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 대한 개념이 생겨나고 있다. 내꺼라는 말은 아직 못하지만 개념은 확실히 있다. 집에 누군가를 초대해보면 알 수 있다.
얼마전 크림이네가 집에 놀러왔었다. 우리집으로 오기 전 한숨돌리기 위해 역앞에서 만나 주원이는 몇번이나 가보았던 육아지원센터에 먼저 들렀다. 그러자 주원이의 행동히 참 재미있었다. 이미 수십번이나 갖고 놀았던 장난감인지라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까지 다 아는 주원이는 처음 와서 어벙벙해있는 크림이가 만지는 것마다 따라가서 같이 만졌다. 우리눈에는 마치, '어흠, 내가 여긴 잘 아니까 내가 가르쳐줄께' 하듯이 보였다. ㅎㅎ
그러더니만 자기가 갖고 놀던 피아노를 크림이가 조금 만지자 엄청난 힘으로 피아노를 꼭 쥐고는 위협적인 표정과 소리로 '어!어!' 하며 엄마를 쳐다봤다. 자기껀데 크림이가 빼앗아 가니 도와달라는 듯이.
크림이와 함께 우리집에 오자 그런 행동은 더 해졌다. 크림이가 뭘 하나 만져도 낑낑, 크림이를 자기 밥먹는 의자에 앉혔다고 그 아래서 시위하든 계속 크림이 발을 잡아끌고. '우리 주원이가 오빠니까, 크림이 장난감좀 보여줘~' 라고 했더니 오히려 장난감을 꼬옥 부둥켜 안고는 내줄 생각을 안한다.
사물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관심은 자기에게 집중되어야 하고 좋아하는 이모나 삼촌은 자기를 봐주길 바란다.
그 중 가장 심한건 엄마!
내가 다른 아기를 잠시만 안아줘도 어마무지한 화를 낸다. 그런데... 자기가 왜 화가나는지 몰라 조심스럽게 화를 내는 것처럼 은근 슬쩍 화를 낸다. 크림이를 안아주었을 때에는 크림이를 바닥에 내려놓자 몰래 가서 발로 찼다. ㅠㅠ 사촌동생 봄이를 안아주었을 때에는 맛있게 먹고 있던 바나나가 담긴 그릇을 뒤집어 엎었다.
엄마도 내꺼
소유의 개념이 생긴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당연히 '나' 와 '외부', '내 것' 과 '남의 것' 이 구별되어야 함이 맞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엄마는 주원이가 '내 것'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어른들 말씀이 실컷 받고 자란 아이는 오히려 많이 나눌줄 안다고 했다. 엄마가 아빠가, 사랑을 실컷 줄께, 많은 사람들과 그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점점 개구쟁이가 되어가고 있는 주원이, 오늘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서도 울지도 않았던 우리 주원이! 오늘도 수고했어, 내일도 엄마랑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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