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남자1이 무려 4일의 휴가를 내고 주말까지 붙어 6일을 쉴수 있게 되었다.
긴 휴가에 여행이라도 멀리 다녀올까 했지만 미리 준비하지 못한 휴가였기 때문에 무리해가면서 멀리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마땅치가 않아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요새는 '알차게' 라는 말이 곧 '주원이와 함께 즐겁게' 와 동의어가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주원이가 즐거울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는. 대신, 하루는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기로 했다.
그중 하루는 롯데월드 방문.
결혼전 롯데월드에서 데이트스냅을 찍었었는데 이젠 세식구가 되어 오다니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평일 아침부터 서둘러 갔는데도 사람이 바글바글, 역시 방학때는 오는 곳이 아니었다, 롯데월드. 신한콤보신청으로 2인은 무료입장이 가능했지만 생각보다 한참 걸렸던 입장 -_- 유모차에서 쿨쿨자는 주원이가 아쉬워할까봐 살짝 흔들어 깨우니 금새 눈을 반짝 뜬다.
그리고는 자기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안 믿겨지는 듯 눈은 동그랗게, 입은 벌어지고 웃지도 않고 말도 없이 - 문화충격을 받은듯 - 한참을 두리번두리번. 아기들이 타는 기차를 함께 타고 밖을 보니 아주 조금씩 긴장이 풀리는지 엷은 미소를 띄기 시작한다.
기차를 타니 신나는군
머리에는 뭘 대체 씌운게냐 걸어나 가야지
사람이 조금 많은 정도면 뭐라도 태워보겠는데 정말 사람이 어마무지 많더라.. ㅠㅠ 여기 이런 곳이었어, 까먹고 있었어. 뭐라도 태워주고 싶었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사람은 왜이리 많은거야
그런데 이게 왠일? 주원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놀이기구가 아니었다. 실내 공연장 무대에서 진행된 다양한 악기로 연주된 캐롤송 공연에 홀딱 반한 주원이, 너무나 신나서 정신을 빼고 보더라, 손뼉치고 춤을 추고. 역시 우리 주원이는 흥이 많구나, 흥부자! 음악만 나오면 어디서든 춤을 추는데 처음으로 보는 실제 악기 연주에 홀딱 반했구나!
오후가 되어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관계로 얼른 나와야 해서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사람이 좀 적은 학기중을 노리도록 하자. 그때는 와서 맘껏 뛰어다녀도 좋아! 아직은 엄마아빠 손을 잡고 걸어야 하지만... ^^;;;
올해가 이렇게 우리집남자1의 긴 연휴와 함께 지나갔다. 2016년은 돌이켜보면 주원이의 입원으로 시작하여 정신이 없었다. 동생 사과가 결혼과 출산을 했고, 할머님이 돌아가셨고 우리에겐 가을이가 찾아왔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
새해에는 우리도 네식구가 되는 만큼 우리 가족 모두가 더욱 건강하길 기도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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