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호주브리즈번일기

[2010.9] 토들러들과 함께한 하루 -

lifewithJ.S 2016. 1. 24. 01:00






o 다시 전화가 왔다.

 

낯익은 번호, 앗! 지난번에 일했던 childcare center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그것도 새벽 6시반에 ... 나오라는 러브콜! 갑자기 빵꾸가 났는지 어쨌는지 새벽부터 찾는다. 언제까지 가면 되냐고 물으니 올수 있는한 빨리 오라신다. 급하시긴... 시티에서 가장 이른 버스는 이미 놓쳤고 (7시 5분) 좀 늦게 가더라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천천히라도 와달란다. 그렇게 해서 두번째로 일을 나가게 되었다.



오늘은 정말 다행히도 갓난 아이를 보는 널서리룸이 아닌 고것을 겨우 벗어난 토들러들과 함께 놀았다. 이 아가들은 정말 딱 말 배우는 시기의 아가들인지라 책읽어주는 것도 좋아하고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무척이나 분주했다. 일단 리더는 매건. 매건은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 호주여자다. 나한테 이것 저것 하라고 하면서 사실 제대로된 설명은 잘 안했다. 그래서 매건보다 모건한테 들은 게 더 많다. 모건은 하나하나 차분히 잘 설명해주는 동료다.

 

오늘의 토들러들은 총 10명. 이름은 다 못외웠다. 생각나는대로 알렉스, 내가 너무 사랑하는 쌍둥이 소피랑 메들린, 자스민, 이자벨, 아가 소피, 잠재우기 너무너무 힘들었던 그웬, 또 누가 있더라... 그래도 얼굴은 다 기억한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오늘의 일정은 날씨가 좋은 관계로 일단 스콘으로 모닝티를 갖고 야외에 나가 놀았다.

햇빛이 강해서 항상 아가들은 모자를 쓰고 나가야 한다.



신나게 한바탕 놀고 난 후, 그래도 토들러들은 물건 같이 치워달라고 하거나 도와달라고 하면 말을 조금 알아 듣는다. 자기가 먹은 접시를 가져다 주기도 하고 책도 꽂아두기도 한다. 예쁜 것들!

 

활동 후 점심을 피자 빵으로 맛있게 먹은 후에 낮잠을 잔다.

아가들 잠재우기가 이렇게 힘든지 처음 알았다. 잘 생각들을 안해서 애를 먹었는데 의외로 옆방에서 쥬니어 킨디 반 리더 피아가 와서 아가들을 재워줬다. 내가 등을 두드릴땐 잘 생각을 않더니.... 피아가 두드리니 금새 잠들어버렸다.



아가들이 잠자는 동안 걸레로 마루를 닦고 설겆이도 하고 할일이 엄청 많다.

아, 아가들이 잠자는 동안 나도 점심시간을 갖을 수 있다. :) 오후에 잠에서 깨면 에프터눈 티를 먹고 다시 밖에 나가 논다. 이게 일반적인 토들러들의 생활!


이래저래 마음에 구멍이 난 것 같았다. 그나마 울적하고 허전하고 외로운 마음을... 아가들이 오히려 치료를 해준 것 같다. 너무 이쁜 천사들, 내일 또보자 :)

 

여담. 동료들과 함께 학원 어디 다닐거냐는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시티에 있는 작은 학원에 다닐거라고 수줍게 얘기했더니 계속 꼬치꼬치 이름을 묻더라. 그래서 찰튼 브라운에 다닐거라고 했더니 나더러 너 거기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아냐면서, 호주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유아교육 학원이라고 했다. 덕분에 갈까 말까 망설이며 안간다 쪽으로 기울었던 마음이 다시 원래 자리를 찾았고 마음의 안정도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