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폐차

일상

2018. 5. 14. 13:25

어떤 물건이든, 어떤 동물이든, 어떤 사람이든 나이가 들고 많이 사용하면 언젠가는 쉬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 우리집 차는 올해로 19년을 탄 차였다. 엄마 아빠가 그 차를 처음 사셨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 전까지 타던 차가 고장이 많고 말썽이 많아 새로산 차는 참으로 반가움 그 자체였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차를 사야 하긴 하는데, 하던차에 초보운전인 우리 신랑을 위하여 아빠는 자연스럽게 그 차를 우리에게 넘겨주셨다. 그렇게 주원이를 아산병원에서 데려오던 날, 그리고 몇차례 신랑이 차를 긁어먹기도 하고, 가정교회 식구들을 태우고 여기저기 다니고, 배기량이 많아 안전성평가 시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그리고 또 가을이를 아산병원에서 데려오던 날 까지, 4,5년새의 수많은 일들을 우리와 함께 해준 차도 이제 쉬어야 할 때가 왔다. 



폐차를 결정한 순간부터 마음이 짠했다. 그리고 막상 폐차하는 날이 와 차안의 물건을 정리하며 운전석에 잠시 앉아 핸들을 잡았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사를 하면서는 정작 들지 않았던 기분인데 너무나 먹먹했다. 고생했다, 우리 차야. 이제 편하게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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