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133. 첫 걸음마, 혼자 발을 떼다 [+642]

lifewithJ.S 2017. 1. 12. 12:08





아기 엄마가 된 후,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바로 '인내심' 이었다. 아니,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아마 앞으로도 계속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 기다려주는 마음, 지금까지는 그다지 해보지 않아 나의 바닥을 보며 육아를 해온 것도 사실이다. 매일 조바심에 조바심, 다른 아기들과 마음속으로 비교. 그런 마음이 극에 달할 때마다 주원이는 '엄마, 걱정마세요!' 라는 듯 내가 싸우는 조바심을 물리쳐주곤 했다. 


목가누기, 고개들기, 앉기, 뒤집기, 기어다니기까지 대부분의 발달사항이 평균보다 약간 느렸던 주원이는 걸을 생각을 하지 않아 엄마의 애간장을 태웠더랬다. 18개월, 19개월에 들어서 손을 잡고는 걸어다녔지만 손을 살짝이라도 놓으면 바로 주저 앉아버리거나 뒤로 누워버리는 등 혼자서는 걷는 연습을 할 생각이 도무지 없어 보였다. 


우리 부부는 여러가지로 생각을 했다. 

몇일, 몇주, 몇달을 이야기한 끝에 조심성이 많고 도전을 즐기지 않는 주원이의 성격상 준비가 완벽히 되어야 시도를 할 것으로 생각되어 일단은 역시 '기다려주자' 로 결론이 내려졌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지만 기다려보기로 했다. 



20개월을 꽉채우던 어제, 

가을이 초음파를 보러 병원에 가야했던 나는 주원이를 친정 부모님께 맡기고 후딱 병원에 다녀왔다. 바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여 집에 돌아와보니 친정 부모님이 바닥에 깔려있는 매트를 다 치워두셨고 상기된 얼굴로 얼른 들어와보라고 했다. 옷도 못벗고 주원이를 보고 있는데, 


우리 주원이 드디어 혼자서 첫발을 떼었다!!!! 






몇걸음 안되었지만 할머니한테 한번, 할아버지한테 한번 왔다갔다 걸음을 떼는 주원이! 그 모습을 보니 그간의 기다림으로 인한 얼었던 마음이 녹아내리면서 울컥함이 느껴졌다. 얼마나 기다렸던 혼자서 첫 걸음인지! 늦은 첫 걸음마에 동영상을 찍어 돌려보고 또 돌려보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기쁨의 눈물이라는 것을 흘려봤다. 주원이에게 첫 한발을 뗀다는게 쉽지 않았을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감격적이었다. 


언제나 엄마의 걱정이 가장 높아질 무렵에 스스로 해내는 주원아, 이제 늦은 걸음마 첫발을 떼었으니 금새 혼자 여기저기 걸어다니고 뛰어다니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