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 126

149. 어깨에 짐을 다섯살부터 -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주원이를 보는 나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다. 유치원에서 자주 선생님한테 이렇네 저렇네 이야기를 듣다보니 오늘은 또 하원때 무슨 이야기를 들을까 싶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주원이가 다섯살이 되면서 어린이집과는 다른 유치원에 다니게 되고, 하원하고 다른 기관에 들렀다가 집에 돌아오면 여섯시가 넘는 날이 많다. 물론, 자유로운 영혼인 주원이에게 하원 후의 기관은 즐거운 곳이겠지만 - 물어보니 재미있다고는 하지만 집에 들어와 퀭한 눈으로 있는 걸 보면 가끔 얼마나 힘들까 싶기도 하고.. 마음이 짠하다. 다섯살 인생, 바쁘게 지내지만 앞으로 십여년간을 어깨에 짐을 지고 배우고 바쁘게 여기저기 다닐 것을 생각하면 하아.. 미래에 하고싶은 일만 하고 즐겁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마음만 한..

[1430/643]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얼마나 오랜만에 왔는지 휴면계정이란다. 정말 오랜만에 왔구나, 아이들에 대한 기록도 간단한 인스타에만 올렸었는데 오랜만에 들어와 자세하게 적어본다. 두아이 모두 새학기 들어 다른 어린이집, 다른 유치원으로 옮겼다. 주원이는 어쩔수 없이 졸업과 함께 행보를 결정해야하는 상황에 왔고 생각없이 넣은 병설유치원이 덜컥 붙는 바람에 엄마가 매일 아침 차로 태워다주는 유치원에 가게 되었고 가을이는 대기를 걸어뒀던 숲 어린이집에 차례가 되어 들어가게 되었다. 두군데 모두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와, 잘됐다! 하는 곳이지만 자그마한 가정어린이집에 적응한 두녀석을 큰 시설로 한번에 옮겨야 했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유치원은 어린이집과 확실히 달랐다. 자상하게 봐주고 매일매일 무엇을 했는지 사진을 올려주었던 어린이..

148. 어린이가 된 주원 [+1312]

아들에 대한 기록을 따로 남기는 것은 정말 오랜만인듯 하다. 주원이와 가을이를 함께 묶어 글을 쓰는 동안, 아들은 부쩍부쩍 커간다. 특히 요새들어 크는게 눈에 보일 정도이다. 바지가 짧아지고 옷이 작아졌다. 대견한 녀석. 머리를 짧게 자르니 - 엄마 스타일은 아니지만 - 어린이 같다. 말을 걱정하여 언어치료를 보내던 때가 부끄러워 질만큼 말이 많이 늘었다. 예쁜말만 많이 하는 주원이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 "내 생각에는~ 음~ 엄마 생각은 어때?" 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에이 아빠 치사해~" 라며 그 단어의 뜻을 아는 걸까 싶은 말들도 제법 하여 놀라곤 한다. 말도 보통 많은게 아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주원이 말 많아요~ 할정도로 늘 쉬지않고 쫑알쫑알. 어린이집은 이번 학기에 졸업이지만, ..

[[1270/486] 나 니 오빠야~

월요일은 엄마가 가장 바쁜날이다. 아이들을 서둘러 준비시키면서 나도 준비해야 하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럴 때는 정말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텔레비전의 힘을 빌린다. 핑크퐁을 틀어주고 나는 씻고 화장하고 준비하느냐 정신이 없을 무렵 거실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주원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내가 니 오빠야~" "왜그래~~~" 그리곤 가을이가 낑낑거리다가 우는 소리를 내며 "엄마~~~~" 간절하게 부른다. 슬쩍 머리만 내밀어 쳐다보니 주원이가 가을이를 들었다 놨다 뒤에서 안았다 놨다 한다. 무슨 일인가 싶어 주원이를 불렀다. 주원이는 엄청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최시가~ 최시가~ 내가 안아줬는데~ 울어" 자초지정을 들어 내가 판단해보니 가을이가 기분이 안좋아 보여서 (주원이 주관적인 판단) 주원이..

[1225/441] 두 아이가 함께 자란다.

아이들과 굉장히 힘든 여름을 보냈다. 2018년은 병원을 뗄수 없었던 미세먼지 가득한 겨울과 봄으로 시작하여 폭염으로 힘든 여름을 보냈다. 언제 그랬냐는듯 갑작스럽게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 특유의 가을 날씨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식혀주었을 것 같다. 특히 이번 여름 한국을 떠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들들들 볶아 뜨거워져있던 나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약간은 쿨다운 해짐을 오늘 느꼈다. 스스로에게 들볶였던 마음은 약간은 가볍게, 또 약간은 식혀가면서 회복되는 듯 하다. 엄마의 마음이 엄청엄청 어려웠음에도 아이들은 참 잘 자란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이제는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즐거워하는 (여전히 폭풍같은 싸움은 어쩔수 없지만) 단계에 약간씩 들어서기 시작한 것 같다. 첫찌는 첫찌대로 둘찌를 받아들이..

