주원이 가을이 모두 어린이집으로 등원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집 앞, 1분거리에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가을이가 먼저 들어가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주원이도 함께 가게 되었다. 가정어린이집이기에 비록 주원이는 1년 밖에 다닐 수 없는 곳이지만 아직 한번도 공식적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주원이에게는 적당한 크기의, 우리집과 같은 구조를 가진 원이 오히려 안정감을 줄거라 생각했다. 챙겨 보낼 것은 어찌 그리 많은지, 챙기다가 '에효 그냥 안보내는게 낫겠다' 할 정도로 챙겨줄게 많았다. 특히 어린 가을이 - 이제 겨우 9개월인데 - 는 더더욱 챙겨 보낼게 많았다. 일주일간은 준비기간이기 때문에 엄마랑 함께 있는 시간이다. 하필..

[952/167] 나도 쫌!! - 상호작용이 늘어간다

가을이가 커감에 따라 아이들끼리의 상호작용이 늘어간다. 처음에는 그냥 인형보듯 가을이를 보던 주원이는 이제 약간의 위협감을 느끼는 것 같고 ㅎㅎ 가을이는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음주면 다시 한번 이사, 아이들은 너무나 예쁘게 자라고 있는데, 마음은 싱숭생숭하다. 이사를 모두 마치고 나서야 뭔가 정리가 될 것 같다.

[942/157] 첫번째 이사 이후 -

시월 말, 우리는 첫번째 이사를 했다. 첫번째 이사라고 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는 두번의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 날짜가 잘 맞지 않아 이렇게 이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사날짜가 잘 안맞는 경우 시댁에서 지내거나 친정에서 지내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이라면 호텔을 잡거나 한다는데 우리는 운이 좋게도 비어있는 집에 머무를 수 있었다. 이사하던 날, 가을 찬바람을 맞으며 친정부모님과 아이들이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서인지 아이들은 다음날 보란듯이 콧물이 났다. 두녀석 모두. 이사오자마자 동네 소아과에 눈도장을 찍었다. 순둥이 우리 둘째 가을이는 너무나 순하게 잘 있고 별 문제가 없어 생각없이 콧물만 이야기하러 소아과에 갔더니 중이염이란다. 아... ㅠㅠ 생각지도 못했다. 어딘가가 아프면 겉으로..

[924/139] 미운 세살, 예쁜 세살

육아서나 육아지침등을 참고하다 보면 육아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그리고 그런 지침들은 왠지 '내가 잘 하고 있는게 맞나'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나쁜 엄마인가' 하는 자괴감에 들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나라는 엄마는 본인이 자괴감에 빠지지 않기 위해 - 본인이 살기위해 - 언제부턴가 남의 말을 참고하기 보다는 자기 고집대로 육아를 하기 시작했다. 둘째를 낳으면서는 더더욱. 첫째때는 벌벌 떨던 것들도 '에이, 이정도는 괜찮아' 라며 지나치는 경우가 참 많아졌다. 어휴... 나라는 엄마, 정말 간이 많이 커졌다. 요즘 내가 가장 힘든 부분은 세살 아이의 훈육이다. 주원이는 늘 또래아이들보다 느린 편이다. 특히 언어에 있어서, 알아듣는 언어보다 발화는 많이 늦은 편이다. 아..

[914/129] 콩알이와 가을이 -

한동안 블로그를 할 시간, 정신, 체력 모든 것이 따라주질 않아 블로그를 손 놓고 있었다. 두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는 무조건 자야 체력이 보충이 되었고 정신적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사람들이 '백일의 기적' 이라고 하는 말을 첫 아이때는 느끼지 못했다. 첫째때는 아이의 아이가 울면 뛰어가고 재우기 위해 하루종일 안고 있었어서 였는지 백일에 왜 기적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 아마 한가지, 통잠에 있어서는 기적을 느꼈었는지도. 가을이를 키우면서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백일이 지나고 나니 정말 기적처럼 그런 마음이 많이 사그라들었다. 물론 신체적으로는 여전히 힘들다. 먹성 좋은 우리 둘째 아가씨는 아직도 밤에 밥을 찾으신다. 7킬로가 어느새 넘어 안아주는 빈도도 많이 줄어들었다. 안아주면 팔이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