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두번째로 생일을 맞는 주원이, 첫 생일 때 머가 먼지 몰랐던 그때와는 정말 엄청 다르다. 이미 생일 아침부터 자기 생일인걸 아는지 (전날부터 엄마가 내일이 니 생일이야를 천번은 이야기해준 듯)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에너자이저처럼 논다. 평소에는 일어나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생일날만큼은 다르다. 아침부터 엄청 업되어 있더라. 정말 생일인 걸 아는 걸까?
너무 업되어서 놀다가 ... 두번 뒤로 넘어가 머리를 찧고 대성통곡을 했다. 그래도 금새 좋아지는 기분, 이모가 보내준 선물 덕에 더 업됐다. 요새 빠져있는 꼬꼬 - 공룡 - 선물. 아들, 이거 이모가 보내준거야, 라고 몇번 얘기했는데 알아들었을까? 택배 아저씨가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주원이. ㅎㅎ
주원이 생일에 엄마 병원 일정이 있어 우연히, 주원이는 자기가 태어난 아산병원을 생일날 방문하게 되었다. 주원이를 병원에서 낳았을 당시, 우리집남자1님이 밖을 혼자 산책하곤 벚꽃이 만개하여 너무 예쁘다며 사진을 찍어 보여주곤 했었는데 - 당시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 벚꽃이고 머고 없었는데 - 주원이 생일에 다시 찾은 아산병원은 벚꽃축제로 온통 분홍빛, 하얀빛. 벚꽃 눈이 날리고 있었다. 당시엔 우리집남자1이 나에게 '같이 보았음 참 좋겠다'고 여러번 이야기하곤 했는데 어제는 내가 주원이 사진을 찍어 회사에 있을 우리집남자1에게 보내면서 '함께 있었음 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언젠가부터 케이크에 불을 붙이면 '호!' 해서 끄는 동작을 알게 되었는데 - 조리원 친구들을 보고 배운 것 같다 - 주원이는 '케이크'라는 말만 나와도 자동으로 '호!' 연습을 한다. 입을 쑥 내밀면서 바람은 거의 나오지 않는 입으로 '호, 호' 하고 있는 걸 보고 있으려면 그 어떤 누구도 웃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실전에서도 열심히 '호!' 해서 촛불을 껐다. 조리원 친구들과 한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한번, 아빠와 한번, 올해는 무려 3번의 초를 껐다. 초 끄느냐 고생했어! ㅎㅎ
얘는 언제 걸을까? 했는데 어느샌가 신나게 걷고 있다. 아직 조금은 서툴지만.. 벌써 뛰어다닐 준비를 하고. 아직 말을 많이 하는 건 아니지만 엄마가 해달라는 것을 척척 알아들으면서 커가는 주원이를 보면 .. 커가는게 아쉽다. 두돌 축하해, 사랑하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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