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콩알콩알

61. 엄마와 단둘이 기차여행 [+221]

lifewithJ.S 2015. 11. 19. 15:56



우리 목자님 성규오빠가 원주 커피프로젝트의 스튜디오를 넓혀 다시 개장하면서 새로운 사진 실장님이 오셨다고 하였다. 거기에 연습하시는 견습 사진사분들이 계신데, 아가사진을 찍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여 우리 쪼꼬미! 모델 한번 해보기로 했다. 엄마가 워낙 아가 스튜디오 사진 찍는 걸 별로 안좋아하는 촌뜨기인지라. -_-; 사실 아가들 포즈 마구 시키고 옷 마구 갈아입히는게 아가한테 힘들 것 같아서 ㅠㅠ 장앨범도 계약하지 않고, 백일 사진도 엄마가 걍 찍어주고. ㅎㅎㅎ 했었기에 스튜디오 촬영은 사실상 처음. 게다가 원주까지 가야하는데 우리집 남자1이 휴가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엄마와 아가는 둘이 기차를 타고 가야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늘 자가용만 타고 다니다가 첫 기차를 타는 여행이기 때문에 겨우 1시간짜리 기차여행이지만 엄마는 전날부터 바리바리 치발기 장난감 세네개, 쪽쪽이 세개 - 우리 쪼꼬미는 물건을 잘 내다 버리기 때문에 - 혹시 몰라 쌀과자까지 엄청 챙겼다. 쪼꼬미 옷은 외출 전형인 천사복에 사과이모가 사준 겉옷까지 껴입히고 바리바리. 


그리고는 우리집 남자1에게 보내줄 준비완료 샷. 


내얼굴은 이상하지만 둘이 함께 나왔다는 데에 의의를 두자... 출동준비완료!


청량리 역에 도착하니 우리 쪼꼬미는 이미 꿀잠, 쿨쿨 꿈나라중. 7kg의 이쁜 짐이 앞에 매달려 ㅎㅎㅎ 뒤에는 또 무거운 배낭 하나 ㅋㅋㅋ 그래서 아침도 못먹은 엄마는 잠바쥬스라도 한잔 마시겠다며 낑낑. 시금치사과케일인가.. 를 한잔 사서 원샷 드링킹했다. 


잠바주스 한잔 마시기 위해 낑낑.


우리가 탄 무궁화호, 일단 특실이다. ㅎㅎ 특실 타보니.. 좌석이 넓긴 넓다. 

옆에 누가 앉을까봐 조마조마. 그래서 미리 누가 앉는지 열심히 확인해보고 또 확인해봤다. 짐이 많은 우리는 엄마가 키가 작아 ㅠㅠㅠㅠㅠㅠ 위 선반에 짐 올리기도 어렵고... 짐을 옆 좌석에다가 두면서도 조마조마. 이런 분들 분명히 계시리라... 믿고 그런 분들은 내가 돌아올 때 한것처럼 2인으로 두좌석을 다 끊되 한좌석은 어린이로 끊어두면 안심할 수 있다. (돈은 약간 더 들지만...) 


기차에 오르니 깨는 주원이. 여기가 어딘고??? 분명 몇분전까진 집에 있었는데...? 


눈떠보니 이상한 곳에.. 난 누구 여긴 어디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금새 적응. 긴장한 엄마보다 여유만만인 아들. 

좌석에 앉혀두니 신나게 놀기 시작한다. 


헐, 재미나긴 한데 귀가 좀 멍멍함


이쪽저쪽 궁금한지 살펴보고 앞좌석에 앉은 아줌마에게도 한번 싱긋 웃어주고, 그분들께 고구마 얻어먹고. ㅋㅋㅋㅋ 창밖도 쳐다보고. 호기심도 많고 의외로 늠름했던 아가. ㅎㅎ 

덕분에 엄마도 한시름 놨다. 



기차 안이 재미났는지 밥도 거의 안먹고 놀기 바빴던. 

한참을 기차서 놀다가 내릴때 되니 어김없이 잠들었다. ㅎㅎㅎㅎ 


이동할 때는 자주어야... 공간이동하는 느낌이 제대로쥬...


주원이. 깨보니 스튜디오다. 

원주에 새로 오픈한 에이프릴 스튜디오. 

나는 사실, 늘 사진을 찍는다 하면 아가가 혹사하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번방문을 계기로 그 생각은 많이 달라졌다. 

아가는 야아악간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사진사들이 그냥 사진을 무턱대고 찍는 것이 아니라 아가와의 교감을 중요시 하고 사진보다는 아가의 컨디션을 먼저 생각해주고... 그 잠깐의 시간을 헛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아가의 중요한 시간이라 생각해주시는 사진사 분들에게 감동할 정도로 열심이셨다. 





스튜디오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사진이 나온 다음에 하기로 :) 

아무튼 맘에 쏙 들었던 원주 에이프릴 스튜디오를 뒤로 하고 성규오빠가 사준 맛있는 원주 커피프로젝트의 쉐프님이 만들어주신 파스타는 기차 시간 때문에 거의 흡입하다시피 하고 ㅠㅠㅠㅠ (정말 맛있었는데 흑흑,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스튜디오 촬영 후에 다시 잠든 주원이. 

그래, 다시 공간이동 할시간이다. 


나를 집으로 데려다 놓아라................


기차에서조차 내내 자고. ㅎㅎㅎㅎ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엄마 아들답게 엄마 안힘들게 첫 기차여행 잘 마무리해준 주원이에게 고맙고. 

우리 다음에 한번 더 하자 아들! 그때는 기차가 뭔지 좀 알아서 타면 즐거워 해야할텐데. ㅎㅎ 아빠랑도 한번 더 가자 주원아, 거기 스튜디오 너무 좋더라. ㅎㅎ 


이렇게 긴듯 짧은듯 엄마와의 단둘이 기차여행을 무사히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