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신부들이 겪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나한테도 올줄은 몰랐다. Cold Feet!!!!!! 영어 표현으로는 이렇게 되는데, 결혼 준비를 하면 대부분의 신부들은 왠지 마음이 허~~~~ 해지고 텅빈 것 같기도 하고 힘들어진다고들 하더라. 그 얘기를 들었을 때에는 "아니 대체 왜????" 그런 생각도 들었었고 심하면 도망가고 싶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서 도무지 그분들이 이해가 안갔었다. 이렇게 행복한 일을 준비하면서 왜 슬퍼지고 왜 허해지고 왜 도망가고 싶어져???? 했었다. 오죽하면 도망가는 신부에 대한 영화도 있을까 싶기도 했고 (Run away Bride 라고....).
근데..... 잉....
나도 약간씩 Cold feet 이 오기 시작했다.
착잡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10일대로 들어가면서 기쁜 마음과 함께 잡다한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휘젓고 다니고 집에 앉아 있으면 아... 내가 이 집에서 이십년을 넘게 살았구나... 이제 여기를 정말 떠나는구나 하며 혼자 막 울기도 하고 -_- 오빠랑 함께 사는 것은 정말 즐겁고 재미질 것 같으면서도... 나는 이제 다시는 지금처럼 편안하게 사는 것은 끝난 것인가 -_- 밥하고 빨래하고 그러면서 아내로서, 또 애키우고 하면 엄마로서의 인생만 남아있고 이제 "나 자신"으로서의 인생은 끝인가? 요런? 이상한 생각들이 다 들기 시작했다.
그나마 참 다행인 것은 이런 마음이 들 때마다 털어놓을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계속해서 알려주는 언니들도 있다는 것. 혼자 꿍하게 갖고 있으면 왠지 우울증에 빠질 것 같은 느낌. 언니들과 상의하고 "감정" 자체에 빠지는 것보다 감정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잘 다스리는 일이 필요한 것 같다.
가구를 다 옮겨두고 하다가 오빠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울음보가 터졌는데 어이 없어 하지 않고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해주고 다독여주고 안아주는 오빠가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제 D - day는 한자리 수로 들어가는구나!!!!!
와, 정말정말정말 마음이 떨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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