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주원이 이모네 집에 들러 많이 큰 봄이를 보고 왔다. 이제 8,9개월 된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 조카지만 - 낯을 가리는 것도 있겠지만 - 일관된 무표정으로 맞아주는 봄이, 사실 그것 마저도 너무 귀엽긴 했다. :)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주원이는 고맘때부터 표정이 풍푸했다.
잘 웃고 잘 울고, 좋고 싫음에 대해 명확했다. '음? 얘가 좋아하는 걸까 싫어하는 걸까?' 라는 고민을 많이 안하게 해준 고마운 아가였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주원이를 임신했을 때, 다른 어떤 것보다 나는 아이가 태어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즐거워 하고 함께 슬퍼할줄 알았으면 했다. 그런 공감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길 기도했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아님 정말 아이들은 타고난 기질이 있는 것일까? 물론, 싫음을 표현하는 울음이나 징징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시간을 작은 장난에도 까르르 웃는 주원이를 보면 마냥 행복해지기만 한다.
별거 아닌 우산장난에도 ..
놀이터에서 또래들을 관찰하면서도...
엄마가 꼬꼬(공룡) 책에 코끼리 숫자만 세어도...
요새는 하루하루 발전해가는 주원이의 하루하루를 제대로 적어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배가 산만해져서는... 발은 퉁퉁 부어서는... 어디에 앉아있는 게 곤욕이다. 그래도 한시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열심히 버튼을 눌러준 덕분에 핸드폰 속의 해맑은 주원이 사진은 한가득이다. 엄마아빠는 다른거 안바란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 늘 지금처럼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워 하며 앞으로도 살아갔으면, 그럴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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