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호주브리즈번일기

[2010.6] 4일째, 드디어 집을 구하다 -

lifewithJ.S 2015. 11. 26. 21:09





집은 City에서 30분정도 걸어가면 있는 Mater Hill 이란 곳에 있다. 집을 정말 뼈빠지게 보러 다녔는데 브리즈번 시티 안에 있는 방들은 정말 무슨 사람들이 오밀조밀 . . . 방세개에 9명가량 산다 . . . 안습 . . . 그래도 그렇게 살아야 싸다고 . . . 그렇게 안살면 한 주에 150, 160이 기본이다.

 

그런 이유로 시티내에 있는 방은 과김히 포기했다. 사는 곳인데 . . . 돈은 아끼면서 밖에서 고단한 몸 편안하게 누이는 곳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보고 보고 또보고 캥거루 포인트도 돌아다니고 여기저기 다녀서 결국! Mater Hill로 결정! 




아직 약간의 보수공사가 진행중이어 보이는 이 집은 일단 넓다! 크다! 럭셔리 아파트들 처럼 수영장, 헬스클럽 이런 시설은 없지만 그냥 웬지 아늑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제 조만간 이사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 단기쉐어에서도 바로 나갈 수는 없다. 1주일을 생각하고 얘기해뒀기 때문.
 

빨리 나가서 내 방을 만날 생각에 마음은 조급하지만 일단 참기로 하고 Mater Hill 주변을 익히고 시티에서 걷는 길도 알아보기로 했다. 시티에서 내가 학원을 다닐 생각을 하면 시티를 많이 걸어다닐 터인데 잘 살펴보면 시티까지 계속 강가를 따라 걸을 수 있다. 그래서 내친 김에 강가를 걸어보기로 했다! 강가는 너무 예쁘고 사람들도 조깅도 많이 하고 공원에서 바베큐 파티도 하고 아이들이 마구 뒹굴러 다니기도 했다. 웬 이상한 새들도 (학인가 . . . ) 잔뜩 사람을 겁내지 않고 돌아다녔다.


아 진짜, 옥수수를 쪄서 한 개에 3.50 달러, 반개에 2 달러에 팔고 있었다. 아 왜 길에서 옥수수를 찌냐고!

 

냄새가 진짜 지나가는 사람 너무 유혹해주신다. 도저히 이건 그냥 지나가면 범죄일 것 같은 마음에 사먹기로 했다. 예쁜 소녀가 (누가 예쁜 소녀?) 옥수수를 하나 다 우걱우걱 먹기는 좀 머하고 해서 그냥 조신하게 반개만 먹기로 했다. 그러나 먹고 나서 후회했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그냥 찐 옥수수에 소금이랑 후추만 쳤을 뿐인데!!! 속으로 다음엔 집에서 내가 이렇게 해먹어 봐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갈때 한번 올때 한번 2번에 걸쳐 사 먹었다. 내가 단골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도서관을 찾았다 



Victoria Bridge까지 갔는데 멀리 맘마미아 포스터와 Fame 포스터가 붙여져있다. 저긴 머하는 곳일까? 가까이 가보니 Museum과 Art center, Library가 있다. 오! 지나칠 수는 없지. 가까이 가보았다. 그중에서도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은 도서관에 먼저 똑똑.


이런 곳이면 공부할 맛이 나겠는걸?! 웬지 타지에 나와서도 논문을 쓰고 싶은 욕구가 불쑥불쑥 솟아났다. ㅋㅋㅋㅋ (얼마나 갈지) 그러나 시티에 오가는 길에 맘에 드는 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정말 정말 최고 >_<



  조급해하지 말자


강길을 다시 따라 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친구들끼리, 가족끼리, 애인과 함께 다들 다정히 또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흐뭇하게 웃음도 나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한켠이 쓸쓸해졌다. 친구들도 보고 싶고 가족들도 보고 싶었다. 나는 왜 시간을 함께 보낼 친구가 없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브리즈번에 온지 겨우 4일 되었다. 영어마을에서도 내 맘에 맞는 친구들을 만나고 내가 떠날 때 울어주는 친구들이 생기기까지 1년 3개월이 걸렸다. 


겨우 4일을 보내놓고, 나는 왜 친구가 없냐며 쓸쓸해 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많은 모험과 다양한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저기 강가에 걸어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다 잠재적인 나의 친구라고 생각하니 지나가는 사람 누구에게나 눈웃음을 건낼 수 있었다. 마음 한켠에 외로움에 조급해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