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27 임신 34주차, 드디어 날을 잡다 - 유도분만 결정

lifewithJ.S 2015. 10. 11. 20:03



졸지에 아산병원 특실에서 2박 3일 입원(정확히 얘기하면 특실에 있지도 않았지.. 특실 잡아두고 관찰실에 있었던 ㅠㅠ) 후 집에서 혈압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얼마나 조심히 지냈는지 모른다. 퇴원 후 한주 뒤에 보자고하시던 우리 이미영 선생님, 다시 볼때까지 정말 혈압이 더 높아지면 안된다고 명심 또 명심시키셨지만 점점 오르게 될거라는 말도 덧붙이셨다는. ㅠㅠ 


집에서 혈압에 좋다는 바나나, 사과, 양파 열심히  챙겨먹고 아가를 위해 두부, 두유, 닭가슴살... ㅠㅠ 임산부는 먹는 걸로 혈압을 조절할 수 밖에 없는데 (운동도 하기 어려우니) ... 

그래도 그 와중에 입에 맞는 것을 만들어 먹겠다고 해먹은 바나나 두유. 


  바나나 두유 만들기 : 바나나 1개 + 두부 1/2모 + 우유 200mL               


열심히 몸관리를 했지만 우리 아가는 뱃속에서 많이 자라지는 않고, 결국 1주일 뒤 병원을 찾았을 때 선생님은 2주뒤 출산을 권했다. 아니 정확히 하면 권한게 아니라 결정했다. 그것도 많이 미뤄서 하는 거라며 36주 출산은 조산이 아니며 아가도 2.3~2.5kg 정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오히려 뱃속에 아가가 오래 있으면 있을 수록 더 위험해진다고, 혈압이 마구 치솟기 전에, 아가에게 혹은 나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 있기 전에 출산을 하자고 하셨다. 아... 이미영 선생님 카리스마는 내가 늘 못이긴다. 쬐끔만 더 기다리면 안되겠냐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알았다고 하고 나왔다. 


허거덕.... 적어도, 한달 뒤에 출산할 거라 생각하여 아무것도 준비해 둔게 없던 - 심지어 마음의 준비도 못한 나에게 2주 뒤 출산은 너무나도 심장 떨리는 말이었다. 언젠간 그 날이 올거라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2주 뒤일 줄이야!!! 게다가 36주에 유도분만이라니. ㅠㅠ 


날을 잡고 죽상을 하고 나와 떨리는 마음으로 우리집 남자에게 전화를 했다. 우리집 남자 역시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었으나 이내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잘 될거라고 위로를 했다. 


그날부터 집에 와서 내가 내내 누워 했던 일은 유도분만 성공기 찾아보기. ㅠㅠ 실패했다는 실패기는 무쟈게 많고 성공기도 어려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여러모로 마음이 쫄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집 남자는 그렇게 극적인 사람들이 대부분 글 쓰는 거라며, 글 찾아보지 말라고 했지만 이미 대부분의 '유도분만'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링크들은 보랏빛~ 으로 변해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열심히 이 정보 저 정보 뒤져뒤져 후기를 읽어봤던 것이 약간은 ^^;;; 후회되기도.) 


그렇게 이주일이 후딱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