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116. 층간소음, 어찌합니까! / 동생아 어여나와~ [+483]

lifewithJ.S 2016. 8. 5. 13:55





주원이는 장난감을 한가지 방법으로 갖고 놀지 않는다. 물론 다른 모든 아가들이 그럴것 같다. 바퀴달린 장난감들은 주로 밀고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그것도 정말 '주로' 이지 갖고 노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요새는 많은 장난감들을 1. 집어 던지고 2. 바닥에 쿵쿵 찍고 3. 장난감끼리 소리를 내며 부딪혀가며 논다. 여기서 2번이 문제. 장난감들을 바닥에 찍으니 그 소리가 보통이 아니다. ㅠㅠ 내가 듣기에도 너무 시끄러운데 ... 걱정은 아랫집이다. 

이건 바닥에다가 쾅쾅해야 재미있는데...


마루 사방팔방에 매트를 많이 깔아놨지만 소리가 쾅쾅 나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지 꼭 마룻바닥에 일부러 나가서 쳐댄다. 엄마가 처음엔 '아랫집에 시끄러우니까 우리 매트 위에서 하자~' 라고 해보았지만 얘가 아랫집이라는 존재를 알까? 싶어 '거기다가 때리면 버스가 아프니까 매트에 가서 하자~' 로 바꿨다. 


층간 소음은 무섭다. ㅠㅠ 친정집에 살때엔 층간 소음 피해자였기 때문에 층간 소음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아랫집이 피아노 렛슨을 했었는데 시끄러운 피아노소리가 두개의 화장실을 따라, 그리고 베란다를 따라 올라왔었다. 너무 시끄러워 엄마가 발로 한번 쾅쾅 마룻바닥을 쳤다가 친정엄마 인대가 나가기도 했었다는. -_- 아랫층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늘 죄인이었다. 만나면 늘 열심히 인사하고 죄송하다고 했었다. 


이제는 우리가 가장 꼭대기층에 살게 되었다. 소리를 안내고 조심조심하며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제야 알것 같다. 피해자만큼 우리도 주원이 단속에, 발뒷꿈치 들고 걷기에, 행여나 나가서 아랫층 아저씨라도 만나면 밝고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윗층에서 아가가 시끄러워서 죄송해요~" 를 잊지 않는다. -_-....  무뚝뚝한 표정의 아랫층 아저씨지만 그래도 다행이도... 아직 한번도 시끄럽다는 이야기를 하신적은 없다. 앞으로 걷기 시작하고 뛰기시작하면 더 시끄러울텐데 정말 전에 사시던 분 말씀처럼 명절때 과일박스라도 하나 들고 인사라도 가야 하나 고민중이다... 





동생 사과한테서 아침에 문자가 왔다. 

양수가 터졌단다. 서둘러 샤워를 했다. 보호자 없이 택시타고 혼자가서 입원수속을 하려면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병원이 우리집에서 제일 가깝기 때문에 내가 보호자로 가보기로 했다. 자는 주원이를 들쳐메고 택시를 타고 갔다. 


문득 택시를 타고 가고 있자니 ... 주원이를 낳으러 아산병원으로 가던 그 날이 떠올랐다. 정말 무섭고 설레고 떨리고 벅차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었는데. 내 동생이 아가를 낳는다고 하니 그 또한 만만치 않게 설레고 떨렸다. 


주원이 보호자 인증샷!


주원이가 있어 안쪽으로 들어가 얼굴 보긴 어려웠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가는 출입금지래요~) 입원수속 무사히 마치고 제부와 만나 화이팅! 전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고마운 간호사 친구가 병원에서 소식 계속 전해주고 있어서 맘이 한결 놓인다. 주원이도 동생이 나오는 걸 아는지 오늘은 하루종일 업된 상태. 동생아, 어서나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