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28 임신 36주차, D-DAY :) 아산병원 출산.

lifewithJ.S 2015. 11. 3. 09:18




이 날이 오게 될거라고는 왜 생각을 안하고 지냈는지. 긴 임신 기간동안 나와 콩알이를 지켜주신 하나님께도 감사드리지만, 동시에 출산이라는 과정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불안불안한 마음도 계속되었다. 


아산병원에서의 유도분만은 새벽 6시 30분까지 병원으로 가서 1층 소아응급실 쪽에서 접수를 하고. 6층 분만실로 이동한다. 두근두근. ㅠㅠ 새벽부터 싸둔 출산가방을 갖고 병원에 후다닥. 


6층에서 우리집 남자는 잠시 대기, 나는 환복 등 요런조런 출산 준비를 마친 뒤 가족분만실로 드디어 입성했다!!! 


"입성!!!"


아산병원 가족분만실은 꽤 여러개 있더라. 몇갠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그래도 갑작스럽게 찾아와도 대기를 길게 타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 안은 꽤 넓고 쾌적하다. 분만 의자에 앉자 친절한 간호사 선생님이 18게이지 두꺼운 바늘을 ㅠㅠ 찔러넣어준다.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하여 두꺼운 바늘 사용. 대략 오전 8시 정도부터 촉진제를 맞기 시작 + 짐볼운동 시작. 금식이기 때문에 일단 밥은 없음. 흑흑 ㅠㅠㅠㅠㅠㅠ  내진은 한시간에 한번.... 그렇게 저녁까지 갔다. ㅋㅋㅋㅋㅋ 티비도 보고. 뭐 한게 없네. 내진이 힘든 것 외에는 그냥 저냥 별거 없이 보낸 하루. 2cm 열린게 오늘의 성과라면 성과. ㅎㅎ 저녁때는 일단 촉진제 중단하고 밥먹고 잤다. 한번 실패하여 두번이나 찔러 넣은, 등에 꽂힌 무통 마취제와 밤새 2시간에 한번씩 하는 내진에 잠은 거의 못자겠더라


다음날, 새벽에 다시 시작된 촉진제. 아무리 내진을 해도 3cm에서 진전이 없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고 싶어지면서 '수술하면 안될까요?'를 말하기 시작. 후... 게다가 무통을 놓은 척추쪽에 자다가 비비적 거려선지 관이 빠져나와....서........ 또 찔러야 한대...... ㅠㅠ 게다가 토요일이었기에 마취과 선생님이 없어 수술실로 내려가 다시 찔러야했다. 

이쯤되니.. 제발 나와줘 아가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ㅠㅠㅠㅠㅠ 


저녁 무렵. 레지던트중 한분이 내진하시는데 갑자기 투툭하는 느낌이 나더니 헉...? 따뜻한 물이... 앗 양수 터진건가???? 헉 양수가 터지는 느낌은 처음이라 그런지 정말 충격적이었다. ㅠㅠ 콸콸. 그 이후에는 무쟈게 빠르게 진행이 되더라. 진통이 시작되고, 점점 그 간격은 짧아지고. ㅠㅠㅠ 우리집 남자도 긴장. 시간은 밤 9시가 넘어가고, 아가는 산소포화도는 떨어지고... ㅠㅠㅠㅠㅠㅠ 코줄 끼워 산소를 보충하고 ㅠㅠㅠ 뭔가 너무나 긴박하게 돌아갔다. 몸은 이상하게 덜덜 떨리기 시작하고. 오한인가. 무서워 ㅠㅠㅠㅠㅠ 기도를 얼마나 했는지. 


결국 분만의자에서 분만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수술실 쪽으로 옮겨가서 차갑디 차가운 수술대 위에 누웠다. 그때 보이는 이미영 선생님 ㅠㅠㅠㅠ 아, 그 얼굴이 얼마나 반갑고 든든하던지. 선생님 들어오시면서 '자, 힘줘봅시다' 선생님 힘이 안들어가요. ㅠㅠㅠㅠ 레지던트선생님 '놀라지 마세요' 라고 미리 경고 주시고는 휙 내 배에 올라타서 배 눌러주시고! 힘을 얼마나 줬는지 기억도 안나고 배가 얼마나 아팠는지도 기억도 안난다. 그저 정신이 하나도 없다가 갑자기 '멍'... 해지더니 '끄아아아앙' 울음소리가 들린다. '나왔어요! 딱 아빠네!' 라는 소리만 귀에 들려온다. 나왔구나! 시간은 10시 30분


내가 제일 먼저 물어본 것은 '아가 머리 괜찮아요?'  ㅋㅋ ㅠㅠ 아가가 힘들게 나와서 머리가 많이 찡겨있었을까봐. ㅠㅠ 



아가와 만나는 시간을 잠시 가진 뒤, 사진도 찍고. 선생님 목소리 다시 들린다. '후처치 할께요' 끝났구나!!!!!!!!!!!!!!! 긴박했던 순간이 다 지나가고, 후처치후 다시 가족분만실로 돌아와 혹시나 문제가 있을 것을 대비하여 1시간 정도 대기를 하였다. 분만이 끝나고도 멈추지 않는 옴몸이 덜덜 떨리는 증상에 무서웠지만 그래도 한시간을 무사히 잘 넘기고. 


입원실로 들어간게 밤 12시. 아, 정말 지금 생각해도 생생한 이틀간의 출산 시간. 혈압이 높아 정상분만하지 못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을 깨고 주치의 선생님이신 이미영 선생님만 믿고 자연분만을 시도하여 무사히 끝나 선생님께도, 아산병원의 친절한 분만실 레지던트들과 간호사 선생님들께도 너무나도 감사한 순간이었다. 무려 이틀간을 가족 분만실에서 나의 징징거림을 다독거려준 선생님들, 다시 한번 글을 통해 '감사합니다' 


우리집 남자, '다음 출산도 여기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가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지금 다음 출산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