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호주브리즈번일기

[2011.01] 브리즈번의 홍수는 어느정도일까?

lifewithJ.S 2016. 2. 2. 10:54



한국에서 30년을 살면서 그 장마비에도 한 번 비 피해라는 것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수해난민들이 텔레비젼에 나오면 아, 마음이 아프다 모금함에 돈을 넣던 입장이었는데 이젠 내가 바로 수해난민이다. 

이웃집이 물에 잠기고 강물이 차오르는 그 공포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우리 집은 강가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어젯밤 쉴새없이 강가를 왔다갔다 하면서 강수위를 체크했고 어젯밤은 짐을 모두 싸고 차에 실어둔 다음 거실에 모두 모여 라디오 뉴스를 들으며 새우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해가 반짝 나서 아, 다행이다. 안 옮겨도 되나 싶었는데 바로 이웃집 지대가 낮은 곳에 배수가 안되서 집이 물에 다 잠겼다. 2분만 걸어오면 우리집인데 ... 말할 수 없는 공포와 함께 괜히 울컥해졌다. 

나는 진짜 우리 집도 아닌데 그나마 있는 살림살이를 두고 가야한다는 것에 이렇게 마음이 서글퍼지는데 정말 자기 집을 버리고 나가야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마음이 짠할지. Flood map을 보니 브리즈번의 대부분 지역이 물에 잠겼고 내일 1월 13일 오후가 피크로 물이 가장 높이 올라온다고 하니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다음 날 

35년전의 큰 홍수보다 더 큰 피해를 갖고온 이번 홍수, 어제 3시를 기점으로 댐을 방류한다고 해서 집이 무사하기를 기도했다운이 좋게 P양과 M군이 집을 알아봐주어서 겨우겨우 써니뱅크에 짐을 다 옮겼다음식은 거의 냉장고에 다 버려두고 그나마 김치만 싸들고 나왔다써니뱅크에 계신 분들이 너무나도 친절하게 저녁식사까지 준비해주시고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몸도 마음도 어제에 비해서 훨씬 안정됐다. 어젠 정말 차 안에 타서 배가 너무너무너무너무 고파서 막 울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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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10년 같은 어제 하루를 보내고 드디어 13.

어제 시티는 7시 이후로 전기와 가스를 모두 끊고 도로도 차단했다

다행히도천만 다행히도 날씨가 도와준 덕분에 어제도 해가 반짝오늘도 비는 오지 않는다

 

집주인 아저씨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아침에 집에 가보았는데 다행히도 아직 물이 집에 들지 않았다는 좋은 소식!

그러나 오늘 오후 4시에 다시 댐 방류를 하고 나면 어찌될 지 모르겠다는 폴 아저씨의 말폴 아저씨는 일단 오늘 4시에 댐 방류를 하고 나면 한시름 놓을 수 있다며 내일 다시 연락을 해주겠다고 했다Southbank 의 레스토랑은 다 물에 떠내려갔고 페리를 타는 곳도 지붕 꼭다리만 보인다시티는 아직도 전기가 안들어온단다. 

빅토리아 브릿지는 기둥이 보이지 않는다.

 

참 신기한 것 하나는…. -_-

이 와중에 이 호주 사람들은 웃고 여유가 있다는? …………. 이 와중에………

홍수가 났는데 그 앞에서 웃으며 기념 사진을 찍고.

와중에 조깅도 하고 자기 할 거 다한다.. 대단하다

처음에 와서 호주인들의 그 느긋함 나도 저 정도는 느긋할 수 있지 했었는데 이젠 아니다우리랑 상대가 안 된다매 상황을 다 즐긴다. =_= 이런 상황마저 즐긴다ㅋㅋㅋㅋ

 

나도 이제 즐겨보려고…… -_-
 
맥도날드 와이파이는 웰케 느린지... 사진을 첨부할라고 해도 대체 첨부가 안돼 ㅠ_ㅠ 
사진은 나중에 첨부하도록 한다. 


물에 잠겼다가 물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South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