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호주브리즈번일기

[2010.7] 쉐어하우스, 혼자 발견한 집구하는 팁 - (매우 주관적임)

lifewithJ.S 2015. 12. 4. 14:25




워홀러로서 한 곳에만 머무르며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고단한 일상사를 달래지고 가족, 친구와 떨어져 있는 외로움을 잊을 수 있게 해주는 집을 구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그래도 보통은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결국에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집을 선택하게 된다 :) 


브리즈번의 조닝 맵

호주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흔한 주거 형태는 "쉐어(share)" 다. 쉐어를 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브리즈번의 경우 보통 썬브리즈번(www.sunbrisbane.com) 싸이트나 검트리 라는 싸이트에서 (www.gumtree.com.au쉐어를 많이 구한다. 현지에 일단 와서 지리를 익히게 되면 한국 마트나 여러 마트 앞에 쉐어생 구하는 전단지를 찾아볼 수 있지만 첨에 가면 그럴 정신 거의 없다. 쉐어는 보통 2주치 방값을 본드비(Bond fee), 즉 보증금으로 내고 집에 따라 1주일마다 혹은 2주일마다 마스터가 쉐어비를 받는다. 또 나가게 될 때에는 2주 노티스(Two weeks notice)라는 게 있어서 나가기 2주 전, 마스터에게 나가겠노라고 알리고 마스터가 다른 쉐어생을 구하도록 시간을 주도록 한다. 


처음에는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때까지 발로 뛰어보겠다며 일단 단기 쉐어 1주일짜리에 들어갔다. 위치는 울릉가바(Woolloongabba)였다. 당시에는 존(Zone)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던 때였던지라 울릉가바가 2존인지 몇존인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냥 무작정 들어갔다. 덕분에 늘 버스를 타거나 무지하게 걸어야 했다. 

   브리즈번의 조닝 (zoning) 


조닝이라 그래서 졸고 .. 머 이런거 아니고 (죄송) Zoning은 지역을 구분하는 방법이다. 브리즈번 시티를 중심으로 지도와 같이 1존부터 22, 23존까지 둥글게 표시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존에 따라 집값도 달라지고 교통비도 달라지고 주거 환경이나 인구 밀도, 인종 비율 모든 것이 다 달라진다. 

가운데 시티는 모든 상업의 중심지이고 존의 숫자가 커져갈 수록 시골에 해당한다. 한국에서 호주에 올 때에 가장 궁금했던 것은 시티에서 어디까지가 걸을만한 위치일까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와 얘기하자면 1존까지는 걸을만한 위치라고 봐도 된다. 1존에 해당하는 곳들이 보통 밀턴(Milton), 캥거루 포인트(Kangaroo Point), 마터힐(Mater Hill) 등을 들 수 있는데 내가 처음 구한 집은 바로 1존인 마터힐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터힐은 씨티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브리즈번의 자랑 아름다운 싸우스 뱅크(South bank)를 지나서 가야하는 마터힐은 구지... 얘기하자면 살기 좋은 곳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순진했던지. 

새로 들어가게 될 집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집이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새 것! 이라는 것에 속아 들어갔던 집이었지만 공사가 1주일이면 끝난 다는 것이 1달이 되도록 안끝났다.. 문에 손잡이 없이 3주를 살고, 저녁 때, 집에 아무도 없으면 식칼을 옆에 두고 지냈다. -_- 인터넷, 1주일이면 연결된다는 것이 1달이 자나도록 인터넷 연결 안됐다... 1달이 지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호주 사람들은 무엇 하나를 해도 너무 느긋(?)해서 한국처럼 빠릿빠릿하게 되는 것이 한 개도 없다는 것. 마스터.. 그걸 이제야 알려주면 어떻게 해요.. ㅠ_ㅠ 공식적으로 1주일 안에 됩니다! 라고 나오면 1달 안에 됩니다! 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야근을 해서라도 일을 끝내고 가는 것에 비해 여기 사람들, 내일와서 하면 되지.. 라며 집에 간다. 대체 그 여유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ㆀ 큰 나라 사는 사람들의 여유인가ㆀ 



   한국인 쉐어? 외국인 쉐어? 


어떤 이들은 한국인 쉐어는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하고, 외국인 쉐어를 해야 영어도 많이 늘고 진짜 호주에서 사는 거다 라고 열심히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나름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음.. 구지 내 경우를 얘기하자면 학원에 나갔었다. 영어로 열심히 애들과 떠든다. 일도 나갔었다. 영어로 열심히 일한다. 집에 와서는.. ㅠ_ㅠ 나의 감정 세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부엌사용이나 쓰레기 버리는 문제, 거실에서 시끄럽게 하는 문제 등이 생겼을 때 영어로 다 통할 수 없는 세세한 감정 하나까지 다 전달했으면 했다. 그래서 한국인 쉐어를 택했다. 


아! 아주 잠시, 지금의 집으로 이사왔을 때 대만 친구들과 쉐어 했던 적이 있었다. 대만 어린 여자애기들 3명이 옆 방에 살았었는데 ... 힘들었다. 영어가 안통해서 힘든 게 아니고 감정적 교류 자체가 힘들었다. 그리고 중국어 상당히 시끄러웠다는 ^-^;;;  집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다는 것은 큰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또 집에서 마저 영어를 사용한다면 돌아버릴 것 같은 사람도 있지 않은가. 누가 잘하고 있고 누가 못하고 있다는 따질 수 없는 문제다. 


1.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같이 사는 사람들. 지내봐야 아는 것이겠지만 다른 곳과 접근성이 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같이 사는 사람들이 좋으면 그것만큼 크게 얻는 것이 없다. 사람들의 성격도 보아야겠지만, 한 집에 사람이 몇 명 사느냐도 꼭 확인해야 한다. 한가지 알게 된 것은 같이 사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충돌이 잦아진다는 것. 시끌벅적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난 그래도 베란다까지 쉐어를 두고 9명이 방 3개짜리 한 집에서 산다는 것은 :( 나...로서는 못할 짓이라고 본다. 


2. 주변 시설을 살펴 보자. 주변에 장 보기는 좋은지, 시끄러운 시설은 없는지. 마터힐에 살 때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마터힐 병원이 집 앞에 있었다. 밤이면 밤마다 헬리콥터가 마터힐 병원 앞에 내리는데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두번째 집, 나름 아파트에 살 때에는 바로 옆에 기차길이 있었다. 별로 큰 소리 안내겠지 했지만 무척이나 시끄러워서 문 열기가 무서웠다 :( 


3. 접근성. 접근성은 약간 애매모호한 말이긴 한데 구지 얘기하자면 Transportation? 일하는 곳과는 얼마나 가까우며 어떤 교통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가, 학교와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으며 무엇을 타고 가야하는가 등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아파트에 살 때에는 학원에 걸어다녔다. 40분을 걸어다녔다. 운동도 되고 좋긴 했지만 지각한 날은 버스도 없고 슬프다. 지금 한지붕 아래 살고 있는 친구는 새벽 3시에 일을 나간다ㆀ 탈 거 없다.. 우리나라처럼 대중교통수단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접근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