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 시티에서 엉엉 운 사건

[2010년]호주브리즈번일기

2016. 7. 7. 10:24



2월, 드디어 내가 그렇게 이뻐했던 우리 P양과 M군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집에서 나가게 되었다. 


처음 만나 그렇게 어색하고 친해지기 힘들것만 같았던 두 녀석이 나간다고 하니 나가기 일주일 전부터 마음 한켠이 허전~ 했지만 그렇게 실감이 나진 않았었는데 그 날이 다가와 짐을 옮기고 다 정리하고 픽업차가 와서야 '아, 얘들이 정말 나가는구나' 싶었다. 애들을 픽업차에 태워 보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 때 하나라도 더 먹일걸.. 혹은 이럴줄 알았으면 그 때 더 다정하게 대해줄걸 하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 왔다 갔다 하면서 울컥해졌다. 

같이 살 때는 몰랐었는데 힘든 일을 함께 겪으며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힘든 일을 겪으면서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 덕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시티에 나갈 일이 생겨 시티에 나갔다. 이제 막 호주에 온 친구가 큐피버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소고기 공장에서 일하면 소고기 안에서 나오는 세균(?) 같은 것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 큐피버(Q-fever) 라는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전에 일단 나름대로 믿을만한 메카닉 '앤드류'를 밀턴에서 찾았기 때문에 밀턴에 차를 맡기기로 했다. 앤드류 말로는 '타이밍 벨트'를 갈아야 하고 '변속기'에도 문제가 있어서 그것도 봐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로그북 하나가 없으니 전 주인에게 물어서 한번 찾아봐달라고 했다. 
우리 차를 애물단지 취급하는 것 같아서 절대 주인에게는 전화하지 않겠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어쩔수 없이 전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전화를 해서 이래저래 되서 큰 돈을 쓰게 됐다고 얘기하며 로그북을 찾아달라고 했지만 계속 난처해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하는 전 차주인이 얼마나 밉던지 속이 너무 많이 상했다.

이중으로 속이 상한데다가 한국집 문제도 계속해서 생각하다가 머릿속이 터질 것 같이 아파오고 마음이 상해서인지 눈물이 왈칵났다. 걷던 도중이었는데 왜그렇게 눈물이 울컥 나던지 시티 마이어 센터 쪽을 혼자 걷다가 그만 엉엉 아이처럼 소리내서 울고야 말았다. 어후. 너무 창피했지만 일단 울고 나니 속은 그나마 시원하더라. 

집에 와서 진정이 좀 됐지만 그날 하루는 계속 Blue 모드였다. 

보고 싶은 P양, M군. 
언니, 누나가 그동안 너네들 너무 이뻐했던거 알지? 
남은 시간, 호주에서 하는 여행 즐겁게 마치고, 일본어 한마디도 못한다면서 그렇게 걱정했던 일본도 너희들의 웃음과 파워로 정복해버리고! 한국에 몸 건강히 잘 돌아가길 바랄께 :) 


호주 소식은 너희가 준 주소로 언니가 전해줄테니 기다리고 있어! 하하! 
6개월 후에 서울에 돌아가서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자 >_<  


[2016년 talk : 호주 아들딸인 P양과 M군은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했고 지금까지도 좋은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