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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Wicked 한국어판의 매력

lifewithJ.S 2013. 12. 16. 07:38



도대체 언제가? 언제가? 언제나 될까? 하던 때가 어제같은데 벌써! 위키드를 보러 가는 날이 왔다! 참 시간 빠르다, 예매를 한게 벌써 삼개월 전인데! 어렵살이 학교에서 표를 예매했던 때가 어제같은데 벌써 12월 15일이라니. 너무 신기해. 아무튼. 교회를 중간에 살짝 빠져나온 우리는 샤롯데 씨어터로 향했다. 샤롯데 씨어터, 2008년 이후 오랜만에 방문! 그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아름답더라. :) 그리고 온통 초록빛깔로 치장되고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된 샤롯데 씨어터는 위키드의 기운을 한껏 뿜어내고 있었다. 


어딜 둘러봐도 초록색!


드레스코드가 초록색이었는데 우리는 둘다 꺼멓게.. ㅋㅋㅋㅋ 초록색 입고 온 사람도 없더라. ㅎㅎㅎㅎㅎ 그래도 열심히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아, 꼭 필요한 이 사진, 바로 티켓 인증샷! 



그리고 오늘의 캐스팅은 바로바로.... 옥주현! 김보경! 조상웅! 그리고 남경주! 개인적으로 옥주현의 성량을 보고 싶었고 오랜만에 남경주도 보고 싶은 마음에 두사람이 있는 것을 고르자 김보경씨와 조상웅씨는 자연스럽게 골라졌다. :) 




[위키드 한국어판, 영어판과 비교하기] 


1. 노래 번역은... 


일단 위키드가 한국어판으로 나오면 그 많은 노래들이 어떻게 번역되서 나올까, 주옥같은 가사들이 어떻게 번역이 될까 많이 궁금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가사가 자연스럽게 번역되었고 번역시에 번역이 어려운 부분은 그냥 영어로 남겨두는 방법을 취했다. 예를 들면 두 여주인공이 에메랄시티로 가는 노래, one short day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one short day~' 라는 가사 부분이었는데 고건 번역하지 않고 그냥 'one short day'로 넣는다든지, 글린다의 예쁜 노래 'popular'을 번역하지 않고 'popular'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여 넣은 것 등이다. 그게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주었다. 또한 굉장히 재치있는 한국어 번역들이 나올 때는 웃음이 빵빵 터지게 했다. 자막으로 봤을 때에는 몰입도가 약간 떨어지기도 했었는데 한국어는 그런 단점을 없애주었다. 아, 아름다운 노래들에 또 눈물이 주르륵 :( 


2. 배우들은...


내가 본 옥주현은 옥주현이 아니었다. 그냥 엘파바더라. 나와 함께 뮤지컬을 본 그분의 말씀도 마찬가지. 옥주현의 성량에 압도되었다고. 약간 불안정 한 면은 없지 않아 있었지만 옥주현은 엘파바에 빙의된 것 같더라. 글린다, 호주 배우보다 훨씬 오바떨고 귀엽고 간드러지는 글린다는 그 몫을 톡톡히 하여 엄청난 존재감을 심어주었다. 아, 기대했던 경주님은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능.... =_= ㅋㅋㅋ 파트가 적어서 그런가? 오즈의마법사라는 느낌보다는 남경주님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기도 했고. 두 여주인공의 존재감이 너무 커서 나머지 조연들은 정말 파악 죽어버린 느낌도 좀 들기도 했고. 그래도 멋진 무대를 선보여준 배우들에게 박수를~ 


3. 전체적으로 ... 


원작 위키드를 그대로 갖다 놓은 듯, 정말 하나의 동작, 하나의 눈빛까지도 원작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물론 내가 본건 원작이라기보단 호주판이어서 원작이라고 하기에도 뭐하다는. ㅎㅎ) 그럼에도 한국말을 하는 엘파바와 글린다는 신기하면서도 몰입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보여줬었어서 무척이나 즐거웠다는 :) 그리고 배우들의 열정이 제대로 느껴지는 좋은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샤롯데씨어터에서 위키드보기 - 어느자리가 좋을까?] 


처음보는 사람이라면 가까운 자리에서 보는 것이 좋다. 우리가 봤던 6번째 정도는 딱 적당하다. 아님 한줄 더 뒤나... 물론 그정도에 앉으면 위에 용이 움직이는게 잘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생생하게 배우들의 표정까지 볼 수 있고 처음 시작시에 터지는 폭죽을 맞으며 제대로 기분 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기왕이면 나는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 자리를 추천하는데 두 여주인공이 생각보다 오른쪽으로 치우쳐있는 경우들이 꽤 있고, 오른쪽에서 약간 내려오는 단상 앞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샤롯데 씨어터는 무대와 좌석의 거리가 정말 가깝다. 그러니 7번째도 상당히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위키드를 이미 나처럼 몇차례 본 사람이라면 2층 첫번째 열에서 무대 전체를 볼 수 있는 것을 추천한다. 가까운 곳에서 보면 배우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무대 전체의 구성이나 아름다움은 보기 어렵다. 사실 위키드는 무대가 참으로 아름다운 공연이기에 무대장치 및 세심한 부분들도 놓치지 않고 보길 원한다면 조금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길 추천한다. 



어떤 것을 보느냐가 중요하지만 이번에 느낀 것은 역시 '누군가와' 보느냐 가 중요하다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