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119. 아빠의 100전 100승 [+504]

lifewithJ.S 2016. 8. 26. 18:42





폭풍같은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금요일이고 얼추 마무리가 되었으니 지나갔다고 해야 맞는 걸까? 


시할머니의 장례는 조용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가족들과 예배로 손님이 끊지 않았다. 가장 바쁜 사람은 우리집남자1이었다. 우리집남자1은 상주의 역할을 아주 잘 해냈다. 우리집 쪼꼬미가 있어 나는 이번 상을 치루면서 마음의 갈등을 많이 느껴야만 했다. 시할머니께서는 시집온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는 친할머니보다 더 큰 위로였으며 아낌없는 사랑을 주셨기에 가시는 길을 제대로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은 나의 죄의식 뿐만 아니라 식구들에게도 폐가 될까 마음이 어려웠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론 쪼꼬미의 안위를 생각하면 장례식장에 오래 있을 수도 없었다. 장지도 너무 멀어 따라 나설수도 없었다. 내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었다. 3일은 의외로 길었다. 그래도 하나님나라의 소망안에서 무사히 잘 마쳤다. 



우리집 세식구는 금요일인 오늘에서야 쉼을 갖고 예전 생활로 돌아가고자 애쓰고 있다. 쇼핑센터를 방문하고 맛있는 점심도 먹었다. 좋은 책도 읽고 공부도 조금했다. 



주원이가 말을 시작하면서 나는 아주 당연히 '엄마' 를 제일 먼저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주원이가 가장 먼저 고른 단어는 '이거' 였다. '이거'로 엄마를 지칭하고 '이거'로 장난감을 지칭했다. -_- 방언이 시작된 그날부터 엄마는 '엄마'라는 말을 언제할까 늘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지내왔지만 정작 주원이가 '이거' 다음으로 선택한 단어는 '아빠' 였다.. 


목자오빠가 자기 아들에게 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는 질문을 해대면 우리는 뭐 그런 질문을 자꾸 하냐며 면박을 주곤 했는데 '아빠'라는 단어를 마구마구 터뜨리는 우리 쪼꼬미에게 우리집남자1은 같은 질문을 계속계속 하고 입이 찢어지고 있다. 



물어보면 물어보는 족족 선택은 '아빠' 다. 엄마라는 말은 아직 할줄 모르니 아빠일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뭔가 ... 슬쩍 속이 상한다. 


너, 낳아주고 밥먹이고 옷입히고 씻기고 재우고 똥치우고 놀아주고 타요노래불러주고 하는거 다 엄마가 한다 주원아. 아빠만 하지 말고 이젠 슬슬 '엄마' 도 좀 해봐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