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편입의 추억 - 스타트, 고려대학교

[2012년]편입일기

2015. 10. 21. 09:29



여러 편입 준비생들이 가장 기다리고 고대하던 (???) 고대시험. 고려대학교 시험은 가장 먼저 있으면서 가장 수준이 높은 편에 속하기도 하면서도 가장 많은 편입 준비생들이 보는 시험이기도 하다.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면 가장 먼저 있기 때문이고 시험을 시작하는 종으로 치기에 가장 좋기 때문일 것이리라. 그러면서도 나는 한편으로는 고려대학교에 대한 기대가 꽤 있었다. 늘 꽤 많은 인원을 뽑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내가 지원하는 학과에는 대략 8명 정도 뽑는다고 했다. 2차까지 있는 걸 알면서도 웬지 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감. 그걸 마음속에 담은 채로 고려대학교로 향했다. 



고려대는 건물이 예뻐 -


집 앞에서 버스를 타니 바로 고대앞 정문까지. ㅋㅋㅋ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후문쪽에 수많은 학원 사람들이 진을 치고 응원하러 나왔더라. 어후... 저 많은 인파를 안만나고 바로 정문으로 가서 다행이라며 (거기도 좀 있긴 했지만) 챙피해서 어떻게 저길 지나가나 했는데. 와, 날은 또 얼마나 추운지. 들어가면서도 덜덜덜덜 떨면서 찾아 들어갔다. 시험보는 차림에 맞게 몇쳡으로 껴 입었다. 


일단 들어갔는데 음.... 초큼 실망. 긴 책상에 단단한 종이 파일로 칸막이랍시고 가려뒀더라고. 음... 이거 머지? ㅎㅎㅎㅎㅎㅎ 약간 이거 머지 분위기. 그래도 교실 안쪽은 따뜻해서 나쁘진 않았다. 앉아서 마지막으로 정리해둔 단어들을 보려고 하는데 웰케 눈에 안들어오는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깥을 서성거리다가 화장실에도 두번갔다가 어찌나 긴장을 했는지 머리에 들어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시험시작 시간이 되자 막 속이 울렁거리고 시험지를 받아 들었는데 눈에 하나도 뵈는게 없더라고;;;;; 허연 백지로만 보이더라;;;; 혼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눈에 뵈는게 없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조심조심 차근차근 풀어 나가기가 어려워서 중간부터 닥치는대로 보기 시작했는데 내 징크스 중 하나가 중간서부터 닥치는대로 풀기 시작하면 망한다는 거였기에 .... 머 그때는 그런 생각조차도 할 수가 없더라.;;;;;;;;


첫 시작은 누구나 다 나와 비슷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첫 시작이잖아. 어떤 이들은 2년을 기다려왔었고 나야 겨우 4개월을 기다려오긴 했지만. 그 오랜 기다림 끝에 첫 스타트를 끊게 된 고려대학교는 누구에게나 다 쉽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머, 적어도 나에게는 쉽지 않은 시작이었다. 정말 혼빠지는 시작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시험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첫 시험때 정말 열심히 잘봐야 해' 라는 말은 못할 것 같다. 첫 시험의 느낌이 그렇다는 것만 알아두고 가면 될것 같다. 



첫 시험을 마치고 나오면 정말 패닉이다. 아님, 내가 못봐서 패닉이었던건가. ㅋㅋ 그러면서 아, 집에 가서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지만 실제로는 잘 안된다. 고대 시험 이후에는 사실 공부를 한다고 된다기 보다는 마무리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무리 책을 열심히 잡고 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것은 머리에 잘 안박힌다. 그땐 조용히 머리를 정리하면서 마무리를 하는 게 훨씬 낫더라.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고대 시험 이후에 패닉에 빠진 나는 틀린 것들을 다시 체크해보았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틀린 것들을 다시 체크해본 시간이 머릿속에 마구 박어뒀던 것들을 정리하기에 딱 적당했고 중요했던 것 같다. 근 열 개 정도의 학교를 쓰고 줄줄이 남은 시험을 봐야 하는 편입생에게는 첫번째 시험에서의 패닉은 떨쳐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정말 그랬었었나? ㅎㅎㅎ 아... 그랬었지. 

이젠 디테일은 기억이 안날만큼 멀어져 가고 있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것들만 정리해서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