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호주브리즈번일기

[2010.8] 진짜 잡을 드디어 구했다 -

lifewithJ.S 2015. 12. 22. 09:24


n 호주에서 처음 해본 진짜 "일"

 

childcare center에서 전화가 온건 목요일 오후 4시가 넘어서였다. 당장 내일 일할 사람이 필요한데 casual worker로 일할 수 있느냐고 묻더라. 지금 내가 찬밥 더운밥 가릴때냐 하여 할 수 있다고 대답했고 찾아간 곳은 110 Burrendah Street Jindalee 에 있는 Chatter box Jindalee childcare center.


city 에서 가는 방법 :

플랫폼 B1에서 아침 7시 5분에 있는 버스 435번을 타고 Jindalee High school에서 떨어지면 바로 앞에 굉장히 예쁜 childcare center이 기다리고 있다. 단 주택가이므로 밥을 사먹을 곳이 없다. 꼭꼭 무언가 챙겨서 가야한다


지도를 보고 처음 찾아갔음에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매니저가 자리를 비웠고 부 매니저 클레어가 맞아주었다.

클레어는 내가 동양인인 것을 보고 약간 흠짓 놀라는 눈치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무척이나 나이스헸다.

 

n childcare center의 일과

 

차일드 케어의 하루 일과는 Breakfast부터 시작한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아이들은 그곳에서 breakfast를 먹고 9시까지 기다린다. 이때는 모든 아이들이 0세부터 5세까지 모두 같은 공간 안에서 논다. 보통 0세 ~ 2세 아가들은 직원들이 다 안고 있어야 한다. 나도 나타샤라는 아가를 안았는데 1세라고 하는데 무게가.... 정말 뽀동뽀동하니 터질것 같은 볼에 ... 귀엽긴한데 팔이 떨어질 뻔했다.

 

9시가 되면 nursery, toddler, kindy 반으로 나뉘어 다들 제각각 반으로 들어간다나는 가장 힘들다는 0 ~ 2, nursery 반으로 들어가게 되었다아가들은 10시 정도까지 놀다가 morning tea(간단한 간식을 tea라고 했다)를 주르륵 일렬로 높은 의자에 앉아 먹고 또 내려와 논다아가들을 무언가 먹일 때에는 반드시 턱받침을 해주고 손을 닦아준다. Tea가 끝나면 함께 놀아주면 된다0 ~ 1세 아가들은 혼자 밥을 못 먹기 때문에 이유식이나 우유를 먹여주고 등을 가볍게 두드려 트름을 시켜줘야 한다. (안 그러면 토하더라…) morning tea이후엔 lunch – afternoon tea – late afternoon tea 로 이어져 하루에 다섯 차례의 식사를 한다잠을 자는 아가들은 어둡게 꾸며지고 자장가가 흘러나오는 침대가 가득한 방에 살짝 눕혀두고 나오면 된다아참기저귀 체크는 수시로 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기저귀를 diaper이라 하지 않고 nappy 라고 하더라그렇게 하여 3시~4시가 되면 학부형들이 아가들을 다시 찾으러 온다.



내가 보았던 아이들은 총 6명, 새침하지만 너무 귀엽고 웃는게 예쁜 자스민, 모험을 좋아하고 혼자서도 잘 노는 헌터,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순하고 혼자 잘 노는 나타샤, 정말 아가, 마냥 안고있어야 했던 다니엘, 심술꾸러기 안다가 놓기만 하면 울던 에이든, 갈색 곱슬머리가 너무 귀여운 크리스찬. 모두다 귀엽고 천진한 0세 ~2세 nursery 반이다. 





초보 childcare center 직원으로서 배운 것들

 

1.   일단 아가들의 모든 것을 기록해둔다는 것Childcare center는 학부형들의 손발눈이다따라서 아가가 몇 시에 기저귀를 갈았고 몇 시에 어떤 밥을 얼마나 먹었으며 무엇은 좋아했는지 무엇은 좋아하지 않았는지또 어떤 것을 갖고 놀기를 좋아했고 말을 했다면 어떤 말을 했는지 까지 상세하게 다 기록해둔다그 기록이 상당한 양으로 쌓여있더라나는 아가 보는 것만 해도 정신이 한 개도 없던데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 대단하기만 했다.

2.   기저귀를 난생 처음 갈아봤다하하순한 나타샤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힘들게 힘들게 갈았다아가들의 인지 발달을 위해 center안에서는 수건으로 된 기저귀를 쓴다고 한다기저귀 접는 법도 처음으로 배웠다.

3.   나와 함께 일한 peggi는 상당히 숙련된 사람이었다그 센터에서만 5년을 일했다고 하니 당연하겠지페기씨를 보면 절대 어떤 일이 생겨도 당황하지 않았다침착과 사랑아가를 보는 사람이 가져야 할 1순위 덕목인 것 같다.

4.   부엌은 따로도 있고 교실마다도 있다. 교실마다 아이들 용 작은 변기는 물론이고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이 귀엽고 예쁘다. 아참, 그날의 활동을 바로바로 사진을 찍어둔다. 내가 일했던 날에는 아가들이 pizza 도우를 갖고 놀았는데 페기는 바로 사진을 찍어 내가 아가들을 돌보는 동안 뚝딱 글을 써서 도화지에 사진을 붙여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였다. 그리고 학부형들이 찾아오자 그 사진을 보여주며 집에서도 이렇게 놀면 된다고 설명하더라.

 

 

캐쥬얼 잡인지라 언제 다시 불러줄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값지고 귀한 경험을 했고 몸은 고된 정도가 아니라 죽을만큼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은 가뿐 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