[1121/336] 이렇게 저렇게

이렇게 저렇게 시간이 많이 흘러갔다. 가을이가 입원을 하는 바람에, 4월은 그냥 통째로 날아간듯한 느낌. 그래도 가을이는 무사히 퇴원을 잘 했고, 퇴원후에는 오빠에게 감기가 옮아 누런 코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려 ㅠㅠ 약을 오랫동안 먹고 있다. 이제야 감기도 겨우 잡혀가고 있다. 너는 얼마나 오랫동안 약을 먹고 있는거니. ㅠㅠ 주원이가 처음 감기를 앓기 시작하여 시은이에게 옮기고 두녀석다 감기로 골골 하다가 결국 엄마도 옮았다. 이쯤되니 엄마가 감염관리를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ㅠㅠ 4월은 아이들 약먹이다가 끝난 한달, 5월의 시작은 내가 약먹기 시작한 달. 한달을 아이들의 울음과 짜증과 나의 날카로운 신경으로 마의 4월을 보내고, (눈치보며 아이들을 함께 돌보았던 신랑과 친정 부모님에게..

[1100/315] 생일, 그리고 입원

주원이의 세번째 생일이 돌아왔다. 기분좋게 일어난 주원이에게 무엇이 먹고 싶냐고 물으니 고기와 달걀후라이가 먹고 싶다고 했다. 집에 있는 삼겹살을 에어후라이어에 넣어 구워주고 달걀을 부쳐줬다. 가을이는 간밤에 열이 많이나서 애를 많이 태웠다. 해열제를 두시간에 한번씩 교차투여해도 떨어지지 않고 밤새 물수건으로 닦고 할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열이 떨어지지 않고 39도 40도를 왔다갔다 했다. 둘째 엄마라고, 예전 주원이 때는 이럴 때 들쳐메고 응급실로 뛰곤 했는데, 가을이는 어제 병원가서 열감기 진단을 받았으니 일단은 잘 노는 이상 해열제를 먹이며 조금 지켜보기로 했다. 생일날 아침상을 든든하게 먹은 주원이는 어린이집으로 뛰어들어갔다. 가을이는 집에서 데리고 있기로. 한두시쯤 되었나, 그때까지도 열이 안..

[1067/282] 어린이집 적응기 - 2주차

[어린이집 6일차] 아침에 일어났는데 큰 아들이 어린이집에 호의적이다. 안가고 싶단 말도 안하고, 그 여세를 몰아 후딱 옷을 입히고 나이킹(큰아들 발음) 운동화를 신켜 집앞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니 큰아들은 역시나 후다닥 들어간다. 엄마를 돌아본적도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둘째 딸은 주말새 어린이집을 까먹은 모양이다. 낯설어서 계속 엄마한테 붙어있었다. 30분 자리를 비우기 시도를 했는데 안녕하고 가는 순간부터 벌써 입꼬리가 실룩 거리면서 울듯 말듯. 30분뒤에 가보니 이미 대성통곡 중이셨다. 얼른 받아 안고 집으로 데려왔다. 12시가 되어 가을이를 데리고 아들 데리러 어린이집을 갔더니 어린이집이 조용하다. 큰 아이들이 아침산책을 나갔단다. 순순히 옷을 입고 따라나설 아들녀석이 아닌데 잘 갔다고 하니 일..

[1063/278] 어린이집 적응기 - 1주차

[어린이집 1일차] 아들은 아마 키즈카페에 온 줄 아는 것 같다. 친구들을 목말라 했기에 그런지 엄마가 잘 안보여도 잘 놀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것 같다. (멀리서만 봐서 그렇게 보인다.) 딸램은 여기가 어디냐며 엉엉 울었다. 엄마가 뒷모습만 보여도 울었다. 여기는 갈길이 멀 것 같다. [어린이집 2일차] 어린이집 가자고 하니 졸린 눈을 부비고 얼른 일어나는 첫찌. 친구들이 기다린다며 가방도 스스로 메고 얼른 집을 나선다. 왠지 느낌이 좋다. 어린이집에 가니 아들은 어김없이 자기 반으로 후딱 들어간다 - 아들하나 적응시키려고 왔으면 뭔가 서운했을 것 같다 - 서운할 틈 없이 둘찌 가을이가 또 선생님을 보고 울어준다. 엄마 살만 떨어지면 울어대니 엄마가 오빠를 보러갈 틈이 나질 않는다. 언뜻 보니 잘하..

[1060/275] 어린이집 적응기 1

드디어 나도 학.부.형 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다. 고작 어린이집이긴 하지만.. 주원이 가을이 모두 어린이집으로 등원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집 앞, 1분거리에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가을이가 먼저 들어가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주원이도 함께 가게 되었다. 가정어린이집이기에 비록 주원이는 1년 밖에 다닐 수 없는 곳이지만 아직 한번도 공식적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주원이에게는 적당한 크기의, 우리집과 같은 구조를 가진 원이 오히려 안정감을 줄거라 생각했다. 챙겨 보낼 것은 어찌 그리 많은지, 챙기다가 '에효 그냥 안보내는게 낫겠다' 할 정도로 챙겨줄게 많았다. 특히 어린 가을이 - 이제 겨우 9개월인데 - 는 더더욱 챙겨 보낼게 많았다. 일주일간은 준비기간이기 때문에 엄마랑 함께 있는 시간이다. 하필..