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호주브리즈번일기

[2010.12] 역주행의 추억 -

lifewithJ.S 2016. 1. 27. 09:31




호주는 도로가 우리나라와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고, 운전석도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있다. 그래서인지 정신을 아무리 똑바로 차려도 한국 사람들은 다들 한번씩 역주행을 한다는 얘기가 돈다.

살인의 추억보다 더 무서운 역주행의 추억, 이제는 그야말로 추억이기 때문에 다들 웃으며 아, 그때 역주행했었어.. 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다들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면서 몸서리 친다!

드디어 차를 구입하자 한숨 놓은 우리는 식탁에 모여 앉아 운전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P양은 운전면허가 없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면 따야겠다~ 하고 있었고 M군은 호주 운전자들에 대한 얘기를 했다. 호주인들은 운전을 이렇게 하네 저렇게 하네 얘기하는 동안 나는 열심히 주의깊게 들었다. 차를 샀다는 즐거움 보다는 운전에 완전 긴장.쯧쯧쯧. 특히 역주행!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역주행을 많이들 한다고, 한국 사람은 꼭 한번씩 한다고. 














































M군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 1번 얘기는 라운드어바웃 이야기. 호주에서 가장 운전하기 힘든 구간은 라운드어바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다. 그냥 그야말로 차도 가운데에 둥글게 둥~글게! 턱처럼 있는 곳인데 돌 때도 긴장되지만, 절대 돌 때 속도를 멈추면 안된다고. M군은 라운드어바웃에서, 그리고 처음 운전할 때 헷갈려 멈췄다가 몇번이나 FUxx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완전 재미나게 했고 나머지는 열심히 경청. 


곧바로 이어지는 P양이 대신하는 M군의 역주행 이야기. P양, 면허가 없지만 호주에서 워낙 운전대 옆에 많이 앉아 있어서 그런지 꽤나 도로 사정에 빠싹하다. M군이 처음 운전할 때 두번 역주행했다며 한번은 그 큰 로마 스테이션 앞 도로에서 ;;;; 한번은 역주행인 것을 깨닫고 중앙선에 있는 턱을 넘어간 이야기를 했다. 버스 차선으로 3정거장이나 달린 얘기는 이미이미 들은 얘기였지만 또 들어도 참 재미있었다. ㅋㅋㅋㅋㅋ 물론 머... 나는 그게 내 일이겠냐며 남일처럼 막 웃었다. 



주말, 손님을 치뤄야 하는데 양상추도 없고 몇몇 필요한게 생각나서 집앞 걸어 5분 거리 슈퍼를 새로 산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5분 거리도 조심조심, 머! 이정도면 걱정 없겠다 싶었지만 .. 웬걸. 

슈퍼까지는 잘 갔지만 슈퍼 주차장에서 나왔는데 우회전을 할 수 없는 길이었던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좌회전을 해서 주우우욱 집 반대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갔는데 
뜨아아악.. 라운드어바웃! =_= 처음 본 라운드어바웃이었지만 역시 그동안 보고 배운 바, 들은 바가 있어서 인지 침착하게 소화해냈다. 아... 이제 우회전만 하면 집에 다 왔구나하며 우회전을 하던 찰나!!!!!! 


빠아아아아아아아앙!!!!!!!!!!!!!!!!!!



머리는 그저 하얘지고 멀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허둥지둥. 그제서야 역주행인 것을 안 나 입으로는 "역주행! 역주행!!!!" 단 10초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마치 10년처럼 느껴진 역주행의 순간. 우회전을 하며 나도모르게 한국식대로 오른쪽에 차를 붙여 확 특어 버렸던 것이었다 =_= 아무 생각 없이... 마주 향해 오던 흰 자동차는 얼마나 놀랬던지 경적을 어마어마하게 울렸다. 할말 없지 머.. 

그렇지만 이번 사건에서 큰 경험을 했다. 절대 절대 중앙선을 자기 오른쪽에다가 둬야 한다는 것. 몸으로 체험하는 것 만큼 잘 알게 되는 것도 없잖아. ㅋ 

그래도 이제 남들한테 얘기할 역주행의 추억이 하나 생겼네.... 하하하! (후.. ㅠㅠ)



호주에서 운전하시는 분들, 모두 운